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사건 본질 조작, 학교는 사건 핵심 은폐” 비판...서이초 교사 유족

극단적 선택을 한 서이초 교사를 추모하는 메시지들이 학교에 붙어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의 유족 측은 29일 "경찰은 사건 본질을 조작했고 학교에서는 사건의 핵심 내용을 은폐했다"면서 "명백한 범죄행위이며 관계기관에서는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유족 측은 "왜 경찰은 학교에서의 본질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개인 신상 문제로 방향을 몰아 언론사 등에 흘렸는가"라면서 "(경찰은) 심지어 유족들에게도 개인 신상 문제로 몰아 유족의 판단을 흐리게 했다"고 말했다.

최근 이 교사가 사망 직전 학부모 민원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학교에 상담을 요청한 사실이 드러났다.

숨진 교사의 부모님들은 경찰의 말에 심리적으로 위축됐었다고 유족 측은 전했다.

유족 측은 이어 학교 측이 사건의 핵심인 이른바 '연필 사건'을 누락하면서 입장문을 낸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유족 측은 "학교는 20일 두 번에 걸쳐 입장문을 내면서 두 번째 입장문에서는 왜 핵심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연필 사건'을 누락시켰는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2일 고인의 학급에서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그은 사건이 있었는데 이와 관련해 학부모의 민원이 있었다. 이런 일이 드러나자 학교 측은 지난 20일 "학생 간 사안은 학교의 지원으로 발생 다음 날 마무리됐다"는 내용을 포함한 입장문을 썼다가 해당 내용만 지워 발송한 바 있다.

국민의힘 정경희 의원실에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인은 이 사건과 관련해 이달 2차례 상담을 요청하면서 괴로움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대성기자 kdsung@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