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2023년도 반 이상 지났다...미리보는 2024년 트렌드 키워드

2023. 7. 29. 14: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집의 하이브리드
진화하는 ‘구독’과 ‘재활용’

한 해의 절반이 훌쩍 지나갔다. 이 말은 즉, 벌써 2024년이 성큼 다가왔다는 뜻이다. 내년에는 어떤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키워드들이 주목받을까? 3분기를 맞은 지금, 한번쯤 눈에 담아둘 만한 새로운 키워드 네 가지를 준비했다.
미리 보는 2024 메가 트렌드 4
  • 민주화된 가정 Democratizing Domesticity
  • 혼성화 집 The Hybridized Home
  • 렌탈의 부상 Rise of Rental
  • 순환적 사고 Circular Thinking
※출처: ‘트렌드 바이블(Trend Bible)’
사진 픽사베이
Keyword 1 | 민주화된 가정 Democratizing Domesticity
1인 가구·딩크·셰어하우스...가족을 자신의 선택으로 재구성하다
트렌드 예측과 분석을 주로 하는 ‘트렌드 바이블(Trend Bible)’에 따르면 2024년에는 네 개의 메가 트렌드가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첫 번째가 ‘민주화된 가정(Democratizing Domesticity)’이다. 우린 몇 세대가 함께 거주했던 전통적인 대가족 시대를 거쳐, 베이비붐 세대의 핵가족 시대를 맞이했었다. 한 쌍의 부부에다 자녀가 있는 가정이 대표적인 핵가족 형태였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와 같은 전통적 가족 형태가 궤를 달리하고 있다. ‘트렌드 바이블’의 수석 트렌드 컨설턴트인 케이트 어셔는 “소비자들이 이전과는 달리 생활 환경을 조정하고 있다. 때문에 전통적 생활 방식과 핵가족의 보편화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아마도 이 같은 변화는 현대 사회에서의 평균 생활비가 상승하고, 라이프스타일의 가치를 재평가하는 소비자의 움직임 때문일 것으로 추측된다.
픽사베이
동시에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핵가족 수가 줄어드는 것과 비례해 (현재 평균 3.3인) 가구 구성원 수 역시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미국 통계에 따르면 18%가 핵가족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는 1970년대의 40%에 비해 최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X세대만 하더라도 과거 중고등학교 교육과정 사회 과목에서 학습했던 전통적 가족 개념의 붕괴가 급속도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편부모 가정, 딩크(Double Income No Kids)족 가정 역시 보편화되고 있다. 심지어 새로운 세대가 포기하는 많은 것들 중 결혼 역시 포함된다. 이 탓에 1인 가구수 역시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픽사베이
이제 세대 구성원은 가족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1인 가구는 물론, 일종의 세어 하우스 개념도 생겨났다. 자신의 선택에 의해 재구성된 가족을 ‘트렌드 바이블’은 민주화된 가정이라 칭한다. 과거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결혼이란 관습이 개인의 선택으로 바뀌고 이 탓에 새로운 소비 패턴이 생겨났다는 것.
기업들 역시 혼자 사는 이들, 또는 2인 가구에게 적합한 상품들을 내놓고, 소비자 역시 굳이 전통적 소비 방식을 고수할 이유가 없어졌다. 아마 이와 같은 가정의 구성 방식은 2024년뿐만 아니라 점차 더 확장될 것임이 틀림없다.
Keyword 2 | 혼성화 집 The Hybridized Home
취향과 생활방식에 따른 다기능 집과 제품 출시
내년의 메가 트렌드 키워드로 꼽히는 두 번째는 ‘혼성화 집(The Hybridized Home)’이다. ‘Hybridize’는 ‘잡종의’라는 뜻으로 앞서 민주화된 가정에서 언급되었듯, 현재는 핵가족이 분열해 다양한 가구의 형태가 생겨나는 중이다. 독립한 자녀가 1인 가구를 이룰 수도 있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 및 조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또 다른 형태의 가구도 많아지고 있다. 이는 전통적이지 않은 비전통적 가구 형태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픽사베이
실제 우리들 주변만 둘러보아도 다양한 가구 형태가 존재한다. 어떤 이는 일찍부터 독립하여 혼자만의 가정을 꾸리고 있고, 또 어떤 이는 결혼에 대한 생각은 물론 독립할 의지조차 없이 부모님 집에 얹혀 산다. 또 어떤 이는 취향에 맞는 이들과 함께 하나의 집에 모여 살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 바로 집이 ‘하이브리드’화되고 있는 셈이다.
