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챗봇 ‘주님AI’ 사용해보니 [백문이 불여IT견]
인공지능(AI)이 과연 목사를 대체할 수 있을까.
올 초 크게 화제가 된 챗GPT를 기반으로 성경 말씀을 전하는 챗봇이 있다. 이름은 ‘주님AI’. 개신교 교리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하면, AI를 이용해 자동으로 그럴듯한 답변을 내놓는 식이다.
그 아래에는 다른 사람들이 했던 질문 목록이 나타나 있다. “예수님을 시험하셨던 그 사단은 지금도 인간을 유혹하고 있나요?” 같은 날카로운 질문도 있고, “엄마가 저를 다른 집 아이랑 비교해서 진짜 짜증 나요” 같은 개인적 질문도 있다.
그 중 “남자친구랑 헤어져서 너무 슬퍼요”라는 질문을 클릭해보니, 즉각 AI의 답변이 나타났다.
또한 주님AI는 ‘생명의 말씀’이라는 이름으로 질문자에게 따뜻한 조언도 건넨다. 주님AI는 “상실감은 엄청나게 고통스러울 수 있으며, 그러한 상황에서 슬픔과 슬픔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위로와 이해를 제공할 수 있는 지지적인 친구와 가족으로 자신을 둘러싸라”는 구체적인 해결책도 내놓는다.
마지막으로 주님AI는 질문자를 위한 기도문도 자동으로 생성해 보여준다.
하나님 아버지, 저는 지금 너무 슬퍼합니다. 제 남자친구와 헤어져서 마음이 아픕니다. 주님, 저의 상처를 돌봐주시고 위로해주세요. 저를 안심시키시고 힘을 주시기를 구합니다. 주님의 사랑과 평화로운 위로로 저를 감싸주시기를 바랍니다. 저의 마음을 치유하시고 새로운 희망을 주시기를 원합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대표적인 것이 돈 문제다. 평소 개신교인의 소득이나 십일조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았지만, 이에 대해 따져 묻는 것은 무례하다고 느껴질 수 있기에 함부로 묻지 못했다.
하지만 소득의 10%를 교회에 낸다는 ‘십일조’의 개념이 늘 궁금했다. 세전 연봉이 6000만원인 사람의 월소득액은 500만원이 돼야겠지만, 실제로는 소득세·국민연금·건강보험 등 공제액 때문에 실수령액이 420만원가량으로 낮아진다.
그렇다면 십일조 금액은 50만원일까, 42만원일까?
주님AI에게 “십일조 금액의 기준은 세전인가요 세후인가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주님AI는 “십일조 금액 결정 기준은 개인 신념·신앙 공동체 가르침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면서도 “일반적으로 십일조는 세전 소득을 기준으로 계산한다”고 답했다.
사실 확인에 나섰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은 십일조가 세후 기준이라는 주장이다.
지난해 예수교장로회한국총공회 목회연구소 홈페이지에 올라온 질의응답에 따르면 “십일조의 원칙은 소득의 10분의 1을 내는 것인데, 세금으로 떼어 가는 것은 소득이 아니다”며 “세전 500만원·세후 400만원을 받는다면 40만원을 내면 된다”고 한다. 다만 “연말정산을 통해 세금 100만원 중 10만원을 환급받았다면 그 10분의 1인 1만원을 십일조로 낸다”는 단서가 붙었다.
다만 십일조가 세전 기준이라는 주장도 있다.
순복음교회 설립자인 조용기 목사가 1996년 펴낸 책 ‘목사님, 십일조는 어떻게 드려야 할까요?’가 대표적이다. 해당 책에 따르면 십일조는 세금 등 공제액을 제하지 않은 총액을 기준으로 내야 한다고 한다. 또한 이자·투자소득·퇴직금·연금·선물 등 근로소득이 아닌 경우에도 해당 금액의 10분의 1을 십일조로 내야 한다고 한다. 실제로 조 목사는 과거 교회에서 은퇴할 때 받은 퇴직금 200억원에 대해 십일조를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이야기의 끝은 주님AI 이름이 더 이상 주님AI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몇몇 개신교인이 “성경에는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고 쓰여 있다” “하나님은 거짓이 없으신 분인데 AI 답변에는 잘못된 정보가 들어갈 수 있다”며 이름을 바꾸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 챗봇 개발자 또한 그러한 의견을 받아들여 제품 이름을 ‘초원AI’로 바꿨다. 근거는 시편 23장 2절.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라는 구절에 착안해 제품 이름을 초원으로 정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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