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없다고 해라" 교장·교감 악성민원 회피…교사만 고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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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악성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과 함께 학교장 등 책임자의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 중 악성민원을 받는 교사는 학교의 최고 책임자인 교장과 교감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교사가 참아라. 사과만 하면 끝날 수 있다. 찾으면 없다고 해라" 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교사의 고립감만 더욱 키운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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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학부모 악성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과 함께 학교장 등 책임자의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30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와 전남지역 일선 학교에서 발생한 교권침해는 207건으로 욕설과 폭언에 의한 명예훼손이 가장 많았으며 폭력을 행사한 사례도 2건 있었다.
이 중 악성민원을 받는 교사는 학교의 최고 책임자인 교장과 교감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교사가 참아라. 사과만 하면 끝날 수 있다. 찾으면 없다고 해라" 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교사의 고립감만 더욱 키운다는 지적이다.
광주의 A중학교의 한 교사는 수업 중에 학생으로부터 욕설을 듣고 협박성 문자메시지까지 받아 신변의 위험을 느꼈다. 교감에게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청했지만 "외부에 알려지면 학교 이미지 실추된다. 해당 사안이 아니다"고 회피해 결국 스스로 상급기관에 도움을 요청했다.
B초등학교의 교사는 고학년 학생들이 집단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교사를 비방하고 조롱하고 있어 교장에게 "교권보호 사안인지 생활지도를 해야하는지" 자문을 구했다. 그러나 교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교사가 직접 학생생활교육위원회원 변호사 상담을 받고 해결에 나섰다. 이와함께 교사는 교장의 행동이 부적절하다며 고충심사위원회에 접수했다.
전남의 한 유치원 교사는 "교권이 침해 당했을 때 교사들은 교장·교감·원장·원감, 교육청 등에 도움을 요청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참아라' '사과하고 끝내자' '자리에 없다고 둘러대라'라며 책임을 회피한다"며 "교사들을 보호해야 할 학교의 최고 책임자마저 교사가 감당해야 할 몫으로 치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학부모의 악성 민원을 교감이 적극적으로 대응해 원만하게 해결된 사례도 있었다.
C초등학교 교사는 2학년 학생들의 싸움을 말리는 과정에서 한 학부모가 "자신의 아이만 편애하는 것 같다. 교사 자질이 없다"고 항의하자 교감에게 사실을 알렸다. 이후에도 학부모가 학교를 방문하는 일이 반복되자 교감은 학부모와 교사의 만남을 차단하고 중재에 나서 해결됐다.
전교조 광주전남 관계자는 "교사가 학부모의 악성민원을 받을 때 첫번째로 도움을 요청하는 대상은 학교의 교장과 교감이지만 현실은 외면이다"며 "교장이 오히려 교사에게 학부모 앞에서 무릎꿇고 사과하라는 경우도 있어 교사는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는 학생을 비롯해 교사까지 보호해야 하는 공간이어야 하는데 교사들은 혼자 참고 견디는 상황이 반복돼 결국 교육붕괴로 이어지고 있다"며 "교육부가 악성민원 사안이 발생할 경우 교장과 교감의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gryu7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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