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초단타 고수”… 주식 인플루언서, 160억원대 사기로 징역 8년형 확정

“나는 초단타로 국내에서 다섯 손가락에 들어가는 고수다. (나에게 투자하면) 손해를 볼 일이 없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수십억원의 주식 잔고증명서와 고급 스포츠카, 명품 시계 사진 등을 올리며 ‘주식 초단타 고수’를 자처한 인플루언서가 투자자들에 대한 160억원대 사기 혐의로 수감 생활을 하게 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에게 징역 8년과 31억6000만원의 추징 명령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이씨는 2015년 3월부터 SNS에 주식투자로 하루만에 수백만∼수천만 원을 벌었다며 각종 인증샷을 올리는 방식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또 과거 사설 투자업체인 이른바 ‘부띠끄’ 주식 매매회사에 근무했다고 경력을 속이면서 약 2만6000명의 팔로워를 모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유명세를 타게 된 그는 이후 2017∼2021년 자신에게 투자하면 월 7∼10％ 수익을 고정적으로 지급하겠다고 피해자들을 속여 7명으로부터 총 118억3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2020∼2021년에는 “월 2∼5％의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37명으로부터 42억7000만원을 더 가로챘다. 주식 강의를 하겠다며 154명에게서 수강료 명목으로 5억원을 받기도 했다.

앞서 1심 법원은 “범행 기간, 피해자의 수, 피해 규모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이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2심 법원은 징역 8년과 함께 31억6000만원의 추징 명령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이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