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차기 유엔 사무총장 후보"

김태훈 2023. 7. 3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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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 분열 막고 나토 단일대오 성사시켜
'대안 부재론' 속 나토 사무총장만 10년
2026년 유엔 사무총장 도전도 가능할까
최근 윤석열 대통령도 참석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당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발휘한 리더십을 극찬하며 그를 차기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적극 추천하는 미국 매체의 기사가 나와 눈길을 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원래 오는 9월 임기가 끝날 예정이었으나 ‘대안이 없다’는 평가 속에 2024년 9월까지 임기가 1년 연장됐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로이터연합뉴스
◆동맹 분열 막고 나토 단일대오 성사시켜

미 정치전문 매체 ‘더힐’은 29일(현지시간) ‘전 세계가 스톨텐베르그와 노르웨이에 감사해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스톨텐베르그는 노르웨이 출신으로 나토 사무총장이 되기 전 2005∼2013년 노르웨이 총리를 지냈다. 2014년 10월부터 9년 가까이 나토 사무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기사는 이달 11, 12일 이틀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를 “외교적으로 큰 성공”이라고 규정했다. 회의 끝에 나토 동맹국들은 러시아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지속적 군사원조를 약속했다. 또 우크라이나를 당장 나토 회원국으로 받아들일 순 없으나 ‘나토·우크라이나 이사회’란 협의체를 만들어 이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기로 했다. 회의 후 발표된 공동성명은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나토에 있다”고 명시해 러시아와의 전쟁이 종료하면 우크라이나는 나토에 가입할 것임을 확실히 했다.

더힐은 나토 회원국들이 분열하지 않고 러시아에 맞서 단일대오를 형성한 배경에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리더십이 있다고 평가했다. 기사는 “나토 정상회의 기간 세계 언론의 관심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발언에 집중됐다”며 “하지만 이 회의의 성공에 관해 공로를 인정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은 스톨텐베르크”라고 강조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 또한 스톨텐베르그가 없었다면 나토의 단합을 이끌어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가운데)이 지켜보는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왼쪽)과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튀르키예는 나토의 중재에 따라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찬성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AP연합뉴스
◆'대안 부재론' 속 나토 사무총장만 10년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업적은 이뿐이 아니다. 올해 초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성사시킨 데 이어 최근에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위한 스웨덴·튀르키예 협상도 성공적으로 중재했다. 그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스웨덴이 무슬림 문화를 존중하지 않는다”며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막아왔다. 튀르키예는 나토 회원국 가운데 유일한 이슬람 국가다.

그간 스웨덴과 튀르키예 사이에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끈질긴 중재를 시도했다. 여러 차례 튀르키예를 방문해 에르도안 대통령과 담판을 벌였다. 마침내 이번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토 사무총장 임기는 4년이며 연임은 물론 부분적인 임기 연장도 가능하다. 2014년 10월 취임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한 차례 연임을 거쳐 2022년 9월 물러날 예정이었다. 그런데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이 발생하며 임기가 2023년 9월까지로 1년 연장됐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임기만료를 앞두고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 등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나토 모든 회원국이 동의할 만한 적임자가 없는 상황에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 임기를 2024년 9월까지 1년 더 연장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정작 본인은 그만두고 고국 노르웨이로 돌아가 중앙은행 총재를 맡길 희망했으나, ‘당신 말고는 대안이 없다’는 나토 회원국들의 요청을 무시할 수 없었다. 특히 나토를 이끄는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그의 임기 연장을 적극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왼쪽)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나토 홈페이지
◆2026년 유엔 사무총장 도전도 가능할까

2024년 9월 장장 10년에 걸친 나토 사무총장 근무를 마치면 스톨텐베르그는 ‘자연인’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기사는 그가 현재 64세로 아직 한창 일할 나이라는 점 그리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현 유엔 사무총장 임기가 2026년 끝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스톨텐베르크가 유능한 유엔 사무총장이 될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유엔 사무총장 선출에선 대륙별 안배가 중요하게 고려된다. 포르투갈 출신인 구테흐스에 이어 유엔 사무총장 자리가 바로 스톨텐베르그한테 돌아간다면 ‘유럽 편중’이란 지적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아시아나 중남미 등 다른 대륙 국가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더힐은 “코로나19 대유행 등을 거치며 세계가 빠른 속도로 바뀌는 중”이라며 “이런 시대에는 필요하다면 대륙별 안배 같은 관행을 과감히 깨는 것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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