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특수교사 고발’, 의협前회장 “특수아동들 미래에 악영향” 비판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 페이스북에서 밝혀

웹툰작가 주호민 씨. /인스타그램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자기 아들을 가르치던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한 웹툰작가 주호민 씨 사건과 관련해 “특수아동의 미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의료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부모 된 마음으로 주호민씨 행동이 이해되는 부분이 있으나 결과적으로 다른 특수아동들 미래에 악영향을 준 것임은 틀림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노 전 회장은 두 가지 점을 문제로 짚었다. 그는 ‘녹취’를 언급하며 “앞으로 주씨의 아들을 담당할 모든 교사들은 항상 주씨의 아들이 녹음기를 소지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했다. 또 ‘면담을 건너뛴 고소’라면서 “면담을 건너뛴 고소로 인해 특수아동을 담당하는 교사들은 이번에 피소된 교사에 대해 동질감을 느끼고 나의 일로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교사도 전문직이지만 특수교사는 그중에서도 더 깊은 전문성을 가진 직업인”이라며 “전문성이 위축될 때 전문가는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없다.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주호민 부부, 특수학교 교사 고소, 무슨 일?

최근 주 씨 부부가 경기도 용인시 한 초등학교에서 자신의 아이를 가르치던 특수교사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해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주 씨의 아들 B군은 동급생 앞에서 신체를 노출하는 등 돌발행동을 해 통합학급(일반 학생과 함께 수업받는 학습)에서 특수학급으로 분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주 씨 부부가 B군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고 등교시켰고, A씨가 부적절한 발언을 한 정황이 있었다며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 씨는 지난 26일 밤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입장문을 올리고 “녹음에는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있었다”면서 “(돌발행동이) 본인의 수업 시간 중에 발생한 일이 아님에도 우리 아이에게 매우 적절치 않은 언행을 했고, 이는 명백한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관적 판단이 아닌 객관적 관점에서 문제가 있는지를 판단하고자 외부 자문을 구했다”면서 “교사를 교체하는 건 사법기관의 수사 결과에 따라서만 조치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게 돼 고민 끝에 (교사를) 경찰에 신고하게 됐다”고 했다.

주 작가는 “아이가 친구들에게 돌발행동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도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며 “적극적으로 필요한 교육을 하고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해당 교사의 직무가 정지돼 다른 학부모들에게 큰 고충을 드리게 돼 괴로운 마음”이라며 “현재 관련 사안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교사의 행위가 정당한 훈육이었는지, 발달장애 아동에 대한 학대였는지 여부는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했다.

◇교사, 경위서에서 “학대 의도 아니라 단호한 어조로 지도”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A씨가 작성한 경위서도 공개됐다. 경위서에 따르면 B군의 돌발행동 후 피해 학생 부모는 애초 B군의 강제 전학과 분리 조치를 원했지만, 해당 조치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어 통합시간을 최대한 줄여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특수 교사의 지원 시간을 최대한 B군에게 배정하고 전교생 대상 성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자는 방안을 채택했고, 해당 학교폭력 사건은 종료됐다.

녹취된 날은 지난해 9월 13일로 받침이 들어간 받아쓰기 급수 교재 10문장 중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라는 표현을 이해시키기 위해 ‘수업 중 피해 학생에게 바지를 내린 행동이 고약한 행동이다’라고 설명했다고 A씨는 밝혔다.

또 기소 내용에 대해서는 “녹취가 됐던 날에 B군은 특수 학급 수업 시간에 앞 강당에서 나는 음악 소리를 듣고 수업 중에 교실 밖으로 자꾸 나가려고 했다. 특수교사는 그런 B군을 나가지 못하게 막으면서 수업 중 교실을 나갈 수 없음을 반복적으로 인지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교실 밖으로 뛰쳐나가려는 학생의 행동을 제지하기 위해 단호한 어조로 나갈 수 없음을 이야기했다”며 “학생에게 안됨을 이야기하기 위해 다소 부정적인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검찰에 기소됐다”고 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교실로 가려는 학생을 말리면서 반복적으로 학생에게 단호한 어조로 말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학대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어떻게든 학생의 교출(무단이탈)을 막아 학교 폭력으로 인한 2차 피해를 막고 싶어서 한 행동이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