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학들 “예비군 간 친구에 필기 노트 주면 기프티콘 쏩니다”
서울의 한 사립대에서 예비군 훈련을 받느라 수업에 빠진 학생에게 수업 필기를 무상으로 나눠주는 사업이 최근 진행된 사실이 30일 알려졌다. 예비군 훈련 당일 조식을 지원해주는 사업을 진행한 학교도 있었다. 대학 학생회가 예비군 학습권 보장과 처우 개선 등을 주장하는 학내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응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서강대 자연과학대학 학생회 등에 따르면, 이들은 6개 단과대 학생회와 함께 지난 4월 중순부터 한 달간 예비군 필기 지원 사업을 진행했다. 예비군 때문에 수업에 빠지게 된 학생들에게 수요 조사를 한 뒤 다른 학생들로부터 필기를 받아 무료로 제공하는 게 골자다. 필기를 제공한 이에게 기프티콘 사례를 주는 곳도 있었다. 서강대 자연과학대학 학생회장인 정파란(23)씨는 “자연과학대는 수업에서 필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단과대보다 압도적으로 높다고 생각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실제 예비군 훈련 기간이 되면 각 대학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훈련 참가로 인해 공백이 생긴 필기를 구한다’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온다. 서강대에 재학 중인 심모(25)씨는 “올해 예비군 훈련 참석으로 전공수업을 3개나 빠지게 되어 필기를 구해야하는 상황이 온 적이 있다”며 “인터넷 커뮤니티나 오픈카톡방에서 7000원 정도 아이스크림 사례를 주는 식으로 필기를 받아 공부했다”고 했다. 그러나 일부 교수들은 이러한 사업 취지에 대해 “필기 제공자에 사례를 준다면 필기를 돈 주고 사고 파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며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군 참여 학생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훈련 당일 아침식사를 지원해주는 사업을 진행하는 대학도 있었다. 성균관대 총학생회는 지난 5월 초 예비군 훈련장 이동을 위해 학교에서 마련한 대절 버스 앞에서 삼각김밥이나 음료수 등을 무료로 제공했다. 건국대 총학생회도 단과대나 과 학생회 차원에서 학생 예비군들에게 간식을 제공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조준범(25) 성균관대 인문사회과학캠퍼스 총학생회장은 “훈련 도중에 학생회 간식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하는 등 학내 반응이 좋아 2학기에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서울대 총학생회 등 다른 대학 관계자들도 “필기 지원 사업이나 조식 사업 등 학생 예비군 복지 향상을 위한 정책들을 검토해볼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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