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사서 주가 절대 지켜…포스코 개미, ‘조정 후 황제주’ 에코프로에서 교훈 얻었나 [신동윤의 나우,스톡]

2023. 7. 30. 06: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최근 국내 증시에서 주요 2차전지 종목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개인 투자자들이 초강력 순매수세로 하방 압력을 견뎌내고 주가를 지켜내는 일들이 화제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종목이 바로 코스닥 시가총액 1·2위 종목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입니다.

두 종목은 일반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결코 승리할 수 없는 게임이라는 점에서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 지옥’이라 불리는 공매도 폭격에도 주가 하락은커녕, ‘숏 스퀴즈’를 발생시켜 주가가 급등케 만든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숏 스퀴즈란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판 공매도 투자자가 주가 상승 시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해당 종목을 사들이는 거래 방식을 의미합니다. 이 경우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이 벌어지게 되죠.

일명 ‘에코프로 대첩’으로 일컬어지는 공매도와 전쟁에서 승리를 맛본 개인 투자자들의 자신감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입니다. ‘흩어지면 죽는다’는 것은 많이 경험해 봤지만, ‘뭉치면 산다’는 것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점을 알게 됐기 때문이죠.

이런 개인 투자자들의 자신감은 ‘넥스트(Next) 에코프로’로 꼽히는 포스코 그룹주에서도 나타나는 분위기입니다. 에코프로 그룹주를 비롯한 2차전지 관련주 전반에 걸쳐 개인 투자자의 차익 실현 물량 대량 출회로 주가가 급락세를 탔던 지난 26~27일에도 개인들은 포스코 그룹 내 2차전지 관련주를 더 많이 사들이며 주가 방어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차전지株 폭락 ‘검은 수·목요일’에도 포스코 개미는 강력 순매수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주(24~28일·5거래일) 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포스코홀딩스에 대해 3조2390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포스코퓨처엠(185억원), 포스코인터내셔널(2232억원) 등 포스코 그룹 내 대표 2차전지 관련주로 꼽히는 종목들에 대해 개인 투자자들은 강력한 순매수 움직임을 보였던 겁니다.

일별로 쪼개서 봤을 때 포스코홀딩스에 대해 개인 투자자들은 5일 연속 순매수세를 기록했고, 포스코퓨처엠과 포스코인터내셔널에 대해서는 5거래일 중 4거래일 동안 순매수세를 보였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 기간 중 26~27일은 ‘검은 수·목요일’이라고 불리는 2차전지주 급락장이 펼쳐졌다는 겁니다. 포스코 그룹 3총사 역시 하락장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이틀 사이에 9.73%(65만8000→59만4000원)나 하락했고, 포스코퓨처엠의 낙폭은 18.73%(59만8000→48만6000원)로 더 컸습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경우엔 26일엔 전 거래일 대비 14.38% 오른 8만5100원을 기록했다, 다음 날인 27일엔 무려 21.74%나 떨어진 6만6600원에 거래를 마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은 포스코퓨처엠에 대해서만 27일 1283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보였을 뿐,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인터내셔널에 대해서만큼은 지속적인 순매수세로 주가 방어에 나선 모양새입니다.

이 기간 온라인 포스코홀딩스·포스코퓨처엠·포스코인터내셔널 종목토론방과 주식 커뮤니티 등에는 하락장에 굴복 말고 주식을 팔지 말라거나, 추가 매입에 나서 주가를 방어해야 한다는 글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유튜브 등에는 “추세가 꺾이지 않은 만큼 포스코홀딩스 주주들은 두려워 말라”, “포스코 2차전지 관련주의 경우 조정세는 조만간 끝난다” 등의 내용을 담은 동영상이 이어졌습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증시의 집단적인 개인 투자자 움직임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유튜브라고 봐도 부족함이 없다”며 “유튜브를 통한 정보 공유가 활발해지면서 ‘개미는 모일 수 없다’는 말도 옛말이 된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죠.

역대 최대 공매도 물량도 이겨내고 주가 상승 이끈 개미 순매수세

개미들의 결집은 정말로 효과가 있었을까요? 수치는 개미들의 결집이 주가 방어는 물론 상승이란 분명한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포스코홀딩스에 대한 공매도 거래량은 83만4072주로 1988년 포스코홀딩스 상장 이래 가장 많은 수량을 기록했습니다. 공매도 거래대금 역시 5229억원으로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1.35%에 이르렀죠. 이날 주가는 어땠냐고요?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폭격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6.52%나 올랐습니다. 8809억원 규모의 순매도로 맞받아 친 개인 투자자들이 이겨낸 것으로 평가되는 지점이죠.

