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휘청거려” 놀란 주민들...전북 장수서 3.5규모 지진

초기 규모 4.1이었지만 하향 조정돼
올해 한반도 발생 지진 중 3번째 규모
2년 전에도 인근 장소에서 지진 발생
중대본, 위기경보 ‘경계’ 단계 발령

29일 오후 7시 7분 지진이 발생한 전북 장수군 북쪽 17㎞ 지점. [자료 제공=기상청]

전라북도 장수군에서 규모 3.5의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29일 재난문자를 통해 오후 7시 7분 59초께 전북 장수군 북쪽 17km 지역에서 규모 3.5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행안부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비상 1단계를 가동하고 위기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애초 기상청은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지만 추후 분석을 거쳐 규모 3.5로 하향 조정했다.

진원의 깊이는 6km로 추정된다.

이번 진앙지는 북위 35.80도, 동경 127.53도로 2년 전에 규모 2.7의 지진이 발생한 진앙지와 거의 일치한다. 2021년 2월 6일 오전 4시 40분 3초께 전북 장수군 북쪽 18km 지역에서 진원의 깊이가 5km인 지진이 발생했다. 당시 진앙자는 북위 35.81도, 동경 127.53도였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지진은 자연적으로 발생한 단순 지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위도, 경도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해도 1km 반경으로 조금씩 상이한 위치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진앙지가 유사하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느껴지는 흔들림의 수준을 말하는 계기진도는 전북이 5로 가장 높았다. 대부분 사람이 진동을 느낄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다.

이 외에도 경남·충남·충북에서는 계기진도가 3, 경북·광주·대전·전남에선 2로 나타났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앉아 있는데 엉덩이가 들썩일 정도로 흔들렸다” “몸이 휘청거릴 정도로 진동이 느껴졌다” 등 지진을 느꼈다는 반응이 속속 올라왔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이 29일 정부세종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전북 장수군에 규모 3.5 지진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대처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행정안전부 제공, 연합뉴스]

이번 지진은 올해 한반도와 주변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3번째로 큰 규모로 조사됐다.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3.0 이상 지진은 10건이다.

규모 4.0 이상 지진은 지난 5월 15일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km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에 해당한다. 나머지 9건은 규모 3.0 이상 4.0 미만이었다.

규모 2.0 이상으로 범위를 넓히면 올해 총 59건의 지진이 발생했다.

소방청은 오후 8시 30분 기준으로 지진 관련 유감신고는 총 52건이라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전북 43건, 전남 1건, 충북 1건, 경북 4건, 경남 2건, 부산 1건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아직까지 심각한 피해 신고가 접수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관계부처와 지자체는 긴밀히 협조하고 비상대응체제를 유지하면서 피해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취할 것”을 긴급 지시했다.

한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진 규모가 정정된 것을 두고 비판이 잇달았다.

한 커뮤니티 사용자는 “안전 문자 이슈가 계속해 있었는데 재난 알림은 더 정확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지난 5월 31일 서울시는 행안부와의 소통 오류로 서울지역 경계경보를 발령해 서울시민을 혼란에 빠트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