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전 세계 관객 설득하고 싶어, 100% 확신드는 배우들과 작업" [인터뷰M]

김경희 2023. 7. 29. 13: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986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한국 대사관 소속 외교관이 현지 무장 세력에 의해 납치되는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은 영화 '비공식작전'으로 7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김성훈 감독을 만났다.

iMBC 연예뉴스 사진

김성훈 감독의 작품을 돌이켜 봤을 때 유독 두드러진 공통점은 투톱 주인공인 작품이다. 그는 "일부러 투톱 작품을 만들려고 하는 건 아닌데 재난이든 장애물이든 여러 명보다는 한두 명 있을 때 더 불안하고, 그 한두 명이 지난하게 헤쳐가는 이야기에 관심이 더 가는 것 같다."라며 취향임을 밝혔다.

이번 작품에서도 하정우-주지훈의 투톱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 두 배우는 쌍 천만 영화 '신과 함께'에서 이미 찰진 호흡을 보여준 적이 있다. 일각에서는 '예상 가능한 아는 맛'이라는 평을 하는데 이에 대해 김성훈 감독은 "제가 앞으로 영화를 몇 편 찍을지 모르지만 이 영화를 찍을 때 제 인생의 마지막 영화라고 생각했고, 그렇다면 누구랑 할까 했을 때 가장 잘 하는 두 사람이 생각났다. 이 정도로 믿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 이분들과 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어마어마한 신뢰감 때문에 캐스팅했음을 이야기했다.

그는 "관객의 마음을 내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최소한 내 마음속에 100%의 확신은 있어야 관객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더라."라는 말로 하정우, 주지훈의 캐스팅으로 이 영화의 케미가 살아날 거라는 확신을 했었다고 전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하정우와는 영화 '터널'을 함께 했고 주지훈과는 시리즈 '킹덤'을 함께 했던 김성훈 감독이다. 그는 "친분이 있는 배우들이었기에 주의한 것도 있고 압도적으로 좋았던 것도 있다."라고 이야기하며 "촬영하고 좀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을 때 제가 말하기도 전에 '아이고 감독님이 싫어하시네. 다시 가자'라며 제 마음을 먼저 읽어주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엄청난 믿음을 느꼈다. 나를 알아주는 것이 너무 감사했고 하정우와 주지훈은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 잘기에 서로의 약점을 커버해 주고 조금이라도 틀리면 먼저 고백하더라."라며 이들 배우와 함께 작업에서 좋았던 점을 언급했다.

코로나 시기에 어렵게 기회를 얻어 모로코에서 로케이션을 진행한 김성훈 감독은 "모로코에 들어갈 때가 가장 힘들었다. 오비크론이 확산할 기세여서 다시 국경을 폐쇄하는 때라 그때 들어가지 않으면 영화를 못 찍을 분위기였다. 당시에 할리우드 영화와 프랑스 영화도 모로코에서 촬영을 준비 중이었는데 저희만 운 좋게 들어갈 수 있었다. 까다로운 입국 절차를 거쳐 모로코에 들어갔는데 이슬람 문화도 낯설고 몰라 두려웠다."라며 우리에게 익숙지 않은 문화권인 국가에서의 촬영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모를 때가 가장 무서울 때라고 하며 "현지인들이 너무 따뜻했다. '오징어 게임'과 'BTS'를 이야기하면서 우리에게 먹을 것도 주고 환대를 해주었다. 5개월 동안 모로코에서 머물렀는데 헤어질 때는 부둥켜안으며 이별했다. 카 체이싱 했던 마을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다 나와서 안고 울고 파티를 했었다."라며 걱정과 달리 현지에서 K-문화의 후광을 입고 환대를 받았음을 고백했다.

음식 때문에 고생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하정우와 주지훈이 '냉장고를 부탁해' 프로그램에 나가면 백종원도 깜짝 놀랄 실력"이라고 너스레를 떨며 "하정우는 어딜 가든 소 뼈로 사골을 끓여 그걸 베이스로 모든 음식을 만든다. 어떤 MSG도 안 넣고 매실이나 꿀 등 천연양념으로 음식을 한다. 주지훈은 극단적으로 MSG를 쓰는데 너무 맛있다. 둘의 스타일은 너무 달랐지만 그 둘이 만드는 음식은 아내가 해주는 것보다 더 맛있었다."라며 배우들의 요리 실력을 자랑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iMBC 연예뉴스 사진
iMBC 연예뉴스 사진
'비공식 작전'에서 또 하나 자랑할 거리는 바로 외국인 배우였다. 하정우-주지훈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배우들이 외국인 배우였다. 주인공이 외국에서 겪는 일이다 보니 마주하는 모든 인물들이 외국인이었다. 김성훈 감독은 "CIA 요원을 연기한 번 고먼은 '왕좌의 게임', '에놀라 홈스', '디 오퍼' '퍼시픽 림'에 출연한 배우다. 그분의 연기가 너무 마음에 들어 캐스팅을 위해 손 편지를 써서 보냈었다. '미션임파서블 7'의 함장 역할과 '퀸스 겜빗'의 세계 체스 챔피언 역할을 한 마르친 도로친스키도 스위스 미술상이자 구출 작전의 중재자 ‘헤이스’ 역할로 출연한다. 또 '카림'을 연기한 배우 페드 벤솀시는 폴란드의 국민배우로 칭송받는 인물로 '아메리칸 스나이퍼' 등 숱한 할리우드 작품에 출연하며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바 있다. 나머지 배우들도 꽤 많은 오디션을 통해 선발했다. 이들의 모습이 낯설 수 있지만 곁가지가 아닌 주된 이야기로 끌고 오는 분들이라 배우 자체의 역량이 높은 분들을 캐스팅하고자 노력했다."며 면면이 훌륭한 배우들을 대거 캐스팅해 현실감과 몰입도를 높였음을 이야기했다.

타지에서 외국인 배우들을 데리고 작품을 만드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다고 한다. "거의 바벨탑 수준이었다."라며 김성훈 감독은 "저는 한국어로 디렉팅을 하고 조연출은 영어로, 통역사가 불어로 전달하면 아랍인은 모로코식 아랍어로 대화를 했다. 그런데 작품 속에서는 레바논식 아랍어를 쓰게 했다. 우리는 구분이 안되지만 아랍어를 쓰는 분들 사이에서는 베이루트가 배경인 영화에서 레바논식 아랍어를 쓰지 않는 게 엄청 불만이라고 하더라. 전 세계 관객들을 설득하고 싶어서 현지에 레바논 언어 코치를 따로 두기도 했다."라며 우리나라 관객들은 전혀 알 수 없는 디테일한 외국어까지 신경 써서 섬세하게 작품을 만들었음을 밝혔다.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의 버디 액션 영화 '비공식작전'은 8월 2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주)쇼박스

Copyright © MBC연예.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