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글에 '좋아요' 눌렀다가 봉변당한 황석희…"양쪽 다 위로하고 싶은 마음" [MD이슈]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웹툰작가 주호민이 자폐 성향이 있는 아들을 가르치던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한 사실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영화 '데드풀', '서치', '보헤미안 랩소디' 등을 번역한 유명 번역가 황석희가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다가 봉변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황석희는 29일 "큰 의미 없는 좋아요 하나까지 검열당하는 불쾌감과는 별개로 쉽게 오고 쉽게 가는 온라인 인연임에도 마지막 인사의 공손함을 잊지 않는 분들이 계셔서 오히려 그때마다 그릇이 좁아터진 저를 돌아보게 된다"라며 "안 그래도 시끄러운 이야기에 저까지 말을 얹는 건 주제넘은 일 같다. 굳이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팔로우를 끊는다는 말을 전하는 분들이 계셔서 저도 그중 한 분에게 건넨 작별 인사로 답을 대신한다. 평온하고 고운 밤 보내시기를"란 글을 적었다. 주호민의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는 이유로 비난의 글을 남긴 네티즌에게 보내는 메시지였다.
함께 공개한 글을 통해 황석희는 "그냥 팔로우를 끊어도 되셨을 텐데 굳이 이야기를 남겨 주셨다는 건 애정이 있으셨다는 뜻이셨을 것"이라면서 "명백하게 쓴 것 같은 글에도 필자밖에 모르는 수많은 행간이 존재할진대 그깟 좋아요 하나엔 얼마나 많을까. 그것들에 일일이 오해를 받고 자기 검열로 이어지는 건 사실 유쾌한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일일이 내 행동을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도 구차하다"고 밝혔다.
이어 "주작가님 일이야 양측 관계자들이 제일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테고 각자의 입장만 인터넷에서 소모되는 마당에 저 같은 제3자들이 알면 얼마나 알겠냐"면서 "이럴 땐 그런 생각도 든다. 가해자로 지목된 선생님이 인스타를 하셔서 그분 글에도 그깟 좋아요 하나 눌러드려야 그제야 쓸데없는 오해를 안 받으려나 하는"이라고 심경을 드러냈다.
또 "자식 가진 부모로서도, 교사를 응원하는 입장에서도 아무것도 모르는 지금은 양쪽 다 위로하고 싶은 마음이다. 온라인상에서야 이미 팩트가 다 나왔고 판결이 끝난 것 같지만, 사실상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은 너무나도 피상적인 것들에 불과하다"면서 "그럴 땐 판단을 보류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다. 그저 주작가님 주변인들은 주작가님을, 선생님 주변인들은 선생님을, 각자 자기 주위에 있는 지인을 토닥일 뿐이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지금은 주작가님도 선생님도 거의 지옥 바닥에 계실 텐데 여론 재판이 시작된 이상 양측 다 상처 없이 끝나긴 글렀다"면서 "그래도 폭풍이 끝날 때까지 서로 크게 다치지 않기만 바랄 뿐이다. 다시 한번 성의 있는 인사에 감사드린다. 기회가 된다면 또 좋은 곳에서 뵙겠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주호민이 자폐 성향이 있는 아들을 가르치던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주호민은 "(수업 시간) 녹음에는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 있었다"며 "우리 아이에게 매우 적절치 않은 언행을 했으며 이는 명백히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서적 아동학대의 경우 교육청 자체적으로 판단해 교사를 교체하기가 어려우며 사법기관의 수사 결과에 따라서만 조치가 가능하다"며 "고민 끝에 경찰에 신고하게 됐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세상을 떠난 뒤 교권 침해행위에 대한 주목도가 커진 상황에서 이 같은 아동학대 신고가 무리한 행동이 아니었냐는 논란도 거센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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