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조인성'] 전국구 밀수왕? 이 구역 소통왕!
'밀수'·'무빙'→'어쩌다 사장3'...올해도 '열일' 행보
"어떤 식으로든 찾아뵈어야 제 얼굴 안 까먹을 것"
[더팩트|박지윤 기자] 배우 조인성은 언젠가부터 신비주의와 거리가 먼 행보를 펼치고 있다. 그는 다소 낯설법한 다채로운 소통 창구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고,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어 OTT와 예능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췄다. 보다 더 자주 대중들과 만나고 싶은 진심을 품은 조인성은 그렇게 '이 구역의 소통왕'으로 거듭났다.
조인성은 26일 개봉한 '밀수'(감독 류승완)에서 전국구 밀수왕 권 상사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작품은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이다.
개봉을 앞둔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조인성을 만났다. 명함을 건네는 취재진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춰 인사를 나눈 그는 "디즈니+ '무빙'으로 인사를 못 드릴 것 같아요. 촬영 때문에 3개월 동안 외국에 나갔다가 올해 말쯤 들어오거든요. 먼 길 떠나기 전에 유일하게 인사드릴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조인성은 연기 호흡을 맞춘 김혜수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조춘자(김혜수 분)가 권 상사를 보고 떨잖아요. 선배님의 리액션이 있었기에 제가 강렬하게 보일 수 있었어요"라며 "선배님들이 계속 칭찬해 주셨어요. 예뻐해 주시니까 더 잘 해내고 싶었죠. 선배님들이 절 키우셨어요. 주인공은 공기와 같아요. 없어져 봐야 소중함을 알거든요. 모든 캐릭터가 잘 보였다면 그건 공기가 좋았기 때문이죠"라고 훈훈함을 안겼다.
상대 배우와 호흡부터 류승완 감독의 애정 가득한 시선 등이 없었다면 이토록 매력적인 캐릭터가 탄생하지 않았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연기한 조인성의 열연도 결코 빼고 논할 수 없다. 그의 활약을 본 취재진은 끊임없이 좋은 반응을 보였고, 이를 들은 조인성은 "부모님의 도움을 받은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다가 '기분 좋게 나이 들어가는 것'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젊었을 때 했다면 더 잘생기게 나올 수 있지만, 매력은 달랐을 것 같아요. 지구상에 잘생긴 배우는 많지만 매력은 여러 의미가 깃들죠. 나이를 먹는 것에 거부감이 들어요. 마냥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 없지만, 지금이 좋은지 분명 알아야 하는 것 같아요. 더 늙으면 분명 지금이 좋을 테니까요."
"제가 모든 분의 안방을 직접 찾아갈 수 없잖아요(웃음). 코로나19로 세상이 빠르게 변했고, 사람의 관계도 단절됐었죠. 거리 두기로 인해 극장에서 영화를 보지 못했고요. OTT를 찍으면 8개월에서 1년 정도 걸려요. '1년 후 작품으로 찾아뵙겠다'는 말을 하는 데 이게 생각보다 정말 긴 시간이더라고요. 그래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 제일 빠른 예능을 택했죠. 제 이야기보다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어요.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잖아요. 이유 없이 위로를 건네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저도 많이 배웠어요.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시작한 예능이었는데 저도 힐링 받았어요."
하지만 이 같은 행보가 공백에 대한 두려움이나 강박으로 인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조인성은 "예전에 신비주의라는 명목하에 저를 가뒀다면 지금은 1년이나 2년에 한 번 정도는 작품을 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어요. 물론 좋은 작품이 들어와야 할 수 있는 거지만, 어떤 식으로든 찾아뵈어야 제 얼굴을 안 까먹으실 거 아니에요"라고 덧붙였다.
"물론 스코어를 부정할 수 없어요. 하지만 결과의 순간은 짧아요. 요즘은 일주일이면 답이 나오죠. 그런데 과정은 최소 6개월 정도에요. 그 기간이 행복했다면 사실상 완성된 게 아닐까요."
변화하는 시대, 흘러가는 시간에 자연스럽게 탑승한 조인성은 진지함과 진중함 속 유머와 위트를 잃지 않으며 답변을 이어갔다. 예정된 인터뷰 시간이 지났지만, 하나의 질문이라도 더 받으려는 그를 보며 얼마나 소통에 진심인지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올해로 데뷔 25주년을 맞이한 배우가 앞으로 보여줄 다채롭고 새로운 행보를 더욱 기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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