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 대통령, 차남 혼외자 손녀로 공식 인정

바이든 7번째 손주로
보수진영 비판 의식한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연합]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차남인 헌터 바이든(53)의 혼외자를 손주로 공식 인정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이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 아들 헌터와 네이비(혼외 손녀)의 어머니 룬던은 앞으로 그들 딸의 사생활을 최대한 보호하면서 딸에게 최선의 이익이 되는 관계를 조성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이건 정치적 이슈가 아닌 가족 문제"라며 "(부인인) 질과 저는 네이비를 포함한 모든 손주에게 최선인 것만 원한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같은 성명을 낸 데는 '가정적인 남성'(family man) 이미지를 내세우면서도 정작 혼외 손주는 나 몰라라 한다는 공화당의 비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는 2018년 전직 성인클럽 댄서인 룬던 로버츠와의 사이에서 딸 네이비를 낳았다. 바이든의 7번째 손주인 셈이다.

헌터는 친자 관계를 부인하다가 2019년 법원에서 아기의 생물학적 아버지라는 결론을 내리자 이듬해 초 양육비 지원에 잠정 합의했다. 다만 소송을 통해 성(姓)은 물려주지 않기로 해 네이비는 모친의 성인 로버츠를 따른다.

앞서 헌터 바이든은 2021년 회고록에서 룬던과의 만남은 "기억이 없다"고 주장했고, 바이든 대통령 역시 "손주는 6명"이라며 네이비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아 왔다.

보수진영에서는 바이든 부자의 입장을 두고 바이든이 헌터의 혼외 자녀와 그 모친을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로나 맥대니얼 공화당 의장은 이달 초 트위터에 "바이든이 자기 손녀를 인정하지 않는 건 혐오스럽고 가슴 아픈 일"이라며 "바이든은 연민이 없다"고 썼다.

따라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에 네이비를 정식 손녀로 인정한 것도 이런 외부 압박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WSJ에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아이에 관해서는 헌터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터는 젊을 때부터 술과 마약, 여자 문제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지난달에도 탈세 혐의 등으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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