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끝나니 무더위 걱정…‘쪽방촌’ 괭이부리마을의 여름나기

박재우 2023. 7. 29. 21:1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긴 장마 끝에 이렇게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날씨 취약 계층은 더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목욕이나 환기조차도 어려운 비좁은 공간에서 오직 선풍기 한 대로 버티고 있는 '쪽방촌'의 여름나기, 박재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낮 기온 32도, 인천의 유일한 쪽방촌, 괭이부리마을에도 무더위가 시작됐습니다.

침대 하나 겨우 들어가는 이 쪽방에서 50년을 살아온 김정자 할머니, 장맛비로 이달 내내 곰팡이가 피었던 방은 이제 한증막이 됐습니다.

선풍기를 켜 두어도 연신 땀이 흐릅니다.

[김정자/괭이부리마을 주민/77세 : "밖이 너무 더우면 들어와서 저거 하고(선풍기 쐬고) 창문 조금 열어 놓고, 목이 항상 마르고 더우니까."]

땡볕에 외출했다 돌아온 황복현 할아버지는 작은 선풍기 앞으로 달려갑니다.

좁은 쪽방이라 시원하게 등목 한번 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황복현/괭이부리마을 주민/74세 : "세탁기고 뭐고 막 젖어 가면서 씻는 거예요. (좁은 공간에서요?) 그럼 어떻게 해요. 땀은 나지. 덥지."]

쪽방촌 부근, 재개발 예정지에 있는 낡은 여인숙의 사정은 더 열악합니다.

거동이 불편해 무더위쉼터도 못 가고 온종일 골방에서 선풍기에 의지해 더위를 피하는 게 고작입니다.

전기요금 걱정 때문에 에어컨은 설치할 엄두도 못 냅니다.

[최명순/여인숙 거주민/87세 : "에어컨은 못 쓰지요. 전기요금이 많이 나와서. '쪽방(상담소)'에서 달아준다는 데 못 달게 했어요."]

무더위에 지친 쪽방촌 주민들에게 가장 큰 선물은 자원봉사자와 독지가들의 생필품 지원입니다.

[박정숙/인천 쪽방상담소 소장 : "코로나19 이후에 후원이 진짜 많이 줄었어요. 여름에 가장 필요한 것은 생수와 (간편식) 먹거리입니다."]

긴 장마 뒤에 폭염이 찾아오면서 쪽방촌 주민들에게 가혹한 여름나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재웁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박재우 기자 (pjwoo@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