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기념관에 '국군포로실' 생겨… 한국계 美 전쟁영웅이 자문 맡아

김태훈 2023. 7. 29.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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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정부 들어 지난 정권에서 소홀하게 다뤄진 국군포로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 '국군포로실'이 새로 생긴다.

한국계 미국인 전쟁영웅이 직접 국군포로실 신설 사업 자문에 나서 눈길을 끈다.

한편 전쟁기념관 내 국군포로실 신설과 관련해 한국계 미국인 전쟁영웅이 자문을 맡은 것으로 전해져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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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정부 들어 '국군포로' 문제 관심 ↑
4월 한·미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에도 포함
통일부, 장관 직속 '납북자대책반' 만든다

윤석열정부 들어 지난 정권에서 소홀하게 다뤄진 국군포로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 ‘국군포로실’이 새로 생긴다. 한국계 미국인 전쟁영웅이 직접 국군포로실 신설 사업 자문에 나서 눈길을 끈다.

전쟁기념관을 운영하는 전쟁기념사업회(회장 백승주)는 29일 기존의 전쟁기념관 6·25전쟁실 안에 오는 12월 개관을 목표로 국군포로실을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업회 측은 “올해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을 맞아 그동안 조명받지 못한 국군포로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사업 목표를 설명했다.
정전 70주년을 맞아 방한 중인 6·25전쟁 유엔군 참전용사 및 그 가족, 후손들이 28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내 전사자 명비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1953년 7월27일 정전협정 체결 후 남과 북은 포로를 교환했으나 최소 5만명의 국군포로가 한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북한에 억류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군사령부는 6·25전쟁 당시 국군 실종자 수를 약 8만2000명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북측에서 최종적으로 인도한 국군포로는 8343명에 불과했다. 1990년대 조창호 중위를 시작으로 국군포로 80명이 탈북 후 귀환하고 나서야 우리 정부는 국군포로와 탈북민 진술을 근거로 국군포로 560명(2010년 12월 기준)이 북한에 생존해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현재는 100여명의 국군포로가 북한에 생존해 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국내에 생존해 있는 국군포로는 12명으로 모두 80∼90대 고령이다. 그동안 국군포로 문제를 소홀히 다뤄 온 정부는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취임을 계기로 태도가 달라졌다. 윤 대통령은 취임식에 사상 처음으로 국군포로 3인(유영복·김성태·이규일)을 초청했다. 지난 4월 미국을 국빈으로 방문한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에서 “(두 정상은) 북한 내 인권을 증진하고 납북자, 억류자, 미송환 국군포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국군포로 문제가 담긴 최초 사례에 해당한다.

최근 장관이 바뀐 통일부는 납북자, 북한 내 억류자와 함께 국군포로 문제를 담당하는 일명 ‘납북자대책반’을 장관 직속으로 신설키로 했다. 김영호 신임 통일부 장관은 전날 취임식에서 “이산가족, 납북자, 억류자, 국군포로 문제는 분단으로 인한 인도적 문제이기도 하지만 북한 당국이 우리 국민에게 가하는 인권 문제이기도 하다”며 “인권의 실현이라는 기본적인 국가적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여러 창의적인 해법들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계 미국인 전쟁영웅인 제이슨 박 버지니아주 보훈부 부장관이 2020년 모교인 웨스포인트 육군사관학교를 방문해 생도들에게 특강을 하고 있다. 미 육사 제공
한편 전쟁기념관 내 국군포로실 신설과 관련해 한국계 미국인 전쟁영웅이 자문을 맡은 것으로 전해져 눈길을 끈다. 제이슨 박 미국 버지니아주(州) 보훈부 부장관이 주인공이다. 버지니아가 고향인 제이슨 박은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2012년 당시 탈레반과 미군의 전투가 한창이던 아프가니스탄에 보병사단 소대장으로 참전했다. 미국은 2001년 9·11테러 후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내걸고 아프간을 침공한 바 있다.

그가 아프간에서 순찰 임무를 수행하던 중 탈레반이 설치한 폭탄이 갑자기 폭발했다. 제이슨 박은 두 다리와 손가락 두 개를 잃었다. 그럼에도 자신보다 소대원들부터 먼저 피신시켜 전쟁영웅으로 떠올랐다. 미 연방정부는 그에게 상이군인 훈장인 ‘퍼플하트’를 수여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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