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진서연 “자녀 교육관? 공부 안할 수 있다면 안하길”
가족들의 높은 눈높이를 충족시켜준 작품을 묻자 진서연은 “엄마가 ‘독전’을 보고 놀라셨나보더라. 잘했다고 하셔서 웬일인가 했다. ‘소름끼치더라. 미친X같았다’고 하셨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진서연은 영화 ‘독전’에서 강렬한 연기로 ‘센언니’ 이미지를 구축했다. 평소 성격은 어떨까. 진서연은 “진짜 세 보이는 사람들은 사실 하나도 안 세다”면서 “청순 가련한 이미지인 사람들이 더 센 경우가 많다. 저를 비롯해 ‘행복배틀’의 박효주, 이엘 등은 하나도 안 세고 귀엽고 순수한 동료들이었다. 보면서 ‘사랑스럽다’고 느꼈다. 자꾸 ‘센언니’라고 해서 그렇게 보이는 게 아닐까”라고 진면목을 알렸다.
진서연은 함께 호흡을 맞춘 박효주, 이엘, 차예련, 우정원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는데 만나보니 센 언니로 보이는 사람들 중엔 귀여운 애들이 많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귀염둥이들만 모여서 서로 장난도 치고 재미있었다”면서 “정색하고 촬영해야 하는 장면이 있는데 얼굴만 봐도 웃음이 터졌다. ‘나 벽보고 할게 다른데 가면 안돼?’, ‘눈 마주치지 마’라고 부탁한 적도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엄마들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서 틈이 나면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아이와 함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함께 ‘그래도 나와서 일하니 좋지 않냐. 육아보다 낫다. 촬영 계속하고 싶다’는 솔직한 이야기도 나눴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진서연은 ‘행복배틀’로 차예련과 인연을 맺으면서 KBS2 예능프로그램 ‘편스토랑’에도 게스트로 출연, 귀여운 매력을 보여준 바 있다. 진서연은 곧 ‘편스토랑’에 고정 출연할 예정이란다.
진서연은 “‘편스토랑’ 제작진이 함께 하자고 했다. 요리도 요리지만 제주 라이프를 보여주고 싶다고 하더라. ‘나 혼자 산다’ 처럼 나올 것”이라고 귀띔하며 “예능을 참 좋아한다. 육아하느라 TV를 잘 못보지만 예능 클립 영상이라도 본다”고 말했다.
예능 욕심이 있는데 왜 그동안은 출연을 마다해왔을까. 진서연은 “여태까지는 회사에서 못하게 했다. 신비주의로 저를 포장하려고 하더라”면서 “저는 제 포장지를 벗기고 싶다. 전 오은영 박사님 예능도 많이 보고, 인간의 심리를 다루는 예능들도 좋아한다. 사실 ‘하트시그널’같은 관찰 연애 예능 패널도 해보고싶다”고 예능에 대한 의욕을 보였다.
안방극장 예능에서는 가족, 육아 예능이 여전히 강세다. 결혼 출산한 연예인 부부가 주 섭외 대상이다. 육아 예능에 대해 묻자 진서연은 “사실 아이를 낳고 나서 가족, 육아 예능 제안이 많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와 동반 출연했던 선배 배우들이 아이들이 사춘기가 되면 ‘내가 원하지 않았는데 왜 날 노출시켰느냐’고 한다더라. 저는 저로서만 보여지면 좋겠다. 가족이나 아이가 노출되는 건 안하고 싶다”고 선을 그었다.
‘편스토랑’에서는 다이어트 식단을 공유할 예정이라고 해 귀를 솔깃하게 한다. 출산 후 40일만에 28kg을 감량한 놀라운 다이어트 성공담의 주인공이 진서연이다. 그는 “만삭 때 영화 ‘독전’으로 영화제에 노미네이트 됐었다. 꼭 가고 싶더라. 그래서 출산 후 드레스를 입을 수 있다면 가는 걸로 했다. 출산 후 40일이 주어졌는데 운동을 하면 안되는 상태라 식단으로만 빼야 했다. 산후조리원에도 다이어트식을 싸가지고 갔다. 주는 음식을 하나도 안먹고 귀리가루, 팥가루, 바나나 조금, 미역국 조금 먹으면서 78kg에서 50kg까지 감량했다”고 놀라운 다이어트 성공담을 들려줬다.
