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장애연금 지급 여부, 주요 원인 발병 시점으로 따져야"

국민연금 가입 전 우울증…가입 후 조현병 발병
장애연금 신청했지만 공단 거부…불복해 소송
1심 "정신장애 주된 원인은 조현병" 원고 승소

[서울=뉴시스]신귀혜 기자 = 장애의 원인이 되는 여러 질병들 중 가장 주된 원인인 질병의 발병 시점을 기준으로 장애연금 지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A씨가 국민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장애연급지급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지난 5월18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1999년 4월1일 국민연금에 가입했고, 2018년 장애인복지법성 정신장애 3급 장애인으로 등록됐다.

그는 2020년 2월 '신체통증으로 우울증상이 반복돼 조현병이 발생했다'며 국민연금공단에 장애연금 지급을 청구했다. 그는 서류에 조현병을 처음 진단받은 날짜를 2015년 7월로 기재했다.

그러나 공단은 A씨가 국민연금에 가입하기 이전인 1996년에 우울증 진료 이력이 있고, 정신장애 발생 원인 역시 우울증으로 보인다며 연금 지급을 거부했다. 국민연금법에 따르면 장애연금은 국민연금 가입 기간 중 발생한 질병에 한해 지급하도록 돼 있다.

이에 A씨는 정신장애는 조현병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고, 조현병을 처음 진단받은 것은 국민연금에 가입한 이후인 2015년이라며 공단의 지급거부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A씨를 직접 진료한 의사, 법원 감정인 등의 소견이 근거가 됐다. 이들은 A씨의 정신장애의 직접적 원인으로 조현병을 지목했고, 그의 의료기록 등을 검토하면 발병 시기는 2005년께라고 봤다.

재판부는 "정신장애의 주된 원인은 조현병으로 판단된다"며 설령 조현병의 발생 시기가 A씨 국민연금 가입 이전이더라도 초진일이 2015년인 점을 고려하면 공단의 장애연금 지급 거부는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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