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슈] [詩(시), 사회] 올여름, 알맞은 외투를 찾으셨나요?

강보경 2023. 7. 30. 06:4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점점 복잡해지고 갇힌 삶 속에서, '여름 외투'라는 단어로 우리에게 위로를 주는 시가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에 외투가 필요한 데에는 무슨 이유가 있을까요?

강보경 기자가 소개합니다.

여름 외투 - 김은지

낙타의 등 모양이라는 산에서 도시의 측면을 내려다보며 좁고 높은 건물의 옥상을, 올라가는 계단이 보이지 않는 옥상을 옥상이 아니라 하나의 뚜껑처럼 보일 때까지 응시했다

한 마을 하늘을 혼자 쓰는 새

광화문 전광판이 자그맣게 보이는 풍경이 게임보다 더 게임 같아

네온이 다시 유행이라고 하는데 형광이라는 말이 어딘가 촌스러운가 하면 네온사인이란 말은 더 오래된 말 같고 형광이란 단어도 시의 제목에 놓인다면 멋스럽지 않을까 뭘 쓸지 골몰하느라 단어들의 자리를 생각한 건 환승을 하면서였다

나를 놀이동산에 데려가준 사람들에 대해 쓸까 크리스마스카드에 절교하고 싶었다고 쓴 사람에 대해 그 사람이 나중에 같은 방식으로 상처 준 것에 대해 코감기 약을 먹고 꾼

잠수함 꿈에 대해

너무 늦게 걷는 것도 몸에 안 좋다던데 혼자서는 더 늦게 걷는다

관객석으로 만들어진 데크에 앉아 운동화를 벗었을 때 바람에 꿀이 든 것처럼 쾌적한 날씨라는 것을 깨닫고 당황해서 계단에 등을 기댔다

'실외기'의 이름을 풀어본다 바깥기계 대체 어떻게 이렇게 섭섭하게 이름을 지을 수 있는지, 이처럼 특별하고 단정한 이름이 또 있을까, 싶기도 하고

갑자기 퇴직하고 갑자기 휴일을 보내면서

내가 쓰고 싶은 건 여름 외투 겨울보다 추운 실내에서 어깨를 감싸주는 그런 시

[앵커]

여름 외투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된 계기는?

[김은지 / 시인 : 추위에서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는 한 벌의 여름 외투처럼 시라는 여러 가지 기술과 마음과 이런 것들이 들어간 문장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좀 보호할 수 있는 그런 시를 쓸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앵커]

이 시대 현대인들에게 결핍된 것은?

[김은지 / 시인 : 아무래도 복잡해지고 너무 많은 것들이 일어나는 삶을 살다 보니까 아무리 열심히 노력을 해도 뭔가가 부족하거나 또 새로 준비해야 되는 일들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람들한테 조금 더 안정감이 있으면 좋겠다....]

[앵커]

지금 우리 곁에 있는 여름 외투는?

[김은지 / 시인 : 제가 직접 알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뿐만 아니라 간접적으로 사람들이랑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그런 느낌을 받을 때 그냥 작은 물체나 어떤 현상 같은 것들도 다 여름 외투처럼 위로를 주고 에너지를 주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제작 : 강보경, 정태우

AD : 박채민

#왓슈 #YTN #여름 외투 #여름 #추위 #실내 #에어컨 #실외기 #위로

YTN 강보경 (kangbk525@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