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케어라더니"...반려견 호텔 맡긴 강아지, 하루만에 숨져

박지혜 2023. 7. 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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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가수 장필순 씨는 제주의 한 반려동물 호텔에 맡긴 자신의 반려견이 하루 만에 숨을 거둔 데 대해 “실수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유기동물 관련 활동을 하며 여러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 중인 장 씨는 29일 오후 SNS를 통해 반려동물 호텔에 맡긴 반려견 ‘까뮈’가 숨졌다는 소식을 들은 상황을 전했다. 까뮈 역시 장 씨가 정착한 제주 거리에서 만난 유기견이었다.

장 씨는 “최소한 일정을 해오던 저였지만, 지난해부터는 공연이 있을 때 (반려견을) 믿고 맡길 곳을 알아보던 중 결정을 하고 집에서 한 시간여의 거리였지만 까뮈, 몽이, 최근엔 새로 입양한 멜로디까지 호텔링을 맡기곤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제가 없으면 불안해 보이던 까뮈는 특히 원장과 사택 침대에서 함께 데리고 자는 시스템은 스페셜 케어를 선택하곤 했고 지난 23일 오후 입실한 까뮈는 다음 날 아침 그곳에서 심한 탈수로 인한 열사병과 같은 증세로 무지개다리를 건넜다”고 덧붙였다.

장 씨는 까뮈의 ‘스페셜 케어’를 위해 추가 금액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씨는 “김해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연락을 받고 앞뒤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 자리에서 바로 제주행 항공편에 올랐다. 무슨 정신으로 까뮈가 있다는 병원으로 운전하고 갔는지… 머릿속은 도저히 모든 것이 현실 같지 않았다”며 “호텔링 업주 측의 늦은 연락으로 저는 저의 아픈 손가락 같았던 까뮈의 마지막조차 함께해주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답답한 차 안에서 수 시간 켄넬에 넣어진 채로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고 두꺼운 솜이불에 사면이 덮인 채 그 어두운 곳에서 목이 타고, 숨이 차고, 불안해하며 고통스럽게, 엄청난 공포 속에서 애타게 저를 찾고 또 찾았을 우리 까뮈를 생각한다”며 “한 생명의 보호자로 그 아이를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에 시도때도없이 울컥울컥 심장이 떨리고 눈물이 쏟아진다”고 호소했다.

가수 장필순 씨와 최근 반려동물 호텔에 맡겼다가 숨을 거둔 반려견 ‘까뮈’(사진=장 씨 인스타그램)
장 씨는 “여러 번 버려진 생명을 입양하고 또 떠나보냈다. 그때마다 익숙해지지 않는 이별의 슬픔과 아픔이 있지만 까뮈는 다르다”며 “믿고 맡긴 반려견 호텔링, 유치원… 이런 시설에서, 그것도 스페셜 케어라는, 그곳에서 소중한 생명 까뮈를 죽음으로 몰아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소중한 저의 까뮈가 겪은 고통 속에서의 죽음… 더는 다른 생명들이 당하지 않길 바라는 간절함으로, 생명을 가벼히 여기는 이들에겐 함부로 자격이 주어지지 않길… 인간의 욕심에 순수한 생명들이 희생돼지 않길…”이라고 강조했다.

장 씨가 언급한 업체 측이 SNS에 올린 사과문 내용에 따르면 까뮈는 지난 23일 오후 5시께부터 위중한 상태에 이른 이튿날 오전 7시 30분 사이 약 6시간 정도 켄넬 안에 있었다.

업체 측은 장 씨가 까뮈를 맡긴 날 오후 6시부터 8시 50분께까지 가족 모임이 있어 까뮈가 있는 켄넬을 차 안에 사실상 방치해 둔 것으로 전해졌다. 차량의 에어컨과 라디오를 틀고 중간마다 까뮈의 상태를 점검했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이후 까뮈를 집으로 데려와 함께 잠을 잤고 이튿날 오전 5시께 배탈이 나서 2시간 20분가량 화장실을 오갔는데, 이 과정에서 밤새 튼 에어컨 때문에 실내 온도가 너무 낮아 까뮈가 감기에 거릴까 봐 에어컨을 끄고 불안해하지 않도록 켄넬 안에 두고 그 위에 사계절용 이불을 덮었다는 것이 업체 측 주장이다.

이후 켄넬 안에 있던 까뮈의 의식이 흐릿해진 것을 발견한 업체 측은 상황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응급처치를 하며 동물병원으로 까뮈를 옮겼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까뮈의 귀에선 열사별의 전형적인 증사인 열꽃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체 측은 까뮈를 차 안에 혼자 두고 식사를 하던 순간에도 장 씨에게 시설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강아지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 여러 장을 휴대전화로 전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체 측은 까뮈가 숨을 거둔 지 며칠이 지난 27일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자신들의 무지와 부주의, 안일한 행동에 까뮈가 죽었다며 시설 내 24시간 상주 의무를 다하지 않은 점, 3시간 가까이 식당에서 식사를 할 때 보호자 동의 없이 켄넬에 있는 까뮈를 차에 홀로 둔 점, 이튿날 새벽 2시간 넘게 화장실을 오간 상황에서 까뮈를 켄넬에 넣어둔 점, 당시 까뮈가 들어간 켄넬에 얇은 이불이 아닌 사계절 이불을 덮은 점 등의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영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29일 현재 업체의 사과문과 SNS 계정은 사라진 상태다.

업체 측은 JIBS에 “저희가 입장을 밝히는 것 또한 보호자님께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죄송하다는 말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 너무 죄송하다”며 “SNS에 저희가 업로드 것은 모두 사실”이라고 말했다.

장씨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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