그러면서 “이제는 그 식단 못한다. 다이어트는 아무도 안만나고 칩거할 때나 가능하다. 저는 의지가 약해서 친구 만나고 카페 가면서 못한다. 아무도 안만나서 가능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복배틀’ 속 엄마들은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무리해서 거주지를 옮기고 사교육비에 거액을 쓴다. 진서연이 제주도로 거주지를 옮긴 뒤, 비슷한 오해를 받았단다. 진서연은 “제가 제주도에 간다고 하니 사람들이 ‘아이를 국제학교 보내려고 그래?’라고 하더라. 그런데 제 육아관은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제 아이가 6살인데 친구들이 학원을 가고, 영어 공부를 하더라. 저는 흙 밟게 하고, 공부 안시키려고 제주도로 갔다. 학구열 최상위인 엄마들의 아야기에 촬영하면서 놀랐다. 진짜 이렇게까지 하는지 물어보면서 촬영했다. ‘더하면 더했지’라더라”고 놀라워했다.
진서연의 남다른 교육관은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진서연은 “공부를 지지리 안하다가 20살부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상당히 많이 읽었다. 책 한 권 한 권이 노하우가 가득 담긴 서류같고, 보물같더라. 학교에서 배운 것은 머리에 안남는데 책에서 읽은 것들은 자연스레 삶에 묻어나고 언어로 구사되더라. 자존감이 높아지고 자신감이 생겼다. 공부가 중요한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에게 공부를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안할 수 있다면 안했으면 좋겠다. 책 많이 읽고 해외 다니면서 외국어 하나 정도 할 줄 아는 인성이 좋은 행복한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서 “아이가 글자가 뭔지 물어보는데 ‘왜 공부하려고 해? 너 이름만 쓸 줄 알면 돼’라고 한다. 또 타운하우스에 사니 마당이 다 연결되어 있지 않나. 유치원에서 하원해서 오면 옆집에 갔다가 다른 집에 갔다가 자기 직전에야 온다. 할 일이 없더라. 2년 계획하고 제주도로 갔는데 외국에 가지 않는다면, 쭉 살고 싶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그는 “전엔 꽤 많이 올렸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나서는 촬영, 육아 때문에 거의 아무도 안만난다. 저도 가끔은 카페에 가서 예쁜 옷 입고 사진 찍고 싶다. 그런데 그런 여유가 없다. 최근 SNS에 하늘 사진만 있는 이유는 하늘 밖에 찍을 수 있는게 없다”고 워킹맘의 현실을 고백하며 “(‘행복배틀’에서는 비판적으로 나오지만) SNS에 예쁘게 찍은 사진을 올리는 사람들은 그게 행복일 수도 있다.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차기작은 “아직 정해지진 않았다”는 진서연은 “코미디였으면 좋겠다”고 뜻밖의 장르를 꺼냈다.
“이병헌, 장진 감독 등 재미있는 것 잘하는 분들 작품을 좋아합니다. 대학 시절엔 4년 내내 코미디만 했어요. 동기인 김아중이나 조윤희 선배와도 즉흥극으로 재미있는 것, 웃긴 것 많이 했는데 첫 단추를 강한 캐릭터로 끼워서 그런지 센 것만 들어오는데 코미디가 너무 하고 싶어요. 안보여드린 게 아니라 제안이 안들어와서 못했습니다. 센 언니가 아니라 ‘코미디 여왕’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진서연은 또 “40대의 강렬한 치정 멜로 같은 것도 해보고 싶고 액션도 하고 싶다. 세상을 구하고 나라를 구하는 정의로운 캐릭터인데 음지에 숨어서 조용히 활동하는 역할 있지 않나”라고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서 “내겐 연기가 제일 재미있다. 재미있는 것을 하면서 돈도 벌고, 어딜 가도 사람들이 좋아해주고, 예쁜 옷도 입는다. 또 극 중 직업이 계속 바뀐다. 한 번 인생을 살면서 이런 직업을 가져보는게 너무 좋은 것 같다”며 ‘배우 진서연’의 삶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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