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로봇이 이상한 곳으로 가네"…KT, 원격으로 오류 해결한다

윤정민 기자 2023. 7. 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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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지난해 10월 로봇 데이터 분석 플랫폼 'R-Brain' 운영
하루 6000만건 데이터 수집…품질 고객 문의 65% 감소
[서울=뉴시스] KT가 로봇 자동화 서비스 품질을 강화하고자 로봇 데이터 분석 시스템 '알-브레인(R-Brain)'을 활용해 연말에 로봇 기능 오류 원격 해결률을 50%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다. 사진은 알-브레인 화면 이미지 (사진=K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KT가 로봇 자동화 서비스 품질을 강화하고자 연말에 로봇 기능 오류 원격 해결률을 50%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다. 로봇이 주로 내는 오류들(목적지 도착 실패 등)을 미리 파악하거나 발생하더라도 원격으로 신속히 해결해 설치기사 현장 출동률을 줄이고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는 목표다.

30일 KT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자사 로봇을 이용하는 고객사를 대상으로 '알-브레인(R-Brain)' 플랫폼을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알-브레인은 로봇 수천 대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로봇 오류를 원격으로 해결해 주거나 고객사에게 주기적으로 더 나은 로봇 활용법을 제시한다.

로봇 사업 상용화 동시에 데이터 수집…"품질 VOC 건수 65% 감소"

"지난달 우리가 로봇을 얼마나 잘 썼을까?"…90일마다 분석 보고서 제공

[서울=뉴시스] 윤정민 기자 = 최지훈 KT융합기술원 로봇지능프로젝트팀장이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알-브레인(R-Brain)'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2023.07.30. alpaca@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알-브레인은 크게 운영 지능, 사업 지능, 서비스 지능 등 3가지 기술을 갖췄다. 이 중 운영 지능은 로봇 설치 또는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신속히 파악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술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발생하는 로봇 장애는 금지구역 침범, 자율주행 오작동으로 인한 목적지 도달 실패 등이 있다. 특히 목적지가 정해져 있는 서빙 로봇이 잘못된 방향으로 이동한다는 건 로봇이 맡은 임무가 실패했다는 뜻이다.

기존에는 설치기사가 현장에 출동해 일일이 문제를 파악했다. 하지만 알-브레인은 해당 로봇이 왜 금지구역에 침범했는지, 목적지와 다른 곳으로 이동한 이유가 있는지 등을 분석해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때 지도와 로봇 주행 경로, 센싱 정보 등을 화상 처리와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해 로봇 장애 상황을 예측하기 때문에 원격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건 KT가 그동안 쌓아온 로봇 데이터양 때문이다. KT는 2021년 하반기에 서비스 로봇을 상용화한 동시에 알-브레인 플랫폼 개발용 데이터 수집도 진행했다.

KT는 현재 LG전자, 현대로보틱스, 베어로보틱스 등이 제작한 로봇에 관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하루에만 6000만건 이상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 집약으로 KT에 들어온 품질 관련 고객 문의는 1년 만에 절반 이상 줄었다. 알-브레인 개발 총괄을 맡고 있는 최지훈 KT 융합기술원 로봇지능프로젝트팀장은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알-브레인으로 지난 상반기 품질 관련 고객 문의 건수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65% 줄었다"고 밝혔다.

최 팀장은 분석할 데이터 유형을 늘려 연말 기준 로봇 서비스 원격 지원율을 50% 이상 끌어올리겠다고 전했다. 지난 상반기 기준 지원율은 33%였다. 최 팀장은 "데이터가 더 많이 쌓이고 현장 출동 노하우도 늘어나면 우리가 분석할 수 있는 범위도 확대된다. 이러한 것들이 결합하면 50%까지는 늘릴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최 팀장이 언급한 기술 유형 중에는 방역 로봇 분야가 있다. AI 방역 로봇은 현재 플라스마 살균, UVC 살균 기능 등을 수행하는데 KT는 이와 관련한 데이터들을 수집하고 있다. 하지만 살균 기능 센서가 고장 나면 방역 효과가 떨어지는 만큼 센서에 이상이 있다는 의심을 사전에 파악할 방법을 도입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최지훈 KT 융합기술원 로봇지능프로젝트팀장이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로봇 데이터 분석 시스템 '알-브레인(R-Brain)' 기능과 관련한 기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K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업 지능은 로봇 도입부터 운영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기술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생애주기별 맞춤형 상담 서비스(버추얼 컨설턴트)가 있다. KT는 고객사가 서비스 로봇 상품을 신청하기 전에 알-브레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전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KT는 고객사가 로봇을 이용하고 싶은 공간에 따라 어떤 제조사의 로봇이 적절한지, 몇 대가 필요한지, 식당의 경우 로봇 몇 대는 순회용으로 쓰고 로봇 몇 대는 서빙용으로 하면 좋을지 최적안을 제시한다. 특히 로봇이 인력을 대체하는 만큼 로봇 1대 도입 시 인건비를 환산해 인력 몇 명을 절감하는 효과를 주는지도 안내한다. 이러한 상담은 KT가 그동안 서비스 로봇을 운영했던 고객사를 대상으로 수집했던 데이터가 있어 가능하다.

이후 고객 관리 차원으로 설치 후 90일까지 집중 관리 후 90일마다 분석 리포트를 제공한다. 예컨대 로봇 16대를 쓰는 대형 식당의 경우 지난달 로봇들이 얼마나 일했으며 테이블별로 어떻게 운행했는지 등 이력들을 제공한다.

"'알-브레인' 고도화로 로봇 서비스 새 활용처 모색할 것"


서비스 지능은 고객 환경과 요구에 맞게 로봇 기능을 최적화하는 기술이다. 로봇이 고객 상황을 인지해 그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AI 자동방역 로봇을 알-브레인 내 공기질 솔루션과 연동하면 로봇이 방역을 수행하는 주기와 구역 등을 판단해 방역을 자동으로 진행한다.

KT는 AI로봇 사업 성장에 알-브레인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KT는 지난달 AI 서비스 사업 전략 설명회에서 국내 최고의 AI 서비스 프로바이더(제공자)를 지향한다며 향후 초거대 AI를 결합한 맞춤형 AI 로봇 서비스로 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이상호 AI로봇사업단장은 2025년까지 로봇 사업 규모를 2000억원 규모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최 팀장은 "로봇 서비스 시장이 초창기라 로봇 제작사, 소비자 모두 로봇 가치를 잘 모를 수가 있다"며 "KT가 꾸준히 많은 고객의 로봇을 어떻게 쓰는지 계속 모니터링하면 숨겨진 새로운 서비스, 새로운 활용처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lpac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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