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세 제약사 '한 팀' 되는 한국형 오픈이노베이션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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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셋 이상의 서로 다른 규모 기업이 신약 개발을 위해 '한 팀'처럼 협업해 성과를 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사례는 벤처나 대학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이를 국내 일반 제약사가 도입·개발하고 이것을 다시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이전하며 세 기업 이상이 협력한 대표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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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국내외 셋 이상의 서로 다른 규모 기업이 신약 개발을 위해 '한 팀'처럼 협업해 성과를 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업계에선 이런 방식이 제약·바이오 분야의 '한국형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와 얀센의 이중 항체 치료제 '아미반타맙'의 병용요법 임상시험의 결과 분석이 올해 하반기쯤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유한양행은 국내 바이오텍인 오스코텍으로부터 렉라자 후보물질을 도입한 후 물질 최적화와 임상을 거쳐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다시 기술수출했다.
이 사례는 벤처나 대학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이를 국내 일반 제약사가 도입·개발하고 이것을 다시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이전하며 세 기업 이상이 협력한 대표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전환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약바이오산업기획팀장은 "국내 대학이나 벤처, 제약사, 글로벌 빅파마는 각각 장점이 있다"며 "이 삼자 협업은 아직 다국적 제약사만큼 규모가 크지 않은 국내 업계 현실에 맞다"고 말했다.
국내 벤처는 새로운 후보물질이나 신규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혁신성이 있지만, 개발을 끝까지 진행할 자금이 부족하다. 이와 다르게 국내 대형 제약사는 풍부한 임상 경험과 기술을 도입할 만한 자본력이 있지만, 아직 해외 임상 3상 시험이나 해외 허가·영업 역량 등은 부족하다.
그렇기에 국내 대형 제약사가 벤처의 물질을 사들여 어느 정도 개발한 다음 해외 임상과 마케팅 역량이 있는 글로벌 빅파마에 다시 기술이전하면 가능성 있는 후보물질이 블록버스터 신약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업계는 이런 삼자 협업이 점차 한국형 오픈이노베이션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 팀장은 "이런 모델은 산업계에서 여러 차례 언급되고 실질적으로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며 "기술이전하고 끝이 아니라 계속 공동 개발, 협업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윈-윈 관계이자 한 팀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도 "협력 기업들은 서로 한 팀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며 "한 회사는 아니지만 서로 굉장히 긴밀하고 유기적으로 협업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발한 후보물질이 글로벌 제약사에 넘길 정도로 좋은 물질이라는 인식이 시장이 생기면 벤처의 주가와 다음 파이프라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특히 실제 해외 허가와 출시까지 이어지면 벤처와 제약사는 기존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수익 구조를 넘어 판매에 따른 로열티를 받으며 대규모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판권을 갖는 다국적 제약사도 이익을 얻는 건 물론이다.
비슷한 사례로 유한양행은 최근 신약 개발 기업 지아이이노베이션으로부터 도입한 알레르기 치료제 'GI-301'을 글로벌 제약사에 다시 기술이전하는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엔솔바이오로부터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기술을 이전받아 국내 개발해 2018년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에 기술수출하기도 했다.
이 밖에 한독은 CMG제약과 표적항암제를 공동 연구해 싱가포르 기업에 기술이전했다. 기술 반환되긴 했지만,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도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을 도입해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한 바 있다.
다만 이런 삼자 협업은 기업 한 곳이 후보물질 발굴부터 허가까지 이어갈 때보다 수익이 줄어들 수는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 그와 같은 역량이 있는 기업이 많지 않기에 삼자 협업 등의 방식을 통해 자금과 성공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hyun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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