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요, 하고 싶은 플레이 하겠습니다"

(MHN스포츠 구미, 권수연 기자) "처음에는 (이윤정)언니가 이렇게까지 부상이 길어질 줄 몰라서..."

29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 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1일 차 조별예선전에서 한국도로공사가 페퍼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1(25-17, 21-25, 25-23, 25-22)로 꺾으며 컵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도로공사는 주전 세터 이윤정의 부상 공백에 이어 미들블로커 최가은의 발목 부상을 겪으며 전력에 공백이 생겼다. 그러나 수비집중력이 끈끈했고 전년도 MIP 김세인(20득점, 공격성공률 45.24%)의 공수 맹활약으로 첫 승을 움켜쥐었다.

특히 백업세터 안예림이 이번 컵대회를 홀로 이끌어가야 한다. 본인의 기량을 펼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지만, 반면 부담스러운 독무대이기도 하다.

경기 후 수훈선수로 만난 안예림은 이 상황에 대해 "처음에는 (이윤정)언니가 이렇게까지 부상이 길어질 줄 몰라 별 생각이 없었다"며 머쓱하게 웃음지었다.

이어 "토스가 한쪽으로 쏠린다는 지적을 엄청 받아서 고쳐보려고 다양한 분배를 시도했었다. 초반엔 운영이 잘 된 것 같은데 뒤에 쫓긴다고 생각이 들어서 앞쪽으로 자꾸 쓰는 버릇이 나왔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경기에서 강스파이크와 플라잉 디그 등 온 몸을 던진 김세인은 의외로 본인의 경기에 대해 박한 평을 내렸다. 그는 "생각했던만큼 기량이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며 "블로킹을 이용한 멀리 쳐내기 등 각을 만들어서 하는 공격이 잘 안돼서 아쉽다. 생각이 너무 많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령탑 김종민 감독은 앞선 인터뷰를 통해 "(안예림이)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부담감을 느낀 것 같다"고 짚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안예림은 "사실 지난 시즌을 준비하면서 한번 무너지기 시작하니 (리듬을) 찾아내기가 너무 힘들었다"며 "(올 시즌 들어가기 전에) 그냥 다 버리고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처음부터 다시 (하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남은 경기, 길게는 일주일 간 안예림의 운영에 모든 것이 달렸다.

안예림은 "하다보면 실수가 나오는데, 실수를 해도 내가 빠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해보고 싶은걸 다 해볼 수 있기도 하다. 감독님도 자신있게 하고 싶은걸 해보라고 하셨다. 하고싶은 플레이를 마음껏 펼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도로공사는 오는 31일, 오후 7시 KGC인삼공사와 대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