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인구 늘리려면 뭐해야 할까요?” 인구 감소 해법 찾으려 직접 나선 동두천 초등학생들
“1학년 학급 수는 줄어드는데, 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지냈던 동네 친구들은 자꾸 왜 옆 도시들로 떠나기만 하는지 고민이 됐어요”
경기 동두천 지행초등학교 5학년 6반 반장인 주이안(11)군은 어느날 이런 궁금증이 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친했던 동네 친구들은 계속해서 바로 옆 도시인 의정부나 양주, 서울 등 주변 지역으로 떠나기만 한 것이다. 지행초에도 학급수에도 인구 감소의 조짐이 보였다. 올해 입학생들부터 반이 6개에서 5개로 줄었다. 지행초는 지역 내에서 인기 있는 학교라 한 학년 당 6학급에, 학급 당 28여 정도 규모를 유지하던 학교였다고 한다. 그런데도 동두천시의 인구가 감소해서 지행초에도 그 여파가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6월 동두천시 인구 9만 선이 깨졌다. 동두천시에 따르면 2008년 이후 15년만에 인구가 9만명선 아래로 내려갔다고 한다. 2016년만 해도 인구 10만을 바라보다가 돌연 인구가 거꾸러진 셈이다. 그렇게 주 군과 6반 학생들은 인구 감소라는 지역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직접 나서게 됐다.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지역 사회의 인구 감소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우리 고장을 살리기 위한 프로젝트’를 두 달에 걸쳐 직접 실행했다. 이 학생들은 “친한 친구들이 왜 전학만 가고, 새로운 친구들이 오지는 않을까”라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이 반의 담임교사 이성강(29)씨는 “사회 교과목에서 인구 문제와 관련해서 토론을 나누는 시간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직접 지역사회에 포스터도 붙이며 홍보 활동도 하고, 설문 조사까지 만들게 됐다”고 했다. 그리고 26명이 지역 사회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그렇게 3모둠으로 짝을 지어 지난 6월부터 ‘우리 고장을 살리기 위한 프로젝트’를 직접 진행했다.
학생들은 지역 주민들에게 동두천에 인구를 늘리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 문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설문지를 만들었다. 설문지에는 ‘고령의 사람들에게 동두천이 살기 편한 곳인가’ ‘동두천에 문화시설이 많은가’ ‘동두천을 떠나거나, 동두천에 사람들이 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적었다.
그렇게 받은 78개의 답변을 바탕으로, 동두천 시장에게 학생들이 직접 지역 사회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동두천 시장에게 손 편지를 쓴 공지유(11)양은 “병원, 강아지들과 산책다닐 수 있는 공원, 도서관 등 사람들이 맘껏 즐길 수 있는 문화 시설들이 많이 생겨서, 사람들이 같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많아지고 떠나질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편지를 쓰게됐다”고 했다.
학생들은 동두천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도 머리를 맞댔다. 동두천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일지 고민한 끝에, 유명한 관광 명소인 소요산이 들어간 티셔츠와 에코백, 메모지, 스티커 등을 직접 만들어 학내에서 판매했다. 실제로 돈을 받고 판매하는 게 아니라 플라스틱 음료수의 병뚜껑을 받았다. 이렇게 동두천을 널리 알리는 제품 등을 판매해 병 뚜껑만 전체 10kg 모였다고 한다.
학생들은 “동두천에 있는 부족한 부분들이 앞으로 하나씩 해결될 테니, 동두천에서 떠나지 말고 조금만 더 있어 달라”고 했다. 강기솔(11)양은 “어쩔 수 없이 동두천을 떠나간 친구들도 있는데, 앞으로 동두천에도 부족했었던 것이나 필요로 하는 시설들이 들어올 테니 아직은 가지 말고 동두천에 더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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