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 2연속 메달' 황선우, 이제 꿈의 무대가 펼쳐진다[스한 위클리]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황선우(20·강원도청)가 2023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 자유형 200m에서 힘찬 역영 후 터치패드를 찍었다. 1분42초42, 한국 신기록. 지난해 본인이 세웠던 1분42초47의 한국기록을 0.05초 앞당겼다.
한국신기록을 앞세운 황선우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경영선수 최초로 롱코스 세계수영선수권에서 두 대회 연속 메달 획득이다. '마린보이' 박태환도 이루지 못한 위업을 달성했다.
혜성처럼 등장한 박태환의 후계자
한국 수영은 2000년대 초반까지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드러내지 못했다. 미국, 호주 선수들이 주름잡는 무대에 끼지 못했고 아시아에서도 중국과 일본에게 밀렸다.
좀처럼 어깨를 펴지 못하던 한국 수영은 2000년대 중, 후반 '마린보이' 박태환을 얻었다. 박태환은 2007 세계선수권 남자 400m 자유형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화려하게 세계 무대에 등장했다.
박태환은 이후 2008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400m 금메달, 200m 은메달을 따냈다. 세계적인 수영 스타로 발돋움한 셈이다. 한국은 박태환을 통해 올림픽 수영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국가로 올라서게 됐다.
박태환은 이후 2012 런던올림픽에서 400m와 2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2016 쇼트코스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1500m와 200m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10년간 세계 정상급 기량을 앞세워 한국 수영의 대들보로 활약했다.
하지만 천하의 박태환도 세월의 흐름을 막을 수 없었다. 박태환은 2010년대 후반 들어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결국 2020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출전을 포기하면서 수영 선수로서의 활동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한국 수영도 세계 무대와 다시 한번 멀어지는 듯했다.
이때, 박태환의 후계자가 나타났다. 주인공은 바로 황선우. 2020년 11월 경영 국가대표 선발대회에서 당시 만 18세이던 황선우는 한국 선수 최초로 세계주니어신기록(1분45초92)을 수립했다. 이어 2021년 5월 경영 국가대표 선발 대회에서 1분44초대96으로 또다시 세계주니어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2020 도쿄올림픽 티켓까지 거머쥐는 순간이었다.
세계선수권 2연속 메달, 세계 정상급 선수로 우뚝 서다
황선우의 상승세는 도쿄올림픽에서도 이어졌다. 2021년 7월 열린 도쿄올림픽 자유형 200m 예선에서 황선우는 1분44초62로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첫 올림픽 무대에서 박태환의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황선우는 예선을 전체 1위로 통과했다.
모두를 놀라게 한 황선우는 준결승에서 전체 6위를 기록하며 결승 무대에 올랐다. 결승에서는 1분45초26으로 7위에 위치했다.
황선우는 자유형 100m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예선에서 47초97로 한국신기록을 세우더니, 준결승에서 47초56으로 아시아신기록을 경신했다. 100m 결승에선 5위를 기록했다. 아시아 선수로서 1952년 헬싱키 대회에 출전한 일본의 스즈키 히로시(은메달) 이후 69년 만의 최고 성적이었다.
황선우는 도쿄올림픽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도 결승전에 오를 수 있는 실력을 보여줬고 잠재력 또한 무궁무진했다.
더불어 과제도 남겼다. 황선우는 아직 올림픽 메달권 선수들과 큰 실력 차이를 나타냈다. 세계 최고 선수들과 경쟁해 메달을 따내려면 한 단계 발전해야만 했다.
황선우는 2022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곧바로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자유형 200m에서 1분44초47의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은메달을 목에 건 것이다. 박태환 이후로 세계선수권에서 첫 메달을 따낸 한국 선수로 우뚝 섰다.
황선우는 1년 후, 2023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 출전했다. 박태환도 이루지 못한 두 대회 연속 메달 획득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초반은 쉽지 않았다. 황선우는 2023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 예선에서 공동 13위를 기록했다. 준결승 막차를 탄 스위스의 안토니오 디야코비치와의 격차는 단 0.01초에 불과했다. 1년 만에 다시 펼쳐진 세계선수권에서 하마터면 예선 탈락의 굴욕을 당할 뻔했다.
가슴을 쓸어내린 황선우는 준결승에서 A조 1위, 전체 3위로 결승에 올랐다. 이어 지난 26일 결승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번에도 한국신기록(1분44초42)이었다. 1년 전, 세계선수권에서 올렸던 성과가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황선우의 질주는 계속됐다. 황선우는 이우민(21), 양재훈(25·이상 강원도청), 이호준(22·대구광역시청)과 함께 출전한 2023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남자 계영 800m 예선에서 7분6초82로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어 결승에서는 7분4초07로 한국신기록을 2초75나 단축하며 6위에 올랐다. 동메달을 거둔 호주(7분2초13)와의 격차는 1초94에 불과했다.
2년 연속 세계선수권 메달을 따내며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자리매김한 황선우가 한국 남자 계영 800m까지 세계선수권 메달권으로 끌어올린 순간이었다.
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올림픽, 꿈의 무대가 펼쳐진다
이제 황선우의 다음 목표는 2023년 9월 펼쳐질 항저우 아시안게임이다. 세계 무대는 아니지만 아시안게임은 역대로 한국 수영계를 뒤흔들었던 중요한 대회다.
1970 방콕, 1974 테헤란 아시안게임에서 연속 2관왕(자유형 400m, 자유형 1500m)에 올랐던 조오련은 이후 '아시아의 물개'로 불리며 한국 수영계를 상징하는 스타로 오랫동안 활약했다. 1982 뉴델리 아시안게임 3관왕(배영 200m, 배영 100m, 개인혼영 200m), 1986 서울 아시안게임 2관왕(배영 100m, 배영 200m)에 빛나는 최윤희도 당시 '아시아의 인어'라는 별명과 함께 최고 여성 스포츠스타로 올라섰다.
이처럼 아시아를 대표할 수 있는 무대가 곧 황선우 앞에 펼쳐진다. 이미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갖춘 황선우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자유형 200m와 100m에서 금메달 유력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황선우는 이후 2024년 2월 도하 세계선수권에 출전한다. 수영 세계선수권은 원래 2년에 한 번씩 개최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2019 광주 세계선수권 이후 한동안 열리지 않았다. 그 결과 2022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부터 2024 도하 세계선수권까지 3년 연속 열리게 됐다. 황선우로서는 20대 초반 전성기에 세 대회 연속으로 메달을 따낼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황선우의 시계는 2024 도하 세계선수권 이후에도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2024년 7월, 파리올림픽이 개최되기 때문이다. 올림픽은 모든 선수들에게 최고의 대회다. 꿈의 무대가 황선우 앞에 펼쳐지는 셈이다.
한국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 두 대회 연속 메달을 따낸 황선우. 앞으로 그는 1년간 항저우 아시안게임, 도하 세계선수권, 파리올림픽에 출전할 예정이다.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보유하고 전성기에 접어든 황선우로서는 최고의 기회다. 황선우가 꿈의 무대에서 어떤 성적표를 올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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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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