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사고, 지자체·관계기관 계속된 경고 무시”…정부, 36명 檢 수사 의뢰
청주시 6명 등 18명 추가 수사 의뢰, 총 36명으로 늘어
지난 15일 24명의 사상자를 낸 충북 청주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는 부실공사와 함께 지방자치단체 및 관계 기관이 계속된 경고를 무시한 결과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자체 관계자 등 모두 36명에 달하는 인원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국무조정실은 28일 지난 17~26일까지 충청북도와 청주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충북경찰청, 충북소방본부 등을 대상으로 감찰 조사를 실시한 결과, 청주시 관계자 6명과 충북소방본부 관계자 5명 등 18명을 대검찰청에 추가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검찰에 수사 의뢰된 사람은 모두 36명으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수사 의뢰한 공직자들과는 별도로 과실이 확인된 5개 기관 공직자 63명에 대해서도 징계 등 조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국무조정실은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기존에 이미 상존했던 선행 요인과 함께 사고 발생 당일의 조치 미흡이 동시에 작용했다고 결론 지었다. 당시 궁평2지하차도 인근의 미호강에서 ‘오송∼청주(2구간) 도로확장공사’를 하면서 미호천교 아래 기존 제방을 무단으로 철거하고 부실한 임시 제방을 쌓은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자체는 사전에 이를 제대로 관리·감독을 하지 못해 미호강이 범람해 지하차도로 일순간에 물이 들어찼다는 것이다.
청주에는 사고 이틀 전인 13일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14일 낮 12시 10분에 호우 경보가 발령됐고, 미호천교 지점은 사고 전날 오후 5시 20분에 이미 홍수주의보가 발령이 난 상태였다. 사고 당일 새벽 4시 10분에는 이보다 한 단계 높은 홍수 경보가 발령됐는데도 지자체나 소방당국 어느 곳도 이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미호강 수위는 사고 2시간 전인 오전 6시 40분에 이미 미호천교 홍수위인 해발 수위 29.02m에 도달해 궁평2지하차도가 통제돼야만 했지만, 통제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임시 제방이 겨우 버티는 상황에서 주민들이 112와 119에 여러 차례 신고를 했지만, 이것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고 1시간여 전인 오전 7시 4분과 7시 58분에 112로 신고가 들어왔고, 7시 51분에는 119로 신고가 접수됐지만 아무도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사고 40분 전인 오전 7시 50분쯤부터 미호천교 부근의 임시 제방에 물이 넘치기 시작했다. 이후 빗물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져 20분 만인 오전 8시 9분께 임시 제방이 붕괴됐다. 이후 18분 후부터 궁평2지하차도에 물이 차기 시작했고, 그로부터 불과 13분 후 지하차도가 완전히 물에 잠기게 됐다. 이번 사고로 14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다쳤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호우경보와 홍수경보가 발령된 비상 상황에서 신고 등 수많은 경고가 있었지만, 여러 기관이 상황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무조정실은 앞서 충북 경찰 6명을 비롯해 충북도·행복청 관계자 등 모두 12명을 대검에 수사 의뢰한 바 있다. 이어 이번에 청주시 관계자 6명과 충북 소방본부 관계자 5명, 미호천교 공사 현장 관계자 2명 등을 추가로 수사 의뢰했다.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청주시는 미호강 범람 위기 상황을 통보받고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고, 충북소방본부는 119 신고가 들어와 현장 요원이 출동해 현장 상황을 보고했는데도 119종합상황실은 인력과 장비를 제때 투입하지 않았다.
사고 전날에도 119상황실에 미호천교 임시 제방과 관련해 신고가 들어왔지만, 다른 유관 기관에 이를 제대로 전파하지 않았다.
국무조정실은 이번 수사의뢰 및 징계요구와는 별도로 직접적 지휘 감독 책임이 있는 관리자에 대해서는 직위해제 등의 인사조치도 하겠다고 밝혔다. 방 실장은 "기관별로 직위해제 등 책임에 상응하는 후속 인사조치를 인사권자에게 건의하거나 지자체장에게 요청할 것"이라며 "재난대응 거버넌스 강화, 지하차도 통제기준 개선, 진입 차단시설 설치 확대 및 의무화, 하천 정비 확대, 산사태 취약지구 관리제도 전면 재검토 등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임대환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용와대 풍수가 답사’ 논란 들끓는데 노무현 정부는 세종시 천도 추진당시 풍수 어떻게 활용?
- 영등포 66곳·미아리 50곳… 아직도 성매매 ‘영업중’
- 수영장서 수영하다 ‘배설’....벌금 143만원에 네티즌들 격분
- “사슴 뛰어다니기도”…‘권상우♥’ 손태영, 美 뉴저지 대저택 공개
- 출장온 현직 지방법원 판사, 평일 낮 강남서 성매매하다 적발
- 심상정, 원희룡 내년 총선 고양갑 출마 가능성에 “어금니 꽉 깨무시라”
- 피 흘리며 쓰러진 아내 보고도 테니스 치러 간 남편…구속영장 반려
- ‘애처가’ 男배우, 19세 연하 여성과 불륜설…“호텔서 하룻밤 보내”
- 우크라, 러 약점 찾았나…남부전선에 아껴온 주력 투입한 이유는?
- 이재은 “노출신多 ‘노랑머리’…살았다 죽었다 하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