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터를 꿈꾸다 골프 교습가로..USGTF 우수지도자 함준호 프로

2023. 7. 30. 02:4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함준호 프로는 회원의 나이와 신체조건, 이전에 했던 운동, 골프를 배우려는 목적 등을 대화를 통해 파악한 뒤 이를 토대로 맞춤형 레슨을 제공한다. 사진은 레슨 장면.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지난해 말 미국골프지도자연맹(USGTF) KOREA의 10대 지도자에 선정된 함준호(43) 프로는 격투가를 꿈꾸다 골프 교습가의 길을 걷게 된 골프인이다. 서울 출신으로 183cm 78kg의 좋은 체격 조건을 갖춘 함 프로는 초,중,고 시절 학교 대표로 육상 대회에 나갈 정도로 운동신경이 뛰어났다. 또한 특공 무술이나 검도, 격투기에도 소질이 있어 중학교 시절 체고 진학을 원했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골프로 방향을 전환하게 됐다.

투기 종목이 위험하다고 판단한 부모님은 인문계 진학을 원하셨고 골프를 권하셨다. 골프 인생이 시작된 계기다. 결국 함 프로는 골프를 배우고 익혀 한국에서 골프 특기로 대학에 진학했으나 보다 나은 환경의 뉴질랜드로 골프 유학을 떠나게 된다. 프로골퍼의 꿈도 있었으나 학창시절 당한 어깨 부상으로 인해 지도자의 길을 선택하게 됐다.

함 프로는 혼자 뉴질랜드 AUT(Auckland University of Technology)의 골프 코칭학과에 진학해 2년간 수학했다. 그리고 좋은 지도자가 되기 위해 골피 피팅 증서를 비롯해 골프강사 자격증, 미 스포츠 피트니스 레벨5 자격증도 함께 취득했다. 뉴질랜드에서의 시간은 그러나 지속되지 못했다. 다시 부상이 찾아와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고 USGTF와 인연을 맺게 된다. 2004년 1월 USGTF의 티칭 프로 테스트에 응시해 한번에 라이센스를 획득했다.

함 프로는 애처가다. 공무원인 아내를 위해 현재 휴직을 하고 충북 영동에서 육아에 전념중이다. 강남구청 산하기관인 강남문화재단에서 14년간 근무하며 90~100명의 회원들을 지도했으나 아내의 직장이 있는 충북 영동에서 세 살배기 딸을 돌보며 외조를 하고 있다. 베스트 스코어가 5언더파인 함 프로는 기억에 남는 라운드를 묻는 질문에 “저는 왠지 와이프가 생애 첫 버디를 했던 날이 떠오릅니다. 어찌나 좋아하던지 그때의 날씨와 상황이 잊혀지지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함 프로가 골프 레슨을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세심함이다. 자신에게 레슨을 받으러 온 회원의 나이와 신체조건, 이전에 했던 운동, 골프를 배우려는 목적 등을 대화를 통해 파악한 뒤 이를 토대로 맞춤형 레슨을 한다. 또한 보다 나은 티칭을 위해 스윙에 대한 시대적 흐름에 대한 공부도 하고 이를 레슨에 적용시키려고 한다. 모든 사람의 스윙이 한 가지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성별과 연령, 신장, 체중 등 각기 다른 신체조건과 다른 성격에 따라 스윙도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윙은 개개인의 조건에 맞게 지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억에 남는 제자는 누구일까? 사업상 급하게 라운드를 해야 했던, 일주일 만에 골프의 모든 걸 알려달라는 분이었다. 불가능했기에 처음엔 거절했으나 간절한 눈빛에 마음이 끌려 하루 세 시간씩 일주일간 속성 레슨을 해줬다고 한다. 스윙은 속성 과외가 어려웠기에 골프 에티켓 위주로 레슨했고 골프장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라운드 후 빠져나올 때까지 시뮬레이션을 해줬다. 그 분은 스코어는 좋지 않았지만 ‘못 쳐도 매너는 좋네’라는 말을 들었고 그 후 열심히 연습해 싱글 골퍼가 됐다.

레슨 때 특히 강조하는 부분은 “무리한 연습을 하지 말라”이다. 함 프로는 “연습 중 팔꿈치나 손목을 다치는 분들이 있는데 아프면 참고 운동하지 마시고 조금 쉬라고 강조합니다. 경험상 작은 통증을 무시하시면 지병이 됩니다. 그래도 꼭 해야겠다면 다들 연습하기 싫어하는 어프로치나 퍼팅 연습을 하라고 권합니다. 연습하기 싫은 클럽을 연습해야 점수가 좋아집니다”라고 말했다. 함 프로는 USGTF 우수 지도자에 선발된 이유에 대해 묻자 “오랜 시간 같은 일을 하면서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보람을 느끼며 즐겁게 하다 보니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sports@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