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인피니트·연기, 30대 내내 놓치지 않을 거예요" [인터뷰 종합]
[OSEN=연휘선 기자]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의 비주얼 센터 엘에서 배우 김명수까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김명수가 전역 후 복귀작 '넘버스'를 마치고 앞으로도 달릴 각오를 다잡았다.
김명수는 지난 29일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넘버스: 빌딩 숲의 감시자들(약칭 넘버스)'에서 주인공 장호우 역으로 열연했다. '넘버스'는 고졸 출신 회계사 장호우가 거대 회계법인의 부조리에 맞서 가장 회계사답지만 가장 회계사답지 않은 방식으로 정의를 실현해가는 휴먼 오피스 활극이다. 이에 그는 종영에 앞서 28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국내 취재진을 만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넘버스'는 김명수에게 여러모로 큰 의미를 남긴 작품이다. 해병대 전역 후 첫 드라마로 연에계 복귀작이자 첫 장르물이고 인피니트 컴백을 준비하며 진행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쉽지 않은 해병대 군생활에 대해 그는 "30대에 군대를 갔다. 흔히 군대에서 많이 배웠다고 하는 건 20대 초에 사회 생활을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가서 배우는 것들이 많아서 더 큰 것 같다. 물론 저도 배운 건 있었다. 계급사회다 보니 사람을 대하는 것에 있어서 많이 배웠다. 그렇지만 저는 인피니트로 사회 생활을 하다가 갔다 보니 그런 면에서 크게 배운 것은 없었다. 다만 군대 안에서 만난 사람들이 다들 나이는 어리지만 선임, 성격 성향 스타일 정말 많이 달랐는데 그런 면에 있어서 사람에 대한 이해도와 방식을 많이 배웠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연예계 일을 쉬고 있는 동안 다들 일에 대한 갈증이 많이 생긴다고 하지 않나. 그런데 저는 이 생각이 안 들게 군대 가기 전에 정말 많은 일을 했다. 입대 전전날에도 팬미팅을 했고, 디지털 싱글도 앨범을 냈다. 군 전역 직전까지 제가 개인 유튜브 촬영을 한 게 공개되고 있었다. 일에 대한 갈망이 생길 때 쯤 제가 병장을 달았다. 휴가 나와서 구체적인 얘기는 못해도 저 나름의 스케치를 많이 그리고 1년치 계획을 버킷리스트처럼 짜봤다"라며 웃었다.
'넘버스' 촬영은 그런 김명수의 버킷리스트 1번이었다. 그는 "그때 세운 버킷리스트가 제 30대의 계획이 될 수도 있겠는데 가장 먼저 '넘버스'를 잘 마친 게 너무 뿌듯하다. 너무나 소중하고 좋은 기억이다. 이후에도 또 작품을 할 수 있도록 인피니트 활동도 할 수 있도록 안배를 하면서 원동력을 얻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그는 '넘버스'에서 최민수, 최진혁 등 선배 연기자와 호흡한 점에 대해 "다들 편하게 대해주시고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최민수 선배님이 첫 리딩 때 옆 자리에 앉으셨다. 긴장과 떨림 속에 1부를 잘 읽었다. '잘 하는 구만' 칭찬도 해주셨다. 기분 좋게 마쳤다. 현장에 가면서도 '민수쌤이 분위기 메이커'라고 생각을 했다. 엄청 귀엽게 등장하시고 유머러스하게 해주셨다"라며 웃었다. 이어 "진혁이 형 같은 경우에도 리더십 있게 행동해줬고 편하게 촬영했다. 어떻게 보면 키도 크고 덩치도 크고 목소리도 엄청 저음이라 처음에는 무서웠는데 막상 같이 일하다 보면 귀여운 부분이 있는 형이다. 같이 티키타카 하면서 대본을 마쳤다"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김명수는 "다행스럽게 드라마 평 자체가 보신 분들은 좋게 해주셔서 감사했다"라고 했다. 아쉽게도 '넘버스'는 대진운이 최악이었다. SBS '악귀', JTBC '킹더랜드' 등 색깔이 다른 인기작들과 동시간대에 경쟁해야 했기 때문. 이에 김명수는 "시청률 같은 숫자에 대해 걱정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그래서 더더욱 작품을 준비할 때부터 '회계사 이야기'에 집중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제 전작들이 다 이 세계에 없는 이야기가 많았다. 사극 암행어사, 고양이 판타지, 천사가 나오는 이야기까지. 그런데 회계사는 적어도 땅에 발붙이고 현존하는 이야기 아닌가. 직접 현직에 계신 분들을 만나서 질의응답도 하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의미 있게 생각했다. 그러면서 연기에 대한 제 생각도 많이 달라졌다"라고 밝혔다.
