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성 폭언은 예삿일"…붕괴 직전 '교단'
[앵커]
최근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을 계기로 교육 현장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죠.
잦은 민원과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에 교사들은 더 이상 감내하기 힘들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요.
김예린 기자가 현장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기자]
올해 1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13년차 초등교사 A씨.
휴대폰에 쌓여 있는 학부모와의 문자 기록과 1시간이 넘는 통화 녹음을 다시 들여다 볼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수업 중에도, 늦은 밤에도 쏟아지는 학부모들의 과도한 민원과 폭언은 이미 일상이 됐습니다.
< A씨 / 초등학교 교사>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여러 복지 혜택이 있어요 선착순으로 부모님이 신청을 하셔야 되는데 신청하지 않으시고 왜 우리 아이를 자동으로 넣지 않았느냐, 교육청에 민원을 넣고 학교에 전화해서 폭언을 하세요."
불가피한 훈육을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는 협박성 폭언은 잦아졌고,학생간 갈등을 중재할 권한은 계속 위축되고 있습니다.
< A씨 / 초등학교 교사> "공개적으로 아이에게 피해를 받은 아이들에게 사과를 권했다가 집요하게 아동학대 협박을 받다가 끝내 신고를 당한 선생님도 있고"
지난 2014년 아동학대처벌법이 제정됐지만, '정서적 학대'의 범위가 모호한 탓에 악의적 신고도 늘었습니다.
16년차 중,고등학교 교사인 B씨는 학교 비리를 제보했다가 수차례의 아동학대 소송으로 공격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학교 관계자들이 반성문을 쓰라는 지시나 훈육도 아동학대로 신고하도록 학생들을 부추겼다는 겁니다.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1년간의 긴 싸움은 상처로 남았습니다.
< B씨 / 중학교 교사> "(소송으로) 1500만 원 이상이 나갔거든요. 선생님들은 또 학교에 있기 때문에 일과 송사를 병행하기가 쉽지가 않아요. 저는 너무 힘들어서 병가 휴직을 내고 1년 동안 싸웠거든요."
교사들은 순식간에 '아동학대범'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 속에 대화 녹음은 이제 필수가 됐습니다.
결국 일선 현장의 교사들은 학교를 떠나야하나 하는 고민에 내몰리고 있다고 호소합니다.
< A씨 / 등학교 교사> "저는 적성에 굉장히 맞아요. 애들이 너무 좋고, 항상 뿌듯하고 행복하고 좋았어요. 난 이게 천직이구나. 그래서 사실 좀 떠나는 게 억울해요."
교사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변질된 아동학대법 개정과 정당한 지도 권한이 필요하다는 일선 교사들의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반복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김예린입니다. (yey@yna.co.kr)
#교권 #아동학대 #교육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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