현재의 비전통적 형태의 집은 다양한 구성원으로 채워진다. 각자의 취향과 생활방식이 다 다르다. 이런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 산다. 그들은 현대 사회에서 개개인 모두가 소비자의 위치를 점한다. 취향 존중과 타협 및 양보가 이루어져야만 공동체로서의 집이 온전히 존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집의 구성원으로서의 개별 소비자들은 가족 구성원을 한 집에 수용하기 위해 생활 공간을 재평가하고 재정의할 필요가 생겼다.
픽사베이
예를 들어 커피만 해도 그렇다. 누군가는 원두를 직접 갈아 드립하여 마시길 원하고, 또 누군가는 머신 및 캡슐 형태의 거피를 좋아할 수도 있다. 원만한 해결책을 찾아야만 한다. 이제 기업은 구성원의 집 재평가에 의해 필요해진 가정용품을 공급할 필요가 생겼다. 한마디로 수많은 취향을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제품군을 내놓아야만 한다는 뜻이다.
심지어 우리가 겪은 팬데믹은 일하는 형식 자체를 바꾸어놓았다. 여기에도 하이브리드된 혹은 원격화된 근무 방식이 생성되었다. 엔데믹 시점에 들어 기존으로 전환된 업무 형태도 많지만 팬데믹 시점의 하이브리드 업무 형태를 영구화한 기업들도 있다. 구성원이 변형되었고, 집이라는 단어에 내재된 의미도 달라졌다.
픽사베이
이제 이 두 가지 요소에 부합하는 다기능 제품들의 인기가 많아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예를 들어 낮에 업무를 보던 책상이 저녁에 식탁으로 기능화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또 업무용 소파로 사용되던 의자가 밤에는 누군가의 침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한 필요성은 향후 몇 년간 증폭될 것이라 전망된다. 집의 용도가 하이브리드화되었다면, 이제 그 집에 자리잡을 제품들도 하이브리드로 전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Keyword 3 | 렌탈의 부상 Rise of Rental
‘소유’에서 ‘임대’와 ‘구독’으로
2024년에도 지속되고 더 확대될 것으로 추정되는 세 번째 메가 트렌드는 ‘렌탈의 부상(Rise of Rental)’이다. 미국의 경우 살 집을 빌린다는 건 학생과 젊은 성인들만의 영역이었다. 한국도 마찬가지. 부모 세대에게 집이란 어쩔 수 없이 빌릴 순 있지만 궁극적으로 소유해야만 하는 일종의 재산이었다. 더욱이 그건 재산을 증식하는 일종의 수단이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 집을 소유한다는 건 꽤나 어렵고 복잡한 일이 되었다. 불행하게도 가질 수 없는 이들이 더 많아졌다.
미국의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 집을 임대하는 사람들의 평균 연령이 지난 10년 대비 두 배로 증가했다고 한다. 이 말은 과거에는 개인 소유 집을 보유했던 30대와 40대가 20년 전보다 집을 임대할 가능성이 몇 배 더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물론 더 많은 연령대의 세대도 이 추세에 동참하고 있다. 부동산은 여전히 재산 증식의 기회이기도 하지만, 전 세계적인 부동산 시장의 급락은 그 의미를 퇴색시켰기 때문이다.
픽사베이
집을 빌려 쓴다는 건 글로벌 경기 침체의 자연스러운 결과물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재정적 어려움의 결과보다는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의 유연성 추구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점이다. 새로운 세대에게 ‘자가自家’란, 넘보지 못할 어떤 것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살아가는 사람의 재정 또는 위치 기반의 자유와 유연성을 위해 피해야 할 요인이 되기도 한다.
무리해서 한 채를 소유했을 경우에 따른 제약 요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영끌’이라는 단어가 빈번히 사용되는 곳이 바로 부동산 매매였다. 이 말은 집 한 채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음을 뜻한다. 역으로 이 행위는 개인의 재정이 여기에 깡그리 묶여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현대의 소비자들은 과연 이것이 옳은 것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것보다는 다른 투자를 알아보는 것이, 또 자유롭게 지역을 옮겨 다니며 일상을 영위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이 고민을 도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픽사베이
집을 빌려 쓰다 보니, 이제 그 집을 채울 여러 가지 가정용품의 구매에 대해서도 혼선이 오기 시작한다. 당연한 수순이다. 미국의 경우 2017년부터 ‘가구 대여’에 관련된 검색율이 45%나 증가했다고 했다. 가구는 물론 가전 제품 및 가정 용품 전반에서 이 ‘렌탈의 부상’이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 공유경제가 한때 메가 트렌드로 급부상하면서 이와 같은 임대 사용의 폭이 굉장히 넓어지고 있다. 자동차까지 빌리는 걸 넘어 구독의 시대로 전환되고 있으니 말이다.
