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수해 속 정쟁·막말...구태 반복에 민심 '싸늘'

김경수 2023. 7. 30.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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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이어진 집중호우로 전국에서 최악의 수해가 발생했지만, 상처 입은 민심을 보듬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정치권의 구태는 반복됐습니다.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정쟁과 막말은 이번에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김경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전국적으로 폭우 피해가 잇따르던 지난 15일 홍준표 대구시장은 골프장을 찾았다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거센 비판에 대한 홍 시장의 대응은 논란을 더 키웠습니다.

[홍준표 / 대구시장 (지난 17일) : 괜히 그 쓸데없이 트집 하나 잡았다고 벌 떼처럼 덤빈다, 그런다고 해서 내가 무슨 거기에 기죽고 잘못했다 그럴 사람입니까?]

홍 시장은 뒤늦게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 당원권 정지 10개월이란 중징계를 피하진 못했습니다.

[황정근 / 국민의힘 윤리위원장 (지난 26일) : 국민과 함께하고 공감해야 할 집권당의 지도급 선출직 공직자가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을 하고….]

14명이 희생된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선, 김영환 충북도지사의 발언이 문제가 됐습니다.

[김영환 / 충청북도지사 (지난 20일) : (책임자인 지사가 심각성을 너무 늦게 파악했다는 비판이 있어요.) 저도 그런 아쉬움이 있는데, 제가 거기에 갔다고 해서 상황이 바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도지사로서 무책임하다는 지적에 김 지사 역시 사과했지만, 이미 유족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긴 뒤였습니다.

[최은경 / 오송 참사 유가족협의회 공동대표 (지난 28일, MBC 라디오) : 막말은 도지사님께서도 한 번 막말을 하신 적이 있으시잖아요. 어떻게 저희한테 상처 주는 말만 이렇게 하시는 건지 알 수 없습니다.]

폭우가 할퀴고 간 민심에 소금을 뿌리는 행태는 여야를 가리지 않았습니다.

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비판하며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거론했고,

[김의겸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7일) : 윤석열 대통령이 러시아에 가서 한 행동과 말은 우리 조국과 민족의 운명을 궁평지하차도로 밀어 넣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수해 상황 속에 베트남으로 해외 출장을 간 야당 의원들도 있었습니다.

특히, 집중 호우 피해 방지 법안 심사를 앞둔 환경노동위원장 박정 의원이 포함돼 비판이 거셌는데, 결국, 박 의원은 일정을 취소하고 조기 귀국했습니다.

[박정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6일) : 좀 더 저희가 신중하게 생각했어야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정쟁에만 몰두한 채 정작 수해 대책엔 손 놓고 있었다는 비난이 일자, 정치권은 부랴부랴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세비로 수해 의연금을 모으고 앞다퉈 현장을 찾았지만, 마냥 환영받지는 못했습니다.

[아니 여기까지 왔으면 선물이라도 하나 주고 가야지, 어떻게 하겠다고.]

여야는 피해 복구 지원도 속도를 내겠다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4대강 사업 등 수해 책임을 둘러싼 네 탓 공방은 여전합니다.

재난을 정쟁화한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 8월 국회에선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YTN 김경수입니다.

촬영기자 : 이상은, 박재상

영상편집 : 이은경

YTN 김경수 (kimgs8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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