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티투어, 지루할 틈이 없다… 루이비통·BTS 화보 촬영지 ‘눈길’ [르포]

강승훈 2023. 7. 30.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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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벙커B39, 상동호수식물원 수피아 큰 호응
문화·예술도시에서 명소 찾고, 체험도 즐기고
올해 시 승격 50주년을 맞은 경기 부천시. 첨단 자족도시로의 대전환을 본격 꾀하고 있다. 동시에 문화와 예술 분야가 두드러진다. 최근 문화예술도시 정체성에 새로운 관광트렌드를 더하기 위해 시민들의 투표로 ‘부천 8경’을 선정했다. 그야말로 지역 구성원들이 뽑은 꼭 가봐야 할 곳이다. 1경 백만송이장미원, 2경 자연생태공원, 3경 진달래동산, 4경 호수식물원 수피아, 5경 부천둘레길, 6경 한국만화박물관, 7경 부천아트센터, 8경 아트벙커B39 등이다. 이들 중에서도 특별히 엄선된 곳을 둘러보고 싶다면 부천문화원이 운영 중인 ‘뻔뻔(Fun Fun) 시티투어’로 즐길 수 있다.
아트벙커B39.
29일 오전 9시50분 부천시의회 옆 시티투어 승강장. 30도를 넘는 폭염에도 30여명의 참가자를 태운 버스는 정해진 오전 10시가 되자 시동을 걸었다. 이날은 문화관광해설을 들으면서 부천8경 가운데 일부를 돌아보는 ‘특별한 하루’가 진행됐다. 부모의 손을 맞잡고서 잔뜩 기대감이 부풀어 오른 초등학생부터 노부부까지 일정에 함께했다. 부천의 곳곳을 알아보겠다는 의지로 타지에서도 먼 발걸음을 마다하지 않은 이들도 있었다.
상동호수공원 수피아 식물원.
첫 행선지는 한국만화박물관. 사라져가는 우리 만화자료를 수집하고 보존해 미래세대에 유산으로 물려주고자 설립됐다. 2층 기획전시실에서는 반려동물을 소재로 한 작품과 만날 수 있었다. 나비의 모험(김보통), 노견일기(정우열), 19년뽀삐(마영신) 등 작가들이 창작의 벗으로 키운 ‘짝꿍’과의 아름다운 추억을 그림에 담았다. 발걸음을 옮긴 3층 상설전시관은 시대별 변천사를 보여줬다. 성장 기반이 만들어진 해방 후 1950년대, 황금기였던 1980년대, 안정기에 접어든 1990년대 등으로 간략히 정리된다. 입구에서는 우리나라 최초 만화로 대한민보 창간호 1면에 실렸던 이도영 화가의 1컷 시사만화 ‘삽화’를 만날 수 있다.

그렇게 70분의 시간을 보내고 배가 출출해질 때 먹을거리가 풍성한 상동시장을 다음 코스로 찾았다. 점포마다 전자화폐 부천페이 현수막이 내걸려 가맹점이 쉽게 파악됐다. 직선거리로 480m 펼쳐진 대형 전통시장이다. 상인들은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부천페이 결제 시 자발적으로 추가 할인 행사를 펼치고 있었다. 무엇보다 밝은 분위기와 반가운 인사로 시민들을 맞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품목도 정육, 야채, 과일, 반찬 등 없는 게 없었다. 훈훈한 온정에 닫힌 지갑이 절로 열리는 것 같았다. 상생을 가게 전면에 내걸고 상인들과 소비자가 더불어 살아가는 공간으로 느껴졌다.

이어진 행선지는 아트벙커B39. 2018년 옛 삼정동 소각장 자리에 문을 열었다. 앞서 1995년에 준공된 이 소각장은 2010년까지 하루 200t 규모의 쓰레기를 태웠다. 그러다 다이옥신 파동에 따라 골칫거리로 전락했고 한동안 방치됐다. 2014년 폐산업시설이 문화재생지로 선정돼 획기적인 변화의 기회를 맞았다. 그렇게 국내 최초 복합예술공간으로 거듭났다. 글로벌 유명 브랜드 ‘루이비통’ BTS(방탄소년단) 화보 촬영, 각종 전시 및 공연, 드라마 등 특색 있는 장소로 국내외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만화박물관.
이날 부천 8경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칠보공예 목걸리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한 참가자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나만의 보물을 만드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며 “평생 소중히 간직하면서 주위에도 많이 뽐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상동호수공원. 계절별 아름다운 꽃이 피는 녹지가 잘 갖춰져 시민들의 쉼터로 유명하다. 이 공원엔 시가 지난해 5월 문을 연 식물원인 수피아가 있다. 지상 2층 규모(연면적 2969㎡)로 문을 연 이 식물원에서는 관엽원과 화목원, 수생원, 식충식물원 등 9개 존에 430여 종이 자라고 있다. 2층에 식물원 전체를 내려다보며 산책할 수 있는 190m 길이의 스카이워크도 설치됐다. 내부 전체를 한바퀴 다닐 수 있고, 다소 높은 시선에서 감상도 가능하다.
부천시티투어 캐릭터.
초록빛 열대 식물들을 만나는 것으로 그렇게 장장 6시간의 일과를 모두 마쳤다. 출발지로 다시 돌아간 뒤 꼬박 하루를 동행한 참가자들은 다시 저마다의 일상으로 떠났다. 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면서 부천 8경 주요 장소를 돌아보는 이번 특별코스는 매월 마지막 주마다 선보일 예정이다. 부천문화원 관계자는 “부천 8경을 수도권 최고의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그 매력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주민 의견도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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