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러와 무기거래 늘리나…전승절 보도에 러 국방장관 도배질

정충신 기자 2023. 7. 30.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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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전승절'(정전협정기념일) 70주년을 맞아 평양을 찾은 외빈 중 중국보다 러시아 대표단을 훨씬 부각하는 모습이 후속보도에서도 확인됐다.

29일 발행된 북한의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를 보면 러시아 대표단장인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을 담은 사진이 중국 대표단장인 리훙중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사진보다 압도적으로 많이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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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용 주간지에 러 대표단장 사진이 중국 단장보다 훨씬 많아
전문가 “양적·질적으로 러시아 보도가 압도”…중국은 북한과 관계에 신중한 듯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열병식 러시아 대표단장인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전승절 연회 만찬장에서 건배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북한이 ‘전승절’(정전협정기념일) 70주년을 맞아 평양을 찾은 외빈 중 중국보다 러시아 대표단을 훨씬 부각하는 모습이 후속보도에서도 확인됐다.

29일 발행된 북한의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를 보면 러시아 대표단장인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을 담은 사진이 중국 대표단장인 리훙중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사진보다 압도적으로 많이 배치됐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전승절’(6ㆍ25전쟁 정전협정기념일) 70주년 행사 참석차 방북한 러시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군사대표단을 위해 연회를 마련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연회장 입구 양옆에 김정은ㆍ푸틴 대형 초상화가 걸려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연합뉴스

이와 관련, 북한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국 등 서방과 각을 세우고 북한과 무기거래 의혹까지 나오는 러시아는 앞뒤 잴 것 없이 북한과 밀착하려는 반면, 중국은 미국과 관계도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연쇄 도발을 감행하는 북한과 관계에 상대적으로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일신보 1면부터 가장 큰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쇼이구 국방장관, 리훙중 부위원장이 열병식 주석단에 자리 잡은 모습이지만, 하단에는 김 위원장과 쇼이구 장관이 거수경례하는 모습만 근접 촬영한 사진이 추가로 배치됐다.

6∼7면은 아예 김정은 위원장과 쇼이구 장관만이 함께 한 일정 사진들로 채워졌다. 접견과 무장장비전시회장 시찰, 회담, 연회 등 일정이 빠짐없이 다뤄졌다.

쇼이구 장관이 리 부위원장보다 김정은과 함께 한 일정이 훨씬 많다 보니 매체 보도 비중도 높을 수밖에 없지만, 두 명이 김 위원장과 함께 참가한 전승절 70주년 기념보고대회를 다룬 4면에서도 이런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하단에 배치된 8장의 사진 중 절반 이상에서 쇼이구 장관이 부각된 것. 2장은 그가 연설하는 사진이고 김 위원장과 악수하는 사진이 3장이나 실렸다. 반면 리 부위원장 모습이 담긴 사진은 김 위원장과 악수하는 뒷모습을 먼 거리에서 찍거나 김 위원장과 쇼이구 장관이 악수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정도가 전부다.

29일 발간된 북한 주간지 통일신보 4면 하단에 배치된 8장의 사진 중 절반이상이 쇼이구 장관을 부각했다. 통일신보 캡처.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쇼이구 장관이 평양에 체류한 2박3일 내내 거의 붙어있다시피 하는 등 북한이 중국보다 러시아 대표단을 예우하는 것 같다는 분석이 많았는데, 후속 보도를 통해서도 이 점이 확인된 것이다.

외형적으로는 북·중·러 연대로 묶여있지만, 이번 전승절 행사 기간만 따지면 북·러와 북·중의 밀착 수준에 차이가 느껴진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30일 ‘북한 정전협정일 70주년 기념 열병식 분석’ 보고서에서 일단 27∼28일 자 노동신문에 중국대표단 사진은 30장이 실린 반면 러시아 대표단 사진은 84장으로 3배가량 많았다고 분석했다. 질적으로도 러시아 보도에서는 ‘견해 일치’, ‘전략전술적 협동과 협조’, ‘공동전선’, ‘전략적 단결’ 등 표현을 썼지만, 중국 보도에는 상투적인 표현 이외에는 이렇다 할 밀착의 표현이 등장하지 않았다고 그는 지적했다.

양측 보도에 이처럼 차이가 나는 배경으론 북한의 의도라기보다는 중국과 러시아의 현 상황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이 2018년 정권수립 70주년(9·9절) 열병식 때는 리잔수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을 대표단장으로 파견했는데, 이번엔 단장으로 부위원장을 보내 대표단의 격을 낮춘 것도 이런 점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됐다.

홍 실장은 "(중국 대표단장의) 급이 낮다 보니 시진핑 국가주석의 친서를 김정은에게 전달하는 것 외에는 공식 활동 범위가 제한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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