의미있는 작품을 마치고, 김명수는 다시 인피니트 멤버 엘로 돌아간다. 그를 포함한 인피니트의 완전체 활동은 2018년 발매한 정규 3집 '탑 시드(TOP SEED)' 이후 5년 만이다. 멤버 이성열은 당장 '넘버스'에 함께 출연하며 드라마와 컴백 준비를 나란히 했다.
"인피니트 하면 칼군무인데 30대가 되고 나이가 든 만큼 힘든 것도 사실"이라고 너스레를 떤 김명수는 "저희 춤이 보통 힘든 게 아니"라며 웃었다. 그는 "실제로 콘서트 연습을 하면서도 정말 힘들다. 너무 당연한 요소니까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칼군무 이런 걸 떠나서 연습생부터 10년 넘게 맞춘게 너무나 잘 맞더라. 서로 했던 호흡들이 있으니까. 그냥 뮤직비디오 찍었는데 굳이 안 맞춰도 잘 맞는 것 같다. 동기화가 많이 되는 것 같다"라며 멤버들과의 호흡을 뽐냈다.
무엇보다 인피니트 멤버들이 소속사 대표로부터 직접 상표권을 받은 점이 화제를 모았던 바. 김명수는 "멤버들이 노력을 많이 했다. 다같이 찾아뵙고 대표님과 이야기해서 받았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말이 쉽지, 실제로 그걸 돌려받는 게 쉽지가 않다. 그것도 그 거지만 인피니트 컴퍼니를 통해 활동하는 것도 멤버들도 맞지만 각 회사 대표님들이 노력을 많이 해줘서 할 수 있는 거다. 그걸 묵묵히 지원을 해주는 거니까. 각 회사 대표님들한테도 감사하다. 이례적이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전에 없던 일을 만들어가기 때문일까. 김명수는 인터뷰 내내 누구보다 의욕에 가득 차 있었고 열정적으로 눈을 빛내며 임했다. 이 같은 적극성에 대해 김명수는 "저는 사실 정말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사람이다. 일을 하면서 당연히 예전의 제 성격이랑 지금 일에 괴리감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한 계기를 정하진 못하겠지만 자연스럽게 팀 활동을 변하게 됐다. 팀에서 멤버로서 제 목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배우로 활동하면서 또 내 목소리를 내는 방식에 뭐가 있을지 고민을 하면서 가장 나다운 모습을 보여드리게 됐다. 그걸 잘 알게 되는 게 연기도 잘하게 되는 길 같았다. 자연스럽게 이뤄진 변화"라고 설명했다.
시나브로 스며든 변화, 김명수가 그를 찾아가는 길 속에 배우와 인피니트 활동 모두가 있었다. 그를 호명하는 이름도 배우로서 김명수나, 인피니트 멤버 엘 모두 가져가고 싶다고. 그는 "예전에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인피니트 활동과 배우로서 개인 활동을 구분을 두려고 했다. 두 가지가 다르고 그렇게 구분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어떤 경계가 느껴졌다. 그런데 지금은 달라진 게 많다"라고 털어놨다.
김명수는 "가수로서 인피니트 멤버로서 나오는 저의 분위기와 익숙한 면모가 또 있긴 있다. 배우로 활동할 때는 30대 김명수로 닦아온 사회적인 성격이 또 튀어나온다. 다르지만 두 가지 모두 저의 모습이다. 이제는 구분하고 싶지 않다. 비유를 하자면 옷장에서 검은 옷을 입으면 가수, 흰 옷을 입으면 배우가 되는 것"이라며 "두 가지 일을 하고 있고, 또 해내면서 생각의 트임이 달라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 monamie@osen.co.kr
[사진] 루크미디어 제공.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