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부 사전통보 요청에도 황강댐 무단 방류 정황

2020년 8월 오후 경기도 연천군 군남댐에서 최근 이어진 장맛비와 북한 황강댐의 방류로 홍수를 조절하기 위해 물이 방류되고 있다/사진=뉴스1

북한이 이번 집중호우 시기에도 우리 정부에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황강댐 물을 방류한 정황이 포착됐다.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측은 최근 황강댐의 물을 무단 방류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상업위성 업체 '플래닛랩스(Planet Labs)'가 지난 20일 촬영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북한 황강댐이 일부 수문을 열고 물을 방류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댐에서 쏟아져 나온 물로 발생한 물거품이 포착된 것이다. 이는 한국 정부가 지난 17일 북한에 댐 방류 사전 통보를 거듭 요청한 지 불과 사흘이 지난 시점이었다.

정성학 한국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RFA에 "황강댐 저수지의 물이 만수위에 가까운 듯 하다"며 "당시 수문 개방은 수위 조절을 위한 방류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황강댐은 지난 24일에도 물을 방류했으며, 27일에는 더 많은 수문을 연 모습이 위성사진에 그대로 포착된 것이다.

북한이 황강댐 수문을 개방하면 경기도 연천의 군남댐과 필승교 수위가 큰 영향을 받는다.

2009년 북한이 예고 없이 황강댐 물을 방류해 연천군 주민 6명이 사망한 일이 있었다. 남북은 이를 계기로 2009년 10월 북한이 댐 방류 시 사전 통보하기로 합의했지만 남북관계가 경색된 2010년 이후부터는 이행되고 있지 않다.

2020년 8월에는 황강댐의 무단 방류로 경기도 파주와 연천지역에서 70채 이상의 주택이 침수되고, 141곳의 군사시설과 44곳의 하천이 유실되는 피해가 있었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