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G] 민경준 빅픽처 본부장 “e스포츠의 과거와 현재, 미래 공존하는 축제 만들 것”
28일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의 벡스코에서 WCG 2023 부산이 3일간의 축제의 막을 올렸다. 이번 대회는 ‘WCG 글로벌 상설 대회’의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WCG 그랜드 파이널’과 WCG의 최고 라이벌들이 대결하는 ‘WCG Rivals’, ‘에픽 세븐’, ‘원신’,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등 인기 게임들의 PvP 이벤트, 레트로 장터, 코스프레 이벤트 등 게임 팬들을 위한 부대 행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WCG의 이름을 달고 있는 만큼 이번 행사가 e스포츠 국제 대회의 면모를 갖추고 있는 것은 그대로이지만 구성 내용이나 방향성은 분명 12년 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WCG 2023 부산은 어떠한 WCG의 미래를 그리고 있을지에 대해 행사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는 빅픽처인터렉티브(이하 빅픽처)의 민경준 본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국내 종합 e스포츠 전문 기업 빅픽처에서 WCG 사업부와 방송 제작 본부 본부장을 맡고 있다. 지상파 예능, 교양 방송 연출을 시작으로 다양한 방송 제작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왔고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e스포츠 방송 제작 및 글로벌 프로젝트 등을 진행해왔다. WCG 사업부에서는 그간의 방송 제작 사업과 글로벌 e스포츠 프로젝트 경험을 바탕으로 WCG 대회 기획 및 방송, 행사 제작 전반에 걸쳐 총괄 책임자의 역할로 함께하고 있다.
이번 WCG 2023 부산이 어떤 대회인지 소개한다면?
WCG는 2000년부터 시작해 20년을 훌쩍 넘은 e스포츠에 있어 전통적인 브랜드 중 하나다. 과거의 WCG는 스포츠 대회적인 면에 집중하며 ‘보는 행사’로 즐거움을 줬는데, 이번에 저희가 준비하는 WCG는 게임 팬들이 원하는 e스포츠 콘텐츠를 즐겁게 체험하는 것에 고민했고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도전을 준비해 왔다. 가장 중요한 고민은 게임을 사랑하는 20대부터 30대 연령층을 위해 어떤 것을 해야 하나에 대한 부분으로 쉽고 가깝게 다가갈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우선 전통적인 브랜드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유저들을 위한 축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으며, 그들에게 소통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인플루언서들도 초청했다. 물론 전통적인 부분 역시 유지하기 위해 ‘클래시 로얄’, ‘하스스톤’, ‘모바일 레전드: 뱅뱅’ 등의 그랜드 파이널을 통해 정통성을 지키는 상징적인 대회로 소개할 수 있을 것이다.
WCG가 2011년에 이어 약 12년 만에 부산으로 돌아오게 됐다. 부산이라는 도시에서 새로운 시작을 알리게 된 것에 대해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고 있나?
12년 만에 부산에 WCG가 돌아온 것에 감회가 새롭다. 12년 전이면 저도 TV에서 WCG를 보던 세대인대, 글로벌 대회로써 많은 국가에서 진행한 대회를 부산서 개최한 것은 빅픽처가 국내 e스포츠 기업이고 WCG를 마지막으로 개최했던 국내 도시인 부산을 새로운 시작점으로 삼았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새롭게 도전에 나서는 빅픽처의 모습과 부산에서 원하는 부분도 잘 맞았고 새롭게 단장한, 도전하는 WCG가 다시 한 번 부산에서 열린다는 것이 좋은 스토리텔링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다면 새로운 WCG의 콘셉트는 무엇이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들은 무엇인가?
우선 과거부터 이어진 WCG의 슬로건 ‘BEYOND THE GAME’을 보여주고 싶었다. WCG가 3번 정도 변화가 있었는데, 먼저 저희가 작년부터 시행해온 개방적인 e스포츠 플랫폼을 첫 번째 변화로 삼고 2022년부터 상설 토너먼트를 개최하며 전세계 게이머들이 함께 대결하고 경쟁하는 콘텐츠를 만들었다. 대략적 수치로 5,600여 명이 저희 플랫폼서 함께 게임을 치렀다. 두번째는 협업 파트너의 모델로 발로란트 챌린저스 코리아를 통해 기존 WCG에서 볼 수 없는 모델을 만들고자 했다. 이를 위해 게임사와 협업했고, 새로운 콜라보 형식을 우리의 좋은 모델로 만들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항상 WCG를 보는 것에 집중하는 행사에서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에 가깝도록 변화하려고 노력했다.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서 가장 도전이었던 부분은 무엇이며, 이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어떠한 성과를 얻었나?
