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공급과잉…韓 석화업계 '친환경'으로 뚫는다

김동현 기자 2023. 7. 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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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생산공장 확대로 석화 제품 자급률 상승
고부가가치 친환경 사업 주력제품으로 낙점
[서울=뉴시스]롯데케미칼이 펌텍코리아과 개발하고 있는 지속 가능한 친환경 화장품 패키징의 모습.(사진=롯데케미칼 제공)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중국의 공격적인 증설로 불황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업계가 고부가가치 친환경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업체들은 자칫 장기화될 수 있는 업황 악화에 대비하는 한편 기후변화 시대와 수소 사회 전환에 따라 성장성이 높은 친환경 분야를 키워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010년 후반부터 '화학 굴기'의 일환으로 자국 내 에틸렌 등 기초 유분과 중간원료 자급률을 끌어올리는 정책을 대규모로 본격화했다.

이를 통해 중국은 자국 내 석유화학 자급률이 높아졌고, 올해부터는 한국으로부터 석유화학제품 수입을 줄여나가는 상황이다. 중국 수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국내 기업의 경우 수요 감소로 타격을 받는 실정이다.

중국발 공급과잉은 해를 거듭할수록 심화될 수 있다는 게 큰 문제다. 올해에만 석유화학 기초원료 생산공장이 20여곳 이상 완공되는 등 오는 2025년 이후에는 중국내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이 100%를 넘을 수 있다는 예상이다.

당장 중국 제품들이 글로벌 주요 시장에 쏟아질 경우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프로필렌 스프레드는 눈에 띄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전통적인 석유화학 소재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의 경우 가격 경쟁력이 더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친환경 사업을 택했다. 고부가가치 친환경 제품 생산을 통해 중국 제품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다가오는 탈탄소 시대의 주력 제품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지난 2020년 업계 최초로 2050 넷제로를 선언한 LG화학은 재활용, 바이오 소재를 중심으로 친환경 사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친환경 소재 부문 매출은 1조9000억원 수준인데 오는 2030년까지 8조원으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LG화학은 재활용 소재 육성을 위해 지난 3월 3100억원을 투자해 충남 당진시 석문국가산업단지에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생산 시설을 짓기로 했다. 이곳에서는 연간 2만톤 이상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생산한다.

바이오 소재 부문은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PLA)을 적극 육성한다. LG화학은 지난해 미국 ADM와 합작법인(JV)을 설립했고, 2025년까지 미국에 연산 7만5000톤 규모의 PLA 공장을 건설해 PLA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롯데케미칼은 플라스틱 재활용과 바이오 플라스틱 등 친환경 사업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오는 2030년까지 매출 50조원, 탄소 감축 성장을 이루는 것이 목표다.

플라스틱 재활용의 전초기지는 울산공장이 맡았다. 롯데케미칼은 울산2공장에 100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24년까지 11만톤 규모의 화학적 재활용 페트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2030년까지 34만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풀무원, DL에너지, 펌텍코리아 등 다양한 기업과의 협업도 활발하게 진행한다. 롯데케미칼은 이들 기업과 재활용 소재 활용 패키지, 재생에너지 사업개발, 친환경 소재 화장품 패키징 제품 개발 등에 나선다.

금호석유화학은 '지속성장 기업으로 전환'을 비전으로 바이오 원료 구매와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 친환경 소재 사용을 늘리고, 2030년까지 친환경 사업 비중을 30%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금호석화는 올 하반기 자연에서 분해되는 생분해성 NB라텍스 시제품을 하반기 출시하고 내년에는 식물성 원료를 기반으로 탄소 감축을 줄인 '그린 NB라텍스' 시제품을 선보인다.

오는 2025년 상업화를 목표로 재활용스티렌을 적용한 에코-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SSBR) 사업을 추진,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발 신규 생산능력 증가 영향으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은 다소 지연될될 수 있다"며 "LG화학 등 주요 기업들은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투자재원 확보 목적으로 석유화학 지분매각이나 사업철수 등 다양한 구조조정 전략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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