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팀보다 ‘큰’ 선수도 있다···‘이정후 나비효과’를 보자면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그러나 구단의 전략을 좌지우지할 만큼 ‘큰’ 선수는 가끔 나온다.
프로야구 키움 이정후(25)의 움직임에 따라 구단의 목표점은 물론 여러 선수의 운명까지 달라지고 있다. 지난 겨울 이후 불과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가운데 일어난 일련의 일들이 그렇다.
지난 29일 키움은 주력 선발 자원인 최원태를 LG에 내주며 야수 유명주인 이주형과 투수 유망주인 김동규 그리고 내년 시즌 1라운드 지명권을 얻었다. 키움으로서는 예단할 수 없지만 올시즌 목표와는 일정 부분 타협하며 ‘N년’ 뒤를 노리는 트레이드를 선택했다.
이정후가 지난 23일 사직 롯데전에서 발목 부상으로 잔여 시즌 출전이 불투명해지며 속도가 붙은 트레이드였다. 키움 구단에서부터 이정후의 부상이 트레이드 진행의 촉매제가 된 과정을 밝히기도 했다.
키움은 개막 이후 부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트레이드 성사 직전 5위 KT와 간격이 3.5게임차 뿐이었다. 또 3위 두산과도 6.5게임차로 중위권 이상의 진입은 충분히 넘볼 만한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키움은 결국 ‘나중’을 도모하기로 했다. 이정후의 존재 여부가 팀의 동력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지 밖에서 보는 것만큼 안에서도 받아들인 셈이다.
한편으론 이정후로 비롯된 상황 변화로 구단이 너무 극단적으로 반응하는 것으로도 보인다.
키움은 지난 겨울만 해도 전례 없이 베테랑 선수들을 끌어모았다. 1987년생 셋업맨 원종현을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영입했고, 1989년생 외야수 이형종을 퓨처스 FA로 계약했다.
이정후는 올시즌 뒤 미국행 도전을 공개 선언한 상태다. 구단에서도 포스팅시스템(비공개 입찰제)을 통해 이정후를 보낼 방침이다. 키움은 올시즌을 앞으로 한동안 없을 우승 도전의 마지막 기회로 보고 전력 끌어모으기를 했다. 그러나 이정후의 이탈에 키움은 전격적으로 다른 경로를 선택했다.
키움으로서는 팀 전력의 정체성을 한번쯤 다시 들여다볼 시점으로도 보인다. 키움이 지난해 강했던 것은 이정후라는 확실한 ‘중심’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명에 가까운 불펜투수들이 십시일반격으로 활약하는 등 수면 아래 전력을 잘 썼던 덕분이기도 했다. 이들 중 한두 선수를 다시 A급, 특급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키움의 자랑스런 문화이기도 했다.
그러나 키움 역시 어느 순간부터 선수 육성에 벽을 만난 듯한 흐름이다. 김혜성 이후로는 확실히 경쟁력 있는 선수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올시즌 팀의 주춤한 레이스와도 연결되는 대목이다. 팀의 간판 선발을 내주고 다시 유망주 끌어모으기에 나선 이 주간, 키움은 다시 행선지를 잡아야 하는 어느 교차로에 서 있는 듯 보인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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