저희 회사는 게이머의 삶을 더욱 행복하게 하는 것을 슬로건으로 삼고 있으며 원론적인 부분에서 게이머들을 어떻게 우리 행사를 통해 행복하게 할지에 대해 고민했다. 이에 과거의 e스포츠 올림픽의 성향이 강했던 브랜드를 유지하면서 유저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요소들을 만들었으며, 과연 팬 분들이 좋아해 주실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다행히 많은 협력사 분들께서 저희 회사의 도전 정신에 공감해주셔서 함께 준비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다시 한 번 달릴 수 있다는 점에서 함께 해주신 MCN, 게임사 분들과 새로운 협력 관계를 이끌어낸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WCG 2023 부산은 e스포츠 중심의 행사로 거듭났고 부산광역시는 게임 메카로 성장한 만큼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게 되어 너무 좋다. 부산시와 진흥원 분들도 2011년 대회의 좋은 기억을 가지고 계셨기에 다시 한 번 WCG를 개최하고 싶다는 부탁을 좋게 봐주시며 이야기가 시작됐고 실질적인 도움도 많이 받았다. 대회 종료 후 부산시 측에서 주시는 피드백도 수용할 생각이며, 인연이 이어진다면 부산서 열리는 최대 e스포츠 페스티벌의 입지도 희망하고 있다.
세 곳의 무대를 중심으로 설명하자면 W 스테이지에서는 ‘원신’의 ‘일곱 성인의 소환’ TCG 국제 대항전이 흥미로운 방식이어서 팬 분들이 좋아하실 것 같다는 생각에 기대가 높다. C 스테이지에서 열리는 한-중 라이벌전은 저희가 야심차게 준비한 ‘라이벌즈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준비된 것으로 앞으로 이 프로젝트를 장기 콘텐츠로 이어갈 수 있을지를 가늠할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될 것 같다. 또한 G 스테이지에서는 ‘클래시 로얄’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원래 없던 관객석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 외에도 ‘에픽 세븐’으로 대표할 수 있는 서브컬처 장르의 PvP 역시 e스포츠의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을 것 같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반면 과거의 WCG를 기억하는 팬들을 위한 부분, 즉 ‘과거와의 접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그리고 그랜드 파이널 종목의 수가 적고 특정 지역에 집중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하는 의견이 있었는데?
과거의 WCG를 기억하시는 팬들에 대해서는 현재 접점을 만들고 스토리를 쌓고 있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 ‘라이벌즈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예전의 레전드나 라이벌 관계를 초청해서 경쟁하는 구도를 선보였다. 당연히 23년의 전통과 브랜드의 가치는 소중하다 생각하기에 팬 중심의 행사로 발전시키더라도 예전의 스토리를 버리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종목이 한정된 점은 처음부터 대규모로 시행하기에는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점들이 많아 여러 토끼를 노리려다 다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준비하는 개념으로 지역에 한정을 둔 것이 맞다.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e스포츠의 내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과 ‘모바일 레전드: 뱅뱅’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랜드 파이널 종목으로 선정했다. 그 외의 종목들은 보편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선정했으며, 앞으로 종목은 협의를 통해 조금씩 늘려갈 생각이다.
WCG가 앞으로 e스포츠 팬들에게 어떠한 행사로 기억되길 바라나?
WCG를 인터넷에 찾아보거나 주변의 20대 분들께 질문했을 때 ‘과거의 대회’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저희는 잠시 멈춰있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 꾸준히 이어지는 축제로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지스타가 매년 열리듯 저희도 어느 한 시기에 매년 유저들에게 즐거움과 좋은 추억을 줄 수 있는 대회로 자리잡고 발전하게 되길 기대한다.
이번 WCG 2023 부산은 많은 분들의 협력과 도움 아래 빅픽처가 새롭게 도전하는 행사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 많은 분들께서 행사장에 방문하셔서 좋은 추억을 가지고 돌아가셨으면 한다. 행사장을 돌아보던 중 아기 손을 잡고 행사장을 찾으신 아버지께서 레트로 게임 존에서 함께 게임을 하시는 모습을 봤는데, 그런 모습이 저희가 원하는 모습 중 하나다. 게임 팬들이 행복해하는 행사가 페스티벌로 만든 목적이고, 그런 페스티벌에서 좋은 추억을 드리는 것이 저희의 지향점이다. 꾸준히 기억되는 e스포츠 행사 WCG의 시작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김형근 noarose@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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