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이자 VS 9% 배당…은행에 예금말고 금융주 사볼까

한우람 기자(lamus@mk.co.kr) 2023. 7. 2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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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지주사 시가배당률 최대 연 9%
원금 찾을 일 없이 이자만 챙기고 싶을때 제격
급전 필요할 때 주가 떨어지면 낭패
10년 이상 자금 묻어둘 ‘각오’ 필요

은행 예금 금리가 제법 올랐다곤 하지만, 은행을 통해 보다 많은 ‘이자’를 받는 방법이 있다. 바로 은행이나 은행을 자회사로 둔 상장 금융사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이익 규모 대비 주가는 저평가되고, 배당은 많다보니 투자 원금 대비 짭짤한 배당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다만 주가 변동에 따른 원금 손실 위험이 있기 때문에 10년 이상 장기 투자자에게나 적합한 방식이라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29일 매일경제가 상장사인 KB 신한 하나 우리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와 IBK기업은행의 연간 시가 배당 수익률을 조사해보니 5.77%(KB금융)~9.84%(우리금융)에 달했다. 시가는 지난 27일 종가를 기준으로 했으며 배당금은 지난해 총 배당금으로 산정했다. 반면 국내 4대 은행 별 1년 만기 정기예금 대표 상품 금리(지난달 실제 취급 평균 금리 기준)는 3.57~3.71%에 머무르고 있다.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보다 은행의 주주가 돼 배당금을 받는 것이 훨씬 이득인 것이다.

은행 정기예금보다 높은 배당수익
국내 은행 계열 금융지주들은 최근 배당금을 늘리고 있다. 4대 금융지주와 IBK기업은행은 배당성향을 매해 26% 안팎으로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다. 전체 순이익 중 26%를 꼬박꼬박 주주들에게 배당하고 있다는 뜻이다. 금융지주들은 최근 금리 상승 트렌드에 힘입어 매해 사상 최대 이익치를 갱신하고 있다. 배당성향을 일정하게 유지하다보니 주주들에게 돌려줄 배당금도 이에 비례해 늘어난다는 뜻이다.

이익이 늘어나면 통상 주가도 오른다. 배당금을 늘린다고 해도, 주가 역시 오르기 때문에 주가 대비 배당금 비율을 뜻하는 시가 배당 수익률은 그대로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국내 금융사에 강한 손실완충능력을 갖출 것으로 요구하는 등 규제 강도를 높임에 따라 국내 금융지주 주가는 규제 리스크를 반영해 저평가가 심화됐다. 역설적으로 금융주 투자에 따른 시가배당 수익률은 최대 9% 수준까지 튀어오를 수 있었다.

또 이같은 주가 저평가는 금융주 배당 투자 매력을 높였다. 주가가 저평가될 경우 주가가 하방 경직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10년 간 금융주 주가를 보면 현재 4대 금융지주 주가는 10년 래 최저와 최고가 사이 중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대장주인 KB금융의 경우 지난 27일 주가는 5만1100원이다. KB금융의 10년 래 최저가는 2만5850원, 최고가는 6만9200원이다. 금융주 주가가 2020년 코로나19 발발 직후 일제히 최저가를 기록했지만 뛰어난 손실완충능력을 바탕으로 주가는 빠르게 회복됐다.

최근 10년 간 금융주 주가
국내 금융지주들이 사상 최고 수준 이익을 기록하면서도 동시에 사상 최대 규모 충당금도 쌓고 있다. 돈 잘 벌때 곳간을 채워뒀다가, 위기 때 배곯지 않고 버텨낼 체력을 충분히 비축했다는 뜻이다. 금융주 주가가 하락해도, 낙폭이 제한되고 주가 하락 시기가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하지만 하방경직성이 강한 배당주라 할지라도, 주식이라면 모두 가격 변동성에 노출돼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분간 원금을 빼서 쓸 일 없는 장기 여유자금의 경우에는 분명 정기예금 대비 배당 매력이 높다”면서도 “급전이 필요해 주식을 팔아야 하는 시기와, 주가 하락기가 겹칠 경우 원금이 손실날 수 밖에 없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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