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사각지대 해외플랫폼…도용 계정 신고해도 "규정 위반 없다"

손엄지 기자 2023. 7. 30.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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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사칭 계정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차 피해가 우려된 표 소장은 페이스북에 사칭 계정을 신고했지만 페이스북은 "규정 위반 사항이 없다"며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표 소장이 SNS를 통해 메타의 소극적인 대처를 지적했지만 메타 관계자는 "규정을 위반하는 사칭계정을 늘 단속하고 있다"면서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게 완벽히 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힌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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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무방비 해외플랫폼 上]메타 "만전 다하겠다"
배상훈 교수 "SNS 차단 등 효과적인 제재 법안 만들어야"
표창원 소장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본인 사칭 계정(표창원 인스타그램)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사칭 계정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사에 비협조적인 해외플랫폼 기업에 더 효과적인 제재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되는 이유다.

3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페이스북, 텔레그램 등을 이용한 피싱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메시지로 보낸 링크를 클릭하면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방식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이달에만 텔레그램 사칭 피싱 웹사이트 7곳을 차단했다. KISA 측은 "피싱 범죄가 이어지고 있어 차단 사이트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은 본인 사칭 계정을 만들어 피싱 범죄에 이용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면서 "피싱 등 사기 수법이 더욱 다양해지고 교묘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표 소장이 설명하는 피싱 방식은 이렇다.

우선 사칭 계정을 만든 후 선의의 신고자인 듯 연락을 한다. 이후 도용당한 것이라고 회신하면 구글 챗 등 메신저로 채팅을 요청한다. 만약 채팅이나 화상대화에 응할 경우 스파이웨어를 심어 개인정보를 탈취하고 금융 범죄에 이용할 수 있다. 또는 영상통화를 유도한 후 몸캠피싱 등을 시도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2차 피해가 우려된 표 소장은 페이스북에 사칭 계정을 신고했지만 페이스북은 "규정 위반 사항이 없다"며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고객의 적극적 신고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표 소장은 "도용계정을 신고하면 메타 측은 '커뮤니티 규정 위반 사실이 없어 삭제하지 않겠다'는 일관된 엉터리 답변을 반복적으로 보내온다"면서 "더 이상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진 등 개인정보 도용 계정을 제재하는 규정을 만들고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해외플랫폼은 국내 이용자들의 정보보호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피해 상황을 방치하고 있다.

카카오의 경우 계정 도용 피해가 발생한 경우 사용하던 이메일과 전화번호 확인을 거쳐 바로 계정을 정지한다. 또 서비스의 명칭이나 회사의 임직원 등을 사칭해 다른 이용자를 속이는 행위가 발견되는 즉시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는 규정이 있다.

표 소장이 SNS를 통해 메타의 소극적인 대처를 지적했지만 메타 관계자는 "규정을 위반하는 사칭계정을 늘 단속하고 있다"면서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게 완벽히 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힌 상황이다.

해외플랫폼 기업을 규제해야 할 사법부도 미온적이다. 미국처럼 해외 플랫폼 기업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SNS를 폐쇄하는 식의 강제성 있는 법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배상훈 우석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SNS 사칭 피해 발생 시 본인 확인은 해외 서버에서 확인해 주지 않으면 입증할 방법이 없어 사이버 수사대나 형사팀은 접수하기를 꺼리는 문제"라면서 "그래서 관련 범죄에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차피 텔레그램 같은 해외 플랫폼 기업은 우리가 협조 공문을 보내도 대답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다른 나라에서 하는 것처럼 아예 SNS를 차단하거나 입증 방법을 바꾸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외국에 서버가 있으니 공문을 보내고 안 되면 어쩔 수 없다는 식의 게으른 행동을 법무부가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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