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SNS는 정치적 양극화를 부추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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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이번주 표지로 서로 다른 방향을 보면서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두 무리의 사람들을 실었다.
설문조사 결과 사용자들의 SNS를 사용하는 시간은 줄었지만 정치적 성향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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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이번주 표지로 서로 다른 방향을 보면서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두 무리의 사람들을 실었다. 각각 파란색과 빨간색 옷을 입은 사람들은 서로 다른 성향을 가진 것을 의미한다. 휴대전화, 노트북 등 전자기기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모습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몰두하는 현대인의 생활상을 표현했다.
매일 정치 얘기로 뜨겁게 달아오르는 SNS는 종종 정치적 양극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편견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의 연구진은 SNS가 정치양극화의 원인이 아니란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 4편을 28일(현지시간)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한 논문에서 연구팀은 2020년 미국 대선과 관련해 2억800만명의 페이스북 사용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사용자를 대상으로 이들에게 게시글(피드)이 노출되는 방식을 조정했다. 사용자의 관심사가 아닌 게시글이 게재된 시간 순서에 따라 노출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연구팀은 게시글이 게재하는 알고리즘이 변경되면서 사용자의 SNS이용시간이 줄어들 것이라 예상했다. 기존 관심사나 성향을 심화시키는 게시글에 대한 노출이 적어지면서 정치적 성향이 쏠리는 현상도 완화될 것이라 예측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을 빗나갔다. 설문조사 결과 사용자들의 SNS를 사용하는 시간은 줄었지만 정치적 성향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유사한 정치적 성향을 가진 사용자들의 게시글 노출량을 줄이는 실험에서도 사용자의 신념이나 정치적 태도에 큰 변화가 없었다.
연구를 이끈 조슈아 터커 미국 뉴욕대 사회미디어·정치센터 공동 소장은 "SNS 알고리즘은 사용자들이 온라인에서 접하게 되는 콘텐츠와 이를 통한 경험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며 "그러나 알고리즘을 변경했음에도 정치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에는 영향이 미비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만으로 정치 양극화에 대한 SNS의 영향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연구는 매우 짧은 대선 기간 동안 수행됐는데 이 시점에선 이미 정치적 의견을 굳힌 사용자들이 많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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