물론 공매도 거래량이 각각 42만3799주(2770억원), 47만146주(3275억원)에 달했던 25~26일은 주가가 각각 4.26%, 5.71%씩 떨어지기도 했죠.

개인 투자자와 공매도 세력 간에 ‘장군멍군’을 주고받은 셈이지만, 개인 투자자가 주가 방어전에서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현재 포스코홀딩스의 공매도 잔고 금액은 1조821억원에 이르며 코스피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비슷한 경우는 포스코인터내셔널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공매도 거래량이 각각 108만3880주(788억원), 104만8657주(910억원)에 이르렀던 25~26일 주가는 무려 12.73%, 14.38% 씩이나 상승했습니다. 이틀간 각각 702억원, 955억원 규모로 순매수에 나섰던 개인들이 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겁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포스코 그룹 내 2차전지주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초강력 매수세로 인해 외국인 지분율이 빠른 속도로 낮아졌다”며 “개인 투자자의 움직임이 전체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커지는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증권가 “포스코 그룹 2차전지株, 급등에도 더 오를 수 있다”

증권가에선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서 나타났던 ‘공매도 전쟁’의 비슷한 양상이 포스코 그룹주에서도 발견된다고 말합니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에코프로는 외국인들이 공매도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매도에 나섰지만, 개인투자자들의 강력한 매수세가 이를 압도하며 결국 ‘황제주(주당 100만원 이상 주식)’에 등극했다”며 “2차전지에 대한 수급 쏠림 현상의 후과로 인해 2차전지 관련주의 급등락 폭이 커지고 있는 양상이지만, 포스코 그룹 2차전지주의 주가는 크게 후퇴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여기서 짚고 가야 할 점이 있습니다. 바로 포스코 그룹주와 에코프로 그룹주 간의 가장 큰 차이점인데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으로 목표주가조차 설정할 수 없는 수준의 ‘고평가’ 국면이라는 평가를 에코프로 그룹주를 향해 쏟아 냈던 증권가지만, 포스코 그룹주에 대해서 만큼은 긍정적인 전망이 대세라는 점입니다.

특히, 증권사들은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퓨처엠 등에 대한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각각 2.2배, 2.8배, 3.4배씩 급등한 상황에도 주가가 더 오를 여력이 충분하다고 본 것입니다.

포스코홀딩스에 대해 하나증권(52만→74만원), 키움증권(63만→73만원), NH투자증권(48만→75만원), 현대차증권(47만→74만5000원), 유진투자증권(50만→74만원), 이베스트투자증권(46만→73만원), 하이투자증권(46만→74만원), 한국투자증권(50만→90만원) 등이 목표주가를 높였습니다.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이 가장 확실한 2차전지 소재 분야에서 2030년까지 장기 성장이 가능하다. 2차전지 완성품과 부품을 만드는 회사는 많은데 소재는 대부분 포스코홀딩스를 통해 조달해야 한다”며 “포스코홀딩스가 2차전지 소재의 지배적 과점 사업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안회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생산능력(CAPA) 준공 후 램프업 기간을 고려한 매출발생 시기인 오는 2028년, 2030년의 이익 추정에 상당한 근거가 있다”며 “주가의 빠른 움직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기도 했죠.

포스코퓨처엠과 포스코인터내셔널에 대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역시 빠르게 상승세를 타는 모양새입니다.

포스코퓨처엠에 대해선 KB증권(26만→66만원), 하나증권(39만1000→65만원), 키움증권(41만→66만원), 신한투자증권(46만5000→56만원), 삼성증권(38만→60만원), 현대차증권(48만→67만원) 등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습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에 대해서도 유진투자증권(5만7000→7만9000원), 하나증권(5만4000→7만6000원), 삼성증권(4만1000→7만3000원), NH투자증권(4만5000→7만7000원), 키움증권(4만→7만6000원) 등이 더 목표주가를 내놓기도 했고요.

온통 장밋빛이냐고요? 물론 아닙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퓨처엠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BUY)’에서 ‘보유(HOLD)’로 하향 조정하며 경종을 울렸고요,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단기 주가 급등으로 신규 목표가는 현 주가 대비 상향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