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끝나니 무더위 걱정…‘쪽방촌’ 괭이부리마을의 여름나기
[앵커]
긴 장마 끝에 이렇게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날씨 취약 계층은 더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목욕이나 환기조차도 어려운 비좁은 공간에서 오직 선풍기 한 대로 버티고 있는 '쪽방촌'의 여름나기, 박재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낮 기온 32도, 인천의 유일한 쪽방촌, 괭이부리마을에도 무더위가 시작됐습니다.
침대 하나 겨우 들어가는 이 쪽방에서 50년을 살아온 김정자 할머니, 장맛비로 이달 내내 곰팡이가 피었던 방은 이제 한증막이 됐습니다.
선풍기를 켜 두어도 연신 땀이 흐릅니다.
[김정자/괭이부리마을 주민/77세 : "밖이 너무 더우면 들어와서 저거 하고(선풍기 쐬고) 창문 조금 열어 놓고, 목이 항상 마르고 더우니까."]
땡볕에 외출했다 돌아온 황복현 할아버지는 작은 선풍기 앞으로 달려갑니다.
좁은 쪽방이라 시원하게 등목 한번 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황복현/괭이부리마을 주민/74세 : "세탁기고 뭐고 막 젖어 가면서 씻는 거예요. (좁은 공간에서요?) 그럼 어떻게 해요. 땀은 나지. 덥지."]
쪽방촌 부근, 재개발 예정지에 있는 낡은 여인숙의 사정은 더 열악합니다.
거동이 불편해 무더위쉼터도 못 가고 온종일 골방에서 선풍기에 의지해 더위를 피하는 게 고작입니다.
전기요금 걱정 때문에 에어컨은 설치할 엄두도 못 냅니다.
[최명순/여인숙 거주민/87세 : "에어컨은 못 쓰지요. 전기요금이 많이 나와서. '쪽방(상담소)'에서 달아준다는 데 못 달게 했어요."]
무더위에 지친 쪽방촌 주민들에게 가장 큰 선물은 자원봉사자와 독지가들의 생필품 지원입니다.
[박정숙/인천 쪽방상담소 소장 : "코로나19 이후에 후원이 진짜 많이 줄었어요. 여름에 가장 필요한 것은 생수와 (간편식) 먹거리입니다."]
긴 장마 뒤에 폭염이 찾아오면서 쪽방촌 주민들에게 가혹한 여름나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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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우 기자 (pjw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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