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조인성'] 전국구 밀수왕? 이 구역 소통왕!

박지윤 2023. 7. 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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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수'·'무빙'→'어쩌다 사장3'...올해도 '열일' 행보
"어떤 식으로든 찾아뵈어야 제 얼굴 안 까먹을 것"

배우 조인성은 '밀수'에서 전국구 밀수왕 권 상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아이오케이컴퍼니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박지윤 기자] 배우 조인성은 언젠가부터 신비주의와 거리가 먼 행보를 펼치고 있다. 그는 다소 낯설법한 다채로운 소통 창구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고,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어 OTT와 예능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췄다. 보다 더 자주 대중들과 만나고 싶은 진심을 품은 조인성은 그렇게 '이 구역의 소통왕'으로 거듭났다.

조인성은 26일 개봉한 '밀수'(감독 류승완)에서 전국구 밀수왕 권 상사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작품은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이다.

개봉을 앞둔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조인성을 만났다. 명함을 건네는 취재진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춰 인사를 나눈 그는 "디즈니+ '무빙'으로 인사를 못 드릴 것 같아요. 촬영 때문에 3개월 동안 외국에 나갔다가 올해 말쯤 들어오거든요. 먼 길 떠나기 전에 유일하게 인사드릴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조인성은 김혜수, 염정아와 연기 호흡을 맞추며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NEW
그동안 많은 작품의 1번에 이름을 올린 조인성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김혜수와 염정아의 브릿지 역할'로만 활약하면서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 않는다. 하지만 조인성은 훤칠한 키와 잘생긴 외모를 장착한 채 휘몰아치는 지상 액션을 완벽하게 소화했고, 강렬하게 치고 빠지면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작품을 본 관객들로부터 외모 칭찬을 끊임없이 받고 있는 가운데, 조인성은 "민망했어요. 그런 느낌으로 나왔던 적이 없어서 눈을 가리고 봤죠"라고 겸손한 면모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조인성은 연기 호흡을 맞춘 김혜수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조춘자(김혜수 분)가 권 상사를 보고 떨잖아요. 선배님의 리액션이 있었기에 제가 강렬하게 보일 수 있었어요"라며 "선배님들이 계속 칭찬해 주셨어요. 예뻐해 주시니까 더 잘 해내고 싶었죠. 선배님들이 절 키우셨어요. 주인공은 공기와 같아요. 없어져 봐야 소중함을 알거든요. 모든 캐릭터가 잘 보였다면 그건 공기가 좋았기 때문이죠"라고 훈훈함을 안겼다.

상대 배우와 호흡부터 류승완 감독의 애정 가득한 시선 등이 없었다면 이토록 매력적인 캐릭터가 탄생하지 않았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연기한 조인성의 열연도 결코 빼고 논할 수 없다. 그의 활약을 본 취재진은 끊임없이 좋은 반응을 보였고, 이를 들은 조인성은 "부모님의 도움을 받은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다가 '기분 좋게 나이 들어가는 것'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젊었을 때 했다면 더 잘생기게 나올 수 있지만, 매력은 달랐을 것 같아요. 지구상에 잘생긴 배우는 많지만 매력은 여러 의미가 깃들죠. 나이를 먹는 것에 거부감이 들어요. 마냥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 없지만, 지금이 좋은지 분명 알아야 하는 것 같아요. 더 늙으면 분명 지금이 좋을 테니까요."

조인성은 '밀수'에 이어 디즈니+ '무빙'과 tvN '어쩌다 사장3'로 대중들과 꾸준히 소통할 예정이다. /아이오케이컴퍼니
그 어느 때보다 꽉 찬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조인성이다. '밀수'를 시작으로, 8월 9일 공개되는 '무빙'을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난다. 또한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미국으로 무대를 넓힌 tvN '어쩌다 사장3' 출연까지 확정했다. 배우로서 꾸준히 작품을 찍고 있는 만큼, 이미지 소비를 우려해 예능을 고사할 수 있지만 그는 달랐다. 잠시 거리를 두며 관계가 단절되는 시기에 대중과 소통의 중요성을 몸소 느꼈기 때문이다.

"제가 모든 분의 안방을 직접 찾아갈 수 없잖아요(웃음). 코로나19로 세상이 빠르게 변했고, 사람의 관계도 단절됐었죠. 거리 두기로 인해 극장에서 영화를 보지 못했고요. OTT를 찍으면 8개월에서 1년 정도 걸려요. '1년 후 작품으로 찾아뵙겠다'는 말을 하는 데 이게 생각보다 정말 긴 시간이더라고요. 그래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 제일 빠른 예능을 택했죠. 제 이야기보다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어요.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잖아요. 이유 없이 위로를 건네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저도 많이 배웠어요.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시작한 예능이었는데 저도 힐링 받았어요."

하지만 이 같은 행보가 공백에 대한 두려움이나 강박으로 인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조인성은 "예전에 신비주의라는 명목하에 저를 가뒀다면 지금은 1년이나 2년에 한 번 정도는 작품을 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어요. 물론 좋은 작품이 들어와야 할 수 있는 거지만, 어떤 식으로든 찾아뵈어야 제 얼굴을 안 까먹으실 거 아니에요"라고 덧붙였다.

조인성은 흥행 부담에 관해 "촬영 기간이 행복했다면 사실상 완성된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아이오케이컴퍼니
조인성은 '모가디슈'(2021)에 이어 '밀수'로 류승완 감독과 재회했다. 코로나19에도 36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어려운 시기를 함께 이겨낸 두 사람은 이른바 '빅4'로 불리는 올여름 텐트폴 대작 중 첫 주자로 나섰다. 또다시 어려운 시기에 관객들을 찾게 된 조인성은 "저는 왜 그럴까요. 하지만 어렵다고만 생각하면 모든 게 부정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작품 그 자체의 의미를 되새겼다.

"물론 스코어를 부정할 수 없어요. 하지만 결과의 순간은 짧아요. 요즘은 일주일이면 답이 나오죠. 그런데 과정은 최소 6개월 정도에요. 그 기간이 행복했다면 사실상 완성된 게 아닐까요."

변화하는 시대, 흘러가는 시간에 자연스럽게 탑승한 조인성은 진지함과 진중함 속 유머와 위트를 잃지 않으며 답변을 이어갔다. 예정된 인터뷰 시간이 지났지만, 하나의 질문이라도 더 받으려는 그를 보며 얼마나 소통에 진심인지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올해로 데뷔 25주년을 맞이한 배우가 앞으로 보여줄 다채롭고 새로운 행보를 더욱 기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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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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