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노숙인 이주에 브라질 한인촌 '불안감'...치안 강화

김수한 2023. 7. 30.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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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브라질 상파울루에선 마약을 복용하며 노숙하던 이들 중 일부가 대표적인 한인촌인 봉헤치로 인근으로 이주했습니다.

이 때문에 치안에 대한 걱정으로 방문객이 줄면서 한인 사회의 어려움이 커지자, 우리 공관에서 안전 조치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김수한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저녁 9시가 넘은 시간, 누더기를 뒤집어쓴 이들이 경찰의 호위 아래 어디론가 이동합니다.

상파울루 '크라콜란지아'에서 함께 지내던 마약 노숙인들입니다.

이 지역이 마약 노숙인촌 형성 이후 우범 지대로 변하자, 당국이 노숙인들을 여러 곳에 분산하기 위해 이주시키는 겁니다.

이동 경로 중 한 곳은 대표적인 한인촌인 봉헤치로 인근.

늦은 시간 마약 노숙인들의 갑작스러운 이동에 동포들은 불안감을 숨기지 못합니다.

[권명호 / 상파울루 한인회장 : 한국분들은 이민자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일종의 걱정이나 공포감이 더 두드러지는 건 당연한 현상입니다.]

이동한 마약 노숙자 중 일부가 한때 머물던 치에테강 인근 고가 다리 아래입니다.

지금은 몇몇 노숙자들과 함께, 사람이 머물렀던 흔적만 남아있습니다.

소란스럽게 이동했던 마약 노숙인들은 이처럼 대부분 원래 지내던 지역으로 돌아갔지만, 일부는 봉헤치로 인근에 남았습니다.

마약 노숙인들의 활보로 치안이 불안해지면서 봉헤치로를 찾는 발걸음은 자연히 줄고, 이곳에서 생업을 이어 나가는 동포들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김호상/ 브라질 상파울루 : 봉헤치로 가면 위험하다, 이런 말이 나왔기 때문에 그 이후로 제가 보기에는 한 2주 동안 저번 주까지 사람 여기 나오시는 분들이 많이 줄어들었어요. 그건 확실합니다.]

[구부용/ 브라질 상파울루 : 혹간 아침으로도 돈 달라고 툭 들어왔다가 나가는 사람들이 좀 몇십 명 있어요. 그럴 때마다 좀 불안하죠.]

봉헤치로 주민들은 지역 민간 안전 협의 기구를 통해 당국에 대응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울 나미아스 / 봉헤치로 지역 민간 안전 협의 기구 회장 : 우리는 이들 노숙인들을 시 중심가에서 치워주기를 협의해 왔었는데 이번 일은 사전에 어떠한 통지도 없이 이루어졌습니다. 우리는 현재 이 지역의 치안 상황이 무척 심각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지역주민들은 불신에 차 있습니다. 우리는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우리의 권리를 보호받고 싶습니다.]

현지 우리 공관에선 동포들의 안전을 위해 CCTV 증설과 가로등 설치 등 치안 조치 강화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황인상 / 주상파울루 총영사 : 경찰들하고 긴밀한 협조하에 수시로 상황을 공유하고, 저희도 계속 모니터링해서 시 당국도 치안 당국하고 협조해서 수시로 정보를 공유해서 동포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해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지만, 불안감을 완전히 거둬내긴 어려운 상황.

한인 사회를 비롯한 지역 주민들은 일상 치안 회복을 위해 좀 더 체계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YTN 월드 김수한입니다.

YTN 김수한 (kwonjs10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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