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상륙한 태풍 `독수리` 북상…12년 만에 폭우 적색경보

베이징·허베이·톈진·산둥 등 일대 최대 400㎜ 이상 폭우 예상

태풍 독수리 예상 이동 경로. [중국 중앙기상대 홈페이지 캡처]

중국 동남부에 상륙한 제5호 태풍 '독수리'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 이에 중국 기상 당국이 12년 만에 처음으로 폭우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29일 오후 6시를 기해 베이징 등 북방 지역과 동북 지역, 중부 내륙, 남부 등지에 폭우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중국에서 폭우 적색경보가 발령된 것은 지난 2011년 9월 29일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오후 8시부터 30일 오후 8시 사이에 베이징과 허베이, 톈진, 산시(山西) 중동부, 허난 서북부, 산둥 중서부 등지에 최대 400㎜의 집중호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됐다.

동부 연안의 안후이, 저장, 푸젠과 남부의 광둥과 윈난, 동북의 헤이룽장, 지린 등지에도 많은 비가 내리고 일부 지역에선 강풍을 동반한 시간당 100㎜ 이상의 국지성 폭우가 예상된다. 중앙기상대는 홍수와 산사태, 농경지 유실 등의 피해 방지와 안전사고 예방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태풍 독수리는 애초 광둥 등 남부 지역에 상륙, 내륙으로 진출하면서 소멸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갑자기 진로를 바꿔 전날 오전 동남부 푸젠성 샤먼에 상륙한 뒤 세력이 꺾이지 않은 채 초속 50ｍ의 빠른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

태풍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쏟아져 푸젠성 일대에서 72만4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12만40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또 농경지 262.3헥타르(ha)가 피해를 봤다. 이 중 수확이 불가능한 농경지는 8.36ha에 달하는 등 5227만위안(약 93억4000만원)의 직접적인 경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