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 아니다" 극대노한 국민타자 퇴장→필승조 다 쓰고 패패패패, 두산 돌파구 안 보인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4연패 늪에 빠졌다. 11연승을 질주했던 게 언젠가 싶을 정도로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았다.
두산은 2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6-7로 역전패했다. 0-4로 끌려가던 경기를 6-4로 뒤집으면서 대역전 드라마를 쓰고, 3연패에서 탈출하는 듯했는데 필승조 정철원과 홍건희가 차례로 무너지면서 뼈아픈 패배를 떠안았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데뷔 첫 퇴장을 불사할 정도로 승리 의지가 강했다.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5회초 선발투수 김동주가 1사 1, 2루 위기를 만들고 필승조 김명신에게 공을 넘긴 상황. 김명신은 2사 2, 3루까지 버티다 홍창기를 자동고의4구를 거르고 문성주와 승부를 선택했다.
그런데 김명신이 문성주에게 일격을 당했다. 문성주에게 좌전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0-2가 됐다. 여기까지는 두산이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좌익수 김태근의 홈 송구 실책의 나비 효과는 꽤 컸다. 1루주자 홍창기가 김태근의 악송구를 틈타 2루와 3루를 돌아 홈까지 질주했다. 뒤로 빠진 공을 처리하던 포수 양의지는 조금 타이밍이 늦게 홈으로 쇄도하는 홍창기를 태그아웃 시킬 수 있었다.
이때 염경엽 LG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타이밍은 확실히 아웃이었는데, 양의지가 홍창기의 주로를 막았는지 보려는 의도였다. 비디오 판독 결과 아웃이 세이프로 번복됐다. 양의지가 홈플레이트를 막았으니 홈 충돌 방지 규정에 어긋난다는 판정이었다.
이 감독은 이 판정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양의지가 주자의 주로를 막을 목적으로 홈플레이트에 선 게 아니었기 때문. 중계 화면상으로도 자연스러운 태그아웃 과정으로 보였다.
이 감독은 심판진에 "고의로 홈플레이트를 막은 게 아니다. 포구 과정에서 홈플레이트를 막은 것이지 최초에 주로를 막은 게 아니지 않느냐"고 어필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비디오판도 판정 항의 자동 퇴장 규정에 따라 이 감독은 퇴장 조치됐다. 감독 데뷔 첫 퇴장이었다.
감독 퇴장 효과일까. 남은 선수단이 힘을 내서 경기를 뒤집고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는 듯했다. 5회말 곧장 정수빈의 1타점 적시타와 김재환의 2타점 적시타를 묶어 4-3까지 쫓아갔고, 6회말 1사 1, 3루에서는 양찬열이 2루수 땅볼로 1타점을 올려 4-4가 됐다.
8회말에는 LG 투수 함덕주를 두들겨 6-4로 뒤집었다. 선두타자 양석환이 볼넷으로 물꼬를 트고, 강승호가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1타점 적시 3루타를 쳐 5-4가 됐고, 1사 3루에서 대타 허경민이 좌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1타점 적시타로 2점차까지 거리를 벌렸다.
두산은 이미 1이닝을 던진 정철원을 9회초에도 올렸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연패 기간 충분한 휴식을 취한 정철원에게 마무리를 맡기려는 의도였는데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정철원이 선두타자 문보경에게 중월 2루타를 얻어맞으면서 위기에 놓였다. 1사 2루에서 박해민에게 안타를 내줘 1사 1, 3루가 됐고, 1사 1, 3루에서 유격수 김재호의 송구 실책이 나와 3루주자가 득점해 5-6이 됐다.
두산은 급히 마운드를 홍건희로 바꿨고, 이어진 1사 1, 3루에서 홍창기를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울 때 한 점을 더 뺏겨 6-6이 됐다. 홍건희가 연장 10회초 또 선두타자 김현수에게 2루타를 맞고, 1사 3루에서 오지환에게 좌전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면서 두산은 6-7로 패했다.
두산이 자랑하는 필승조는 다 무너졌고, 두산의 실책 2개는 모두 뼈아픈 실점으로 이어졌다. 연패 기간에 나와서는 안 되는 모든 상황이 쏟아져 나왔다.
두산은 30일 잠실 LG전에 브랜든 와델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브랜든은 현재 두산 선발진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브랜든은 5경기에서 3승1패, 31이닝, 평균자책점 0.87로 맹활약 하고 있다. 그러나 브랜든마저 무너지면 두산은 더 헤어나오기 힘든 늪으로 빠져든다. 이 감독의 말처럼 "11연승이 말짱 도루묵"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른 시일 안에 분위기를 바꿔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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