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방망이 들고 이웃들에 폭력 휘두르던 전과 19범…재판서 감형 이유는?

전형주 기자 2023. 7. 30.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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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해 야구방망이로 이웃을 폭행한 A씨(74)가 흉기를 들고 거리를 배회하다 또 다른 이웃 B씨를 습격했다.

A씨는 B씨의 얼굴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B씨는 손으로 흉기를 막고 곧바로 달아났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좁은 길에서 A씨가 몰고 나온 차량과 맞닥뜨렸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를 살해하기 위해 흉기를 들고 나갔으나 B씨가 없어 C씨에게 화풀이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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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지난해 4월27일 오전 9시35분쯤. 경남 창원시의 한 작은 마을에서 흉기 난동이 벌어졌다.

술에 취해 야구방망이로 이웃을 폭행한 A씨(74)가 흉기를 들고 거리를 배회하다 또 다른 이웃 B씨를 습격했다.

A씨는 B씨의 얼굴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B씨는 손으로 흉기를 막고 곧바로 달아났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좁은 길에서 A씨가 몰고 나온 차량과 맞닥뜨렸다. A씨는 B씨를 보자마자 차로 들이 받았다. 이후 다친 B씨를 두고 인근 지구대를 찾아 자수했다.

B씨는 허리와 팔 등에 상해를 입었지만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에 앞서 폭행 당한 이웃 C씨는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고 한다.

30일 뉴스1에 따르면 이 사건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은 형량을 다소 낮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가축 냄새 민원 들어오자 홧김 범행
A씨와 B씨, C씨는 2021년 7월부터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C씨에게 땅을 빌린 땅에서 토끼, 개, 염소 등 가축을 길렀는데, B씨로부터 냄새가 많이 난다는 민원을 들었다.

B씨는 다른 주민과 함께 임차인인 C씨에게도 민원을 넣었다. 민원이 이어지자 C씨는 A씨에게 "가축을 기르지 말고, 기르려면 나가달라"고 요구했다. 사건이 있던 그날도 A씨는 민원을 제기하러 온 C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화를 못 참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를 살해하기 위해 흉기를 들고 나갔으나 B씨가 없어 C씨에게 화풀이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사진=뉴스1


A씨는 살인미수, 특수상해, 음주운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전과 19범으로 이 가운데 폭력 전과만 6건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A씨에 대한 정신병질자 선별도구(PCL-R) 평가 결과 정신병질적 성격특성에 의한 재범위험성은 '중간' 수준으로 평가됐으나, 성인 위험성 평가도구(KORAS-G)는 '높음'으로 나와 재범 위험성이 '높음' 수준으로 최종 평가됐다.

뉴스1에 따르면 1심 재판부는 "범행 경위, 범행 방법 등 죄질이 매우 나쁘고, 피해자들은 신체적, 정신적 피해로 피고인이 두려워 합의 마저 포기한 채 접촉을 거부하고 있다"면서도 "피의자가 공탁하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또 A씨에게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2심 재판부, 고령에 또 범죄 저지를 위험 낮다 판단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고령이고 마지막 전과와 이 사건까지 기간이 오래된 점 등을 고려해 감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고령에다 1997년 이후 징역형 집행유예 이상의 전과가 없고, 살인범죄를 저지른 바가 없다. 스스로 경찰에 출석해 범행을 시인하고 협조한 점 등을 종합해보면 원심의 형이 무거워 부당하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가 있다"면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또 A씨가 전자발찌를 부착할 만큼의 살인범죄를 다시 저지를 위험성은 낮다고 판단해 원심의 10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파기하고 직권으로 보호관찰 5년을 명령했다.

A씨와 검찰 모두 항소심 판결에 대해 상고하지 않으면서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전형주 기자 jh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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