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자진신고 '맹탕'…여야, 의원 전수조사 성사될까
야, 여당 제안에 반대 어려워 동조 가능성도 있어
일각선, 국회의원 코인 전수조사 회의론도 나와
[서울=뉴시스]신재현 기자 = 여야가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윤리자문위원회(자문위) 보고를 토대로 가상자산(코인) 관련 이해충돌 사례에 해당하는 소속 의원이 없다고 밝히자 코인 자진신고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맹탕조사'를 피하기 위해선 국회 차원의 코인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이 '야당이 협조하면'이란 단서를 달고 국민권익위원회 전수조사 추진에 의견을 모았다. 이에 압박을 받는 야당도 전수조사에 동참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어 전수조사 가능성이 있다. 다만 양당 일각에선 "공직자들 중에서도 왜 우리만 조사를 받느냐"는 부정적 기류도 감지된다.
29일 국회에 따르면 유재풍 윤리자문위원장은 지난 27일 가상자산 보유 내역을 신고한 11명의 여야 의원 명단 및 신고 내역의 분석 결과를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보고했다.
국민의힘의 권영세 장관, 김정재·이양수·유경준·이종성 의원, 민주당의 김상희·김홍걸·전용기 의원, 무소속 김남국·황보승희 의원,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등 11명이 가상자산을 자진신고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소속 의원들 중 이해충돌에 해당되는 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유 자문위원장의 보고를 받은 당일 "우리 당 소속 의원들은 (가상자산 관련) 이해충돌 여지가 있는 상임위에 한 분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거래 횟수, 거래 금액을 기준으로 봤을 땐 김홍걸 의원이 이해충돌 소지가 있었으나 김 의원이 코인과 무관한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만큼 결과적으론 이해충돌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실상 여야 모두 이해충돌에 해당되는 자당 의원이 없다는 취지다. 이는 자문위의 입장과 배치되는 발표다.
유 자문위원장은 지난 20일 취재진과 만나 코인 소유 현황을 신고한 11명의 의원들 중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이가 있는지 묻는 질문에 "그런 부분이 있는 것 같아 별도로 국회의장과 정당에 통보할 것"이라고도 답했다.
이에 자문위 관계자는 "우리가 거래횟수, 자금 등으로 정한 기준으로는 이해충돌에 해당되는 의원들이 있지만 여야의 발표는 코인 성격에 따라 이해충돌 우려가 있는 상임위에 현재 소속돼 있는 의원들이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자문위 관계자는 "국회법에 과거 의원이 어떤 법안을 발의했는지 등을 검토하라고 제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자문위와 여야 모두 최소한의 기준을 이용해 이해충돌 여부를 확인한 것이다.
거래 변동내역 등의 공개 여부를 개인에게 맡기는 게 문제란 지적도 이어졌다. 거래내역 등 공개를 원하지 않으면 의원들은 21대 국회 임기 개시일, 신고 마감일이었던 지난 5월13일 기준 코인 재고만 공개할 수 있다. 국민의힘 권 장관 및 김정재 의원은 가상자산 소유 현황에 '등록사항 없음'이라고 기재했다.
이번 보고가 '맹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국회에선 의원들의 코인 보유 현황 전수조사를 진행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27일 여야 합의를 전제로 권익위에 '정보제공 동의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민주당도 국민의힘의 제안에 원내 수석간 양당 협의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코인 거래가 불법도 아닌데 공직자 가운데서도 국회의원만 코인 관련 조사에 나서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단 분위기도 감지된다. 전수조사가 성사돼도 이해충돌 여부 확인 등을 위해 여야가 적극 나설지 미지수란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국회법에만 코인 신고 등에 관한 규정이 있어 '왜 우리에게만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느냐, 다른 고위 공직자도 감시가 필요하다'는 기류가 있다. 공직자 사회 내 관련 내용이 전반적인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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