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째 거리로 나온 교사들…"아동학대 처벌법 개정해야"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교사들이 2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사거리 인근에서 열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집회에 참석해 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극단적 선택을 한 서이초등학교 교사를 추모하기 위한 전국 전·현직 교사들의 집회가 2주째 열렸습니다.

전국교사모임은 오늘(29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종로구 정부 서울청사 인근에서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집회'를 가졌습니다.

2시간 동안 이어진 집회에는 추모의 뜻을 담아 검은 옷을 입은 교사들이 참여했습니다. 주최 측 추산 3만여 명의 교사가 모였습니다.

교사들은 '교사의 교육권을 보장하라', '안전한 교육환경을 조성하라'는 피켓을 들고 아동학대 처벌법 개정과 정상적인 교육환경 조성 등을 요구했습니다. 교사들은 "아동학대 처벌 사례를 무서워하게 되면서 교사의 생활지도 범위는 점점 좁아지고 교사의 생활지도권과 교육권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동의 권리는 존중되면서도 교사의 생활지도권과 교육권이 상위법인 아동학대처벌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개선해야 한다"며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을 촉구했습니다.

또 교육 당국을 향해서는 교권침해의 원인을 제대로 진단하고 처방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교사들은 "교원 연수나 교직원 심리 정서 지원 등은 모두 현장에 대한 이해 없이 세운 모호하고 실효성 없는 방안들"이라고 비판하며 "교사의 교육권이 보장된 교육현장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교사들이 2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사거리 인근에서 열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집회에 참석해 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집회에서 발언에 나선 21년 차 초등 교사는 "지난해 반 친구를 때리는 학생의 문제행동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학생에게 공포심과 모욕감을 줬다는 이유로 아동학대 교사가 됐다"면서 "학대를 저지르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 1년을 싸워야 했다"고 했습니다. 그는 이어 "옳은 것을 가르치는 데 대단한 용기를 내어야 하는 이 상황이 정상이냐"고 물으며 "교사에게 마음 놓고 소신 있게 바른 것을 가르칠 권리를 보장해달라"고 강조했습니다.

교사들은 성명문을 통해 "동료들에게 '오래 일하려면 혼내지 말라, 꼭 해야 하는 것 아니면 굳이 하지 마라'는 못난 조언을 건네는 상황과, 열정적인 동료 선생님을 보면 응원보다 염려가 앞서는 현실이 슬프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집회는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을 비난하기 위한 집회가 아니다"라며 "가르치고 싶은 교사, 배우고 싶은 학생들에게 정상적인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집회에서는 서울교육대학교 교수 102명도 공동성명문을 내고 "서이초 교사 죽음에 관한 진상을 철저히 조명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어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은 학교를 대상으로 제기되는 비정상적인 민원들을 교육활동 침해 행위로 명확히 규정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해달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