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데이비드 회의 앞둔 바이든 "한·일 간 화해" 언급

김태훈 2023. 7. 3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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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릴 한·미·일 3국 정상회의 목표 중 하나로 한국과 일본의 '화해'(rapprochement)를 언급해 눈길을 끈다.

더힐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한국의 여론은 일제강점기에 벌어진 여러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일본의 노력이 여전히 불충분하다는 것"며 이번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3국 정상회의를 한·일 관계의 '돌파구'(breakthrough)로 보려는 시각에 회의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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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캠프 모금 행사에서 3국 정상회의 계획 소개
"한·일, 2차대전 후 화해 이뤄… 근본적 변화" 평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릴 한·미·일 3국 정상회의 목표 중 하나로 한국과 일본의 ‘화해’(rapprochement)를 언급해 눈길을 끈다. 그는 자신이 취임한 뒤 한·일 관계에 ‘근본적 변화’(fundamental change)가 있었다고 했다.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북동부 메인주(州) 프리포트를 방문해 지지자들을 상대로 현 행정부 출범 이후의 주요 업적에 관해 설명했다. 이날 자리는 2024년 대선 재출마를 선언한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운동 캠프 모금을 위한 행사였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 북동부 메인주 오번을 찾아 유권자들에게 현 행정부 출범 이후 실업률 감소 등 각종 경제지표 개선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 주(week)에 나는 캠프 데이비드에서 작은 행사를 주최하려 한다”며 “한국과 일본의 지도자들이 나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백악관은 수도 워싱턴에서 100㎞쯤 떨어진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의 대통령 별장에서 오는 8월18일 한·미·일 3국 정상회의가 열린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다음 주’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은 ‘다음 달(month)’과 헷갈린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의 한·일 관계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두 나라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약 80년 만에) 화해를 이뤘다”며 “근본적인 변화”라고 높이 평가했다. 일제강점기 한국인 강제동원 피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최근 일본의 피고 기업들 대신 한국 기업들이 낸 기부금 등으로 배상금을 충당하는 ‘제3자 변제안’을 마련했다. 이를 계기로 한·일 관계가 급속히 개선돼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그리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기시다 총리는 신속한 한국 답방으로 모처럼 불기 시작한 한·일 간의 ‘훈풍’을 이어갔다. 두 정상은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또 만나는 등 올해 들어서만 3차례 정상회담을 하며 신뢰를 다졌다.

특히 히로시마에선 기시다 총리가 일본 총리로는 처음 2차대전 때 한인 원자폭탄 희생자 위령비를 참배하기도 했다.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난 한·미·일 3국 정상들. 오른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 SNS 캡처
일각에선 한·미·일 3국 정상회의가 열리는 장소가 캠프 데이비드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한다. 1978년 당시 지미 카터 대통령은 이집트 대통령과 이스라엘 총리를 캠프 데이비드로 초청해 3자회의를 열었다. 여러 차례의 중동전쟁으로 서로 원수처럼 사이가 나쁜 이집트와 이스라엘 사이에서 중재를 시도한 것이다. 그 결과 이듬해인 1979년 역사적인 이집트·이스라엘 평화협정이 체결됐다. 캠프 데이비드에서 싹튼 화해의 씨앗이 결실을 맺었다는 취지에서 이 평화협정을 ‘캠프 데이비드 협정’이라고 부른다.

다만 CNN 방송, 정치 전문매체 ‘더힐’ 등 미 언론들은 한·일 간에 과거사를 둘러싼 인식차가 워낙 커 화해가 쉽게 이뤄질지 의문이란 시각을 드러냈다. 당장은 나날이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공동 대응하고자 한·일이 손을 잡았으나, 20세기 식민지배의 역사를 비롯한 두 나라 간의 문제는 너무나 복잡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란 얘기다. 더힐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한국의 여론은 일제강점기에 벌어진 여러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일본의 노력이 여전히 불충분하다는 것”며 이번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3국 정상회의를 한·일 관계의 ‘돌파구’(breakthrough)로 보려는 시각에 회의감을 드러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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