‘트렌드 바이블’의 컨설턴트 어셔는 “가정용품 공급업체가 임차인에 염두에 두고 제품을 만들 것을 권장한다”고 말한다. 이제 접착제 또는 부착물 등을 사용해 손쉽게 탈착할 수 있는 제품이 눈길을 끌 것이란 이야기이다. 동시에 임차인이 빌린 집을 사는 동안이나마 자신의 것으로 느낄 수 있도록 개인화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모든 것이 렌탈이지만, 거주하고 사용하는 동안은 개인의 라이프스타일 취향에 적합하도록 느끼게 만드는 제품들이 많아진다는 뜻이다.
Keyword 4 | 순환적 사고 Circular Thinking
‘지속가능성’을 넘어 버려진 것을 복원시키다
픽사베이
네 번째는 소비자 자체의 이성과 감성에서 도출되는 ‘순환적 사고(Circular Thinking)’이다. 전문가들은 2024년으로 접어들며 소비자들이 지속 가능성에 대해 사유하는 방식 자체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들 한다. 이제 소비자는 지속 가능성을 뛰어 넘어 손상 혹은 손실된 것을 재생하고 복원하는 것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것. 그간 우리는 지속가능성, 필(必) 환경, 그린, 에코 등의 시대에 따른 라이프스타일 매크로 트렌드를 접해왔지만, 순환적 사고는 여기에서 조금 더 나아간다.
지금껏 실천해왔던 트렌드를 유지하면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낭비’라는 것에 주목한다는 뜻이다. 이미 폐기물의 위험성과 유해성을 인지하고 있는 차원에서 이미 사용되어 낭비된 폐기물의 재활용에 대한 사고 방식이 부상하고 있다. 어떤 기업은 목재 폐기물이나 톱밥을 활용하여 그릇을 만들기도 한다. 또 어떤 회사는 고급 섬유 연료를 만들기 위해 산업 폐기물(유니클로 등은 버려진 페트병으로 나일론 원사를 추출하고 그것으로 옷을 만들고 있다)을 활용한다.
일종의 ‘리사이클링’으로 이해되기도 하지만, 순환적 사고는 이미 우리가 사용하고 낭비한 것들을 다시금 일상으로 복귀시키는 것에 더 중점을 둔다고 볼 수 있다. 환경에 대한 사유가 덜 쓰고, 덜 버리는 것이었다면, 순환적 사고는 이미 사용된 것을 어떻게 우리에게 환원시킬까에 대한 고민인 셈이다.
픽사베이
이렇게 2024년에 유행할 것으로 예측되는 4개의 키워드를 살펴보았다. 사실 크게 달라진 건 없다. 하지만 용어가 새로워졌고, 새로워진 키워드에 부합하도록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가족으로부터 독립하여 새로운 가족 구성원을 만드는 이들도 있고, 여전히 그곳에 머무르며 그 속에서 새로운 독립체로 살아가길 희망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니 획일화되었던 가족 개념이 파생되고 분열되어 더 민주화된 가족 개념으로 전환된다.
부모님과 함께 살지만 그 속에서 나는 자주권을 지닌 구성원일 뿐이다. 독립적 개체로 분열된 나는 그 집에서 나만의 업무 영역과 생활 영역을 구획짓는다. 물론 대저택 거주자가 아니기에 그 집 속에서 하이브리드된 물건들을 활용하여 나만의 공간을 구축한다. 1인 가구이든 아니든 간에 모든 기자재를 제값 다 치르고 들이기엔 부담감이 크다. 심지어 내 소유의 집도 아니니 더욱 그렇다. 빌려 쓰기로 마음먹으니 의외로 빌려줄 데가 많다. 내 취향대로 빌려서 꾸미니 마치 내 집 인양 착각이 들 정도다. 렌탈이라는 걸 해보니 돈의 낭비도, 물품의 낭비도 줄어든다. 자연스럽게 순환적 사고로 이어진다.
이렇게 우리는 네 개의 키워드를 여태 실천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단지 이 네 가지 용어는 그 행위들을 큰 범주 속에서 언어화하여 규정 짓는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한번쯤은 담아두어야 할 키워드임에는 틀림없다.
[글 이주영(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사진 픽사베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90호 기사입니다]

< Copyright ⓒ MBN(www.mbn.co.kr)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