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현장] 10년 패권...美 수영 영웅 러데키, 최초로 세계수영선수권 개인종목 6연패
2013년 세계선수권부터 왕좌 놓치지 않아
“꾸준히 경쟁력 보일 수 있어 무엇보다 감사”
“가장 애착이 가는 종목입니다. 올림픽 첫 금메달도 여기서 땄어요. 가장 좋아하는 종목에서 이렇게 마무리할 수 있어 정말 기쁩니다.”
10년 동안 패권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수영 영웅’ 케이티 러데키(26)가 사상 최초로 세계수영선수권 개인 종목 6연패(連霸)를 달성했다. 남녀부 통틀어 전례가 없던 대기록이다.
러데키는 29일 열린 2023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자유형 800m 결선(일본 마린 메세 후쿠오카홀)에서 8분08초87이라는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 패드를 찍었다. 은메달은 중국의 리빙제(21·8분13초31), 동메달은 호주의 아리안 티트머스(23·8분13초59)가 땄다.
이 종목 세계기록(8분04초79) 보유자이기도 한 러데키는 이날 2위와 5초 가까이 격차를 벌리며 압도적인 페이스로 우승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3년 바르셀로나, 2015년 카잔, 2017년 부다페스트, 2019년 광주, 2022년 부다페스트 대회에 이어 또 한 번 시상대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정상의 공기를 만끽했다.
세계수영선수권에서 한 선수가 개인 종목에서 6연패를 달성한 건 러데키가 남녀를 통틀어 최초다. 이날 스웨덴의 사라 셰스트룀이 여자 접영 50m 5연패를 달성하기는 했지만, 6연패를 이룩한 선수는 러데키 밖에 없다. 러데키는 이미 여자 자유형 1500m에서 5연패를 완성했다.
러데키는 자유형 800m와 인연이 깊다. 그는 15살이던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자유형 800m에서 깜짝 우승하며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2016년 리우 올림픽과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종목 3연패에 성공했다. 좋은 기억이 있는 자유형 800m를 그가 “가장 사랑하는 종목”이라고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 이유다.
아울러 러데키는 이날 세계수영선수권에서만 21번째 금메달을 쓸어 담으며 아티스틱 스위밍의 스베틀라나 로마시나(34·러시아)와 수영 여자 선수 세계선수권 최다 금메달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세계선수권 최다 금메달 획득 기록은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38·미국)가 보유한 26개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러데키는 “멋진 일이다. 세계수영선수권에서 최선을 다해 금메달을 얻으면 뜻깊다”면서 “몇 년 동안 이렇게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보일 수 있는 점에 무엇보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꾸준히 세계적 기량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해선 “나를 몰아붙여야 할 때와 여유로워 할 때의 균형감을 찾은 것 같다”며 “주위에서 돌봐주는 코치와 사람들도 빼놓을 수 없다. 그들은 내가 고삐를 당겨야 할 때와 안 해야 될 때를 가감 없이 말해준다”고 돌아봤다.
이 종목에서 러데키의 왕좌는 어디까지 갈까. 러데키는 “숫자 ‘6′이 얼마나 커질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 당장 다음에 어떤 대회에 나설지조차 현재로서 알 수 없다. 도하 대회 출전에 대해서도 아직 의논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차근차근 한 단계씩 나아갈 것”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코로나라는 변수로 그동안 치르지 못했던 세계선수권을 몰아서 소화하느라 내년 2월엔 당초 2023년에 계획했던 카타르 도하 대회가 막을 올린다. 약 7개월 뒤에 이 숫자는 ‘7′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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