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증감 사이클에 주목하면 부동산 성공 투자가 보인다

이광수 부동산 애널리스트(전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위원) 2023. 7. 2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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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시장 상·하락 기대감과 시장은 따로 움직여

(시사저널=이광수 부동산 애널리스트(전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위원))

투자할 때 사람들은 질문한다. "5년 후 어떻게 변할까요?" "10년이 지나면 무엇이 바뀔까요?" 투자에서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그러나 답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 한 치 앞도 알기 어려운데 5년 후, 10년 후 세상의 변화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반면, 투자를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질문은 달라질 수 있다. 불확실성에 대응할 때는 변화하는 것보다 변하지 않을 것은 무엇인지 아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변하지 않는 것을 찾는 것이 변화하는 것을 찾는 것보다 불확실성이 적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산시장에서 절대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자산시장에서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 사실은 항상 변화한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다. 변화는 항상 일어났고,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미신은 존재한다.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는 믿음이다. 부동산에서도 굳건한 신뢰(?)가 존재한다. '집값은 빠지지 않는다.'

올해 상반기 하락하던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이후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매물 증가, 2010년부터 4년간 집값 하락 불러

연도별 서울 아파트 가격 변동과 거래량 증감률을 보면, 아파트 가격이 상승한 연도가 많았으나 하락한 기간도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 동안 서울 아파트 가격은 하락했다.

불과 10년 전이다. 그렇다면 아파트 가격은 오르기만 한다는 미신(?)을 거두어야 한다. 반면 자산시장에서 더욱 중요한 건 변화 자체보다 원인이다. 가격이 왜 하락했는지 이유를 찾아야 한다. 하락한 이유를 살펴보면 수요 감소와 공급 증가였다. 공급 증가는 집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파트를 팔려고 시장에 내놓는 매도 물량이다.

과거 집값 하락 이유가 공급 증가, 즉 매도 물량 증가가 원인이었다는 것을 살펴봐야 한다. 집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팔면 집값 하락의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최근 아파트 매도 물량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올해 7월25일 기준 아파트 인터넷 매물 현황을 보면, 지난 1월 대비 서울 아파트 매도 물량은 33.6%, 경기도 15.3%, 부산 17%, 인천 13.7% 증가했다.

매도 물량 증가는 아파트 가격 하락의 이유가 될 수 있다. 매도 물량은 집값 변동의 중요한 원인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매도 물량이 집값 하락뿐만 아니라 상승 이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집값 상승률이 높았던 2021년을 보면 흥미롭다. 2021년에는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16.4%에 달했다. 반면 거래량은 78% 감소했다. 가격이 상승할 때 거래량이 감소했다면 시장 변동 원인은 공급 감소, 즉 매물 감소에 있다.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매도 물량 변동이 가격 변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는 또 한 가지 이유가 있다. 매도 물량이 시장 변곡점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매도 물량 감소로 집값 상승이 높았던 2021년 이후 집값은 하락했다. 즉, 매도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 폭이 커진 이후 가격은 하락했다. 반대도 유사하다. 매도 물량이 증가해 가격 하락이 이뤄졌던 2013년 이후 가격은 반대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매도 물량이 증가한 이후 시장이 달라졌다.

매도 물량이 감소하거나 증가해 시장의 변화가 커지면 이후 부동산 시장이 변곡점을 맞이하고 변화가 달라지는 점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매도 물량은 왜 변화할까.

매도 물량 감소는 집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안 판다는 뜻이다. 집을 팔지 않는 이유는 집값 상승 기대감이 높아질 때다.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질수록 집을 팔 이유는 없다. 반면, 보유하고 있는 집을 파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를 때와는 반대로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질수록 집을 파는 사람이 늘어난다.

그러나 시장 변화는 기대감과는 다르게 일어난다. 상승 기대감이 클수록 이후 아파트 가격은 하락했다. 반면,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질수록 반대로 실제 아파트 가격은 회복하고 상승했다. 시장 참여자의 기대처럼 실제 시장은 움직이지 않았다. 시장의 변화를 기대와는 다르게 판단해야 할 이유다.

부동산 가격, 저점 찍고 반등하나

올해 상반기 하락하던 집값이 상승하면서 이후 가격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과연 기대처럼 한국 부동산 시장은 바닥을 찍고 상승할 수 있을까. 기대와 다르게 집을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매도 물량을 조금씩 더 증가시키고 있다. 과거 경험을 보면 매도 물량이 증가한 이후 가격 하락 폭이 커지고 시장 참여자들의 가격 하락 우려가 다시 확대될 수 있다.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없어질수록 시장은 이후 또 다른 변화를 준비할 것이다.

자산 가격은 계속 오르지 않고, 계속 떨어지지 않는다. 자산시장에서 변화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너무나 큰 손실을 통해 깨닫게 될 가능성이 크다. 모든 것을 꼭 경험해 봐야 아는 것은 아니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변화한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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