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의 두줄칼럼] [100] 마음 비우기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2023. 7. 29. 17:42
채운 자만이 비울 수 있다
비움은 진정한 채움이다
일찍이 노자는 “있음은 이로움을 위한 것이지만, 없음은 쓸모가 생겨나게 하는 것”이라고 설파했다. 평소 머릿속이 복잡한 사람치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내놓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 텅 비어있는 상태는 삶의 포맷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불가에선 3독(毒), 즉 탐욕·분노·어리석음(貪瞋癡)을 버리고 자신을 비우는 것을 ‘방하착(放下着)’이라고 한다. 법정 스님이 언급한 ‘텅빈 충만’의 신묘한 경지가 이것이다.
작금의 혼탁한 세상에선 특히 일상에서의 공(空)의 체험이 중요하다. 새 또한 높이 날기 위해 뼛속까지도 비워야 하는데 이 상태가 ‘골공(骨空)’이다. 과연 비움은 채움을 위함이요, 채움은 나눔을 위한 것이리라.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원래 휴가(vacation)란 한마디로 ‘비우는(vacant)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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