트로트가수 영탁, 막걸리 상표권 분쟁 승소
예천양조 1심 패소에 항소…백구영 명예훼손 기소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2부(부장판사 이영광)는 영탁이 예천양조를 상대로 낸 상품표지 사용금지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표지가 ‘영탁’으로 표시된 막걸리 제품을 생산·양도·대여·수입해서는 안 되고 막걸리 제품의 포장 및 광고물에 표시해도 안 된다”며 “보관 중인 제품에서 표지를 제거하라”고 판시했다.
지난 2020년 1월, 예천양조는 ‘영탁’으로 명명한 막걸리 상표를 출원하고 같은해 4월 영탁 측과 1년간 모델출연 계약을 체결했다. 한 달 뒤에는 ‘영탁막걸리’를 출시했다.
그러나 예천양조는 같은 해 7월 특허청으로부터 “영탁 브랜드는 연예인의 예명과 동일하므로 상표등록을 할 수 없다”는 통보와 거절 결정을 받았다.
예천양조는 이듬해 계약기간 만료를 앞두고 영탁 측을 만나 상표 출원 허가와 수익 분배 등을 협의했으나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
하지만 영탁 측은 계약종료 이후에도 예천양조가 ‘영탁막걸리’를 생산·판매·광고하고 있다며 상표 사용을 금지하고 보관 중인 제품을 모두 폐기하라는 소송을 냈다.
예천양조 측은 백 회장이 제품 출시를 준비하다가 우연히 영탁이 부른 ‘막걸리 한 잔’을 들은 것이며 부정경쟁방지법 등에 따르면 영탁은 상표 ‘영탁’의 브랜드 보유자도 아니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법원은 “연예인의 성명·예명을 특정 사업에 사용하는 경우 오인과 혼동을 일으킬 수 있다”며 영탁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가수의 방송·공연 활동은 부정경쟁방지법에서 정하는 ‘영업 활동’이며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가수의 성명이 일반인 대부분에 인식될 정도로 우월적 지위를 취득한 경우 ‘널리 인식된 영업표지’에 해당한다”며 “피고(예천양조)가 막걸리 제품과 선전광고물 등에 ‘영탁’을 사용함으로써 일반인이나 거래자가 둘 사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혼동하게 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연예인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제품을 판매하는 등 방송·연예활동 이외의 사업에도 다양하게 진출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영업이 서로 유사하지 않기 때문에 (브랜드) 혼동 가능성이 없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예천양조 측은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장을 제출했다.
한편 백 회장은 영탁이 거액을 요구했다는 허위사실의 입장문을 유포한 혐의(명예